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수세미 vs 변기’ 무엇이 더 지저분할까

수세미 DNA 분석 결과 362종 세균 발견 … 소독해도 내성 박테리아가 재증식하기 때문에 일주일마다 교체해야
물기를 잘 빨아들이는 주방 수세미는 살모넬라균이나 대장균, 포도상구균 같은 세균에 오염되기 쉽다.

주방 수세미를 매주 새것으로 교체하는가? 최근 과학 전문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보면 그렇게 하고 싶어질 것이다. 독일 푸르트방겐대학의 연구에서 주방 수세미의 DNA를 분석한 결과 362종의 세균이 발견됐다. 14종류의 주방 수세미에 변기보다 더 많은 세균이 서식했다. 주방 수세미는 대체로 젖어 있는 데다 물기를 잘 흡수해 설거지할 때나 조리대를 닦을 때 살모넬라균이나 대장균, 포도상구균 같은 세균에 오염되기 쉽다.

연구팀은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지역의 가정집에서 수거한 14종류의 주방 수세미에서 박테리아 샘플 28개를 채취했다. 그런 다음 DNA 실시간 염기서열분석법(pyrosequencing)을 이용해 샘플을 분석했다. 그 결과 118속(genus)의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대다수가 무해한 종류였지만 그중엔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균도 있었다. 주방 수세미는 이전에 박테리아가 없었던 곳에 그것을 퍼뜨릴 수 있다.

이 연구에서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주방에는 화장실보다 더 많은 미생물이 서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주된 요인은 주방 수세미로 집안에서 활성세균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입증됐다. 주방 수세미는 미생물의 온상일 뿐 아니라 조리대나 식탁 등에 세균을 퍼뜨려 손과 음식에 교차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교차감염은 식품매개질병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주방 수세미는 주방 표면에서 박테리아를 빨아들이고 배양해 다시 그 표면에 퍼뜨릴 수 있다. 그 박테리아가 사람 손이나 오염된 음식을 통해 인체로 들어간다.’

널리 쓰이는 소독법 중에 수세미를 물에 적셔 전자레인지에 넣고 1~2분 정도 돌리는 방법이 있다. 전자파가 수세미에 흡수된 물을 데워 박테리아를 죽인다. 또 수세미를 표백제에 5분 동안 담가놓는 방법도 있다. 표백제 대신 과산화수소나 이소프로필 알코올, 암모니아, 식초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국제 공중보건·안전 기구(PHSO)에 따르면 표백제나 기타 용액에 담가두는 소독법으로 박테리아를 99.9% 죽일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0.1%의 박테리아는 수세미 안에 그대로 남아 있다.

연구팀은 주방 수세미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는 소독법으로 죽일 수 있는 박테리아가 약 60%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오히려 소독 후 박테리아가 더 증가할 수도 있다. 소독 과정에서 살아남은 내성 박테리아가 다시 증식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또 제자리형광잡종화(DNA의 특정 부분과 결합하는 형광탐침을 이용한다) 방식과 공초점 현미경 검사를 이용해 주방 수세미 속 박테리아의 클로즈업 이미지를 가시화했다. 연구팀의 결론은 소독한 수세미가 소독하지 않은 수세미와 똑같은 양의 박테리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자료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소독하는 주방 수세미(사용자들이 그렇게 한다고 말한 경우)가 소독하지 않은 수세미에 비해 박테리아 수가 더 적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소독 과정에서 살아남은 내성 박테리아가 급속도로 재증식해 이전처럼 수를 불리는 듯하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로 볼 때 주방 수세미를 일주일에 한 번씩 교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슈리샤 고시 아이비타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