망원렌즈 없이 땀구멍까지 포착

2017년 5월 8일 2017.05.08 [1272]

레이저 반사 이미지를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뒤 결합해 선명한 이미지 만들어내는 SAVI 시스템 개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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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I 시제품 모델 (왼쪽 앞부분)은 멀리서 사물의 미세한 부분을 포착할 수 있다. 그 오른쪽은 레이저.

커다란 렌즈를 메고 다니며 먼 거리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전문 사진가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또한 아마추어 사진가들은 가까운 거리에서도 작은 물체의 미세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새로운 사진촬영 기법의 등장으로 망원 렌즈가 필요 없어졌을 뿐 아니라 먼 거리에서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포착할 수 있게 됐다.

SAVI(Synthetic Apertures for long-range, subdiffraction-limited Visible Imaging)’라고 불리는 시스템을 이용하면 가능한 일이다.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 있는 라이스대학과 일리노이 주 에반스턴에 있는 노스웨스턴대학 연구팀이 시스템을 개발해 테스트했다. 전파 이미지에서 사용되는 잘 알려진 기법을 시각 이미징으로 확대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한 테스트에선 각종 확산반사(빛이 여러 방향으로 반사하는 난반사) 물체의 해상도가 6배까지 향상됐다.

SAVI는 우선 한 지점을 레이저로 비춘 뒤 거기서 생기는 반점 패턴을 카메라 센서로 포착하는 방식이다(반점 패턴은 레이저 같은 단색광의 진폭과 여러 개의 상이 합쳐지면서 발생하는 확산반사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날아오는 총알을 피하는 장면에 동원된 ‘저속촬영(bullet time)’ 효과를 내는 기법처럼 여러 각도에서 이미지를 촬영한다. 이 미가공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해 고해상도 합성 이미지를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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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I 카메라로 1m 거리에서 촬영한 지문 사진. 지문에서 반사되는 레이저 광선을 포착한 반점 패턴(좌)과 조금씩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수십 개의 지문 이미지를 결합해 완성한 선명한 이미지(우).

이 시스템은 지난 4월 중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실린 공개 논문(‘SAVI: Synthetic apertures for long-range, subdiffraction-limited visible imaging using Fourier ptychography’)에서 설명됐다. 이 방법을 이용할 때는 장초점렌즈(long lens)가 전혀 필요 없다(장초점 렌즈는 조리개를 크게 연 뒤 이미지의 해상도를 높이는 데 필요하다). 그리고 여러 개의 반점 이미지를 하나의 사진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컴퓨터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수천 달러에 달하는 망원 렌즈를 언젠가는 높은 해상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값싼 플라스틱 렌즈와 저렴한 센서로 대체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현재 SAVI는 레이저 같은 특이한 광원에만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는 가시광선에서도 통할 수 있는 디자인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연구팀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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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광선 SAVI 시스템을 묘사한 도표. 단일 광선, 여러 개의 이미지, 고도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원거리에서 세부 이미지를 포착한다.

논문의 공동 작성자이자 라이스대학에서 전기·컴퓨터 엔지니어링을 전공하는 아쇼크 비라라가반 조교수는 보도자료에서 이렇게 밝혔다. ‘현재 이 기술은 간섭광(레이저)에만 적용될 수 있다. 야외에서 사진을 촬영해 자연광 이미지의 해상도를 높이는 데는 아직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 히만슈 고엔카 아이비타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