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이 부동산 투자 바꾼다

가상화폐와 이더리움 기반 스마트 계약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 혁명 일으킬 듯
나탈리 카라야네바 창업자 겸 CEO는 프로피의 블록체인 방식으로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3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15일 부동산 스타트업 프로피(Propy)가 실시한 최초코인공모(ICO, 가상화폐를 이용한 자본조달)는 블록체인 커뮤니티 전반에 충격파를 던졌다. 이들의 가상화폐 자본조달 캠페인에는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의 억만장자 창업자 마이클 애링턴 같은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500만 달러 이상이 조달됐다. 프로(PRO)라는 프로피 토큰(가상화폐)에 대거 수요가 몰려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과부하가 걸릴 정도였다.

최종 조달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프로 토큰 판매액은 파일코인이나 테조스의 최근 ICO처럼 신기록을 수립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제를 모으는 것은 자본 조달액이 아니라 가상화폐와 이더리움 기반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s, 계약이 자동 이행되도록 전자화하는 기술)의 혁신적인 결합이다. 이 방식은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 일대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 프로피의 접근방식은 부동산을 유동성 높은 투자상품으로 전환해 디지털 마켓플레이스에서 쉽게 거래할 수 있게 한다. 부동산 투자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

뉴욕시 카르도소 로스쿨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아론 라이트 공동소장은 “부동산을 매입한 적이 있다면 알겠지만 대단히 거추장스럽고 부담스런 거래”라고 IB타임스에 말했다. 그는 ‘엔터프라이스 이더리움 연합(EEA)’ 산하 법률 실무그룹의 신임 위원장이기도 하다. 이런 거래에는 서류작업이 엄청나게 많아 시간이 꽤 걸린다. 그 데이터를 불과 몇 초 만에 압축·검증해 지구 반대편으로 보내는 간편한 방법이 블록체인 기술로 가능하다면 어떨까?

게다가 결제 문제도 있다. 부동산 투자에는 큰돈이 들기 때문에 한 장의 수표나 한 번의 송금으로 간단히 끝나기가 쉽지 않다. 프로피에는 7종의 스마트 계약이 있다. 예컨대 송금서비스 업체와 연계해 결제가 처리된 후 소유권을 자동으로 이전하는 계약 등이다. 부동산 이전과 세금에 관해 지방 정부에 통보하는 스마트 계약도 개발 중이다. 프로피의 나탈리 카라야네바 CEO는 “우리는 정부가 거래를 중단시키지 않고 세금 관련 정보를 입수하도록 돕는다”고 IB타임스에 말했다. 이 같은 스마트 계약은 프로피의 사업모델 중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스타트업 프로피는 이미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여러 가지 언어로 부동산을 쇼핑할 수 있게 한다. 언젠가는 이 플랫폼에서 부동산 투자를 위한 가상화폐 거래소처럼 P2P(개인간) 거래가 가능해질 것이다. 미국인 구매자들이 그렇게 하는 데는 국내 법률 프레임워크 때문에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는 P2P 채널이 훨씬 더 빨리, 아마도 1~2년 내에 가동될 것이라고 카라야네바 CEO는 말했다. “부동산 권리증서를 저장·변경하는 데 우리 블록체인 원장을 사용하는 계약을 우크라이나와 체결하는 중이다. 우리의 블록체인 원장을 이용해 부동산 시장을 투명하게 만들려는 취지로 여러 나라가 우리와 협상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궁극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그들의 토지 등기부를 신뢰하게 되고 부동산 거래의 유동성이 확대된다.”

블록체인 캐피털의 제레미 가드너, 부동산 재벌 앨런피넬 같은 IT와 부동산 업계의 거물이 프로피를 후원한다. 선도적인 부동산 투자운용사 JLL은 외국과의 거래에 프로와 프로피의 블록체인 부동산 권리증서를 이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정부가 전자계약을 아직 인정하지 않더라도 상관없이 도입하기로 했다.

라이트 공동소장에 따르면 전자계약의 법률적 토대는 확고하다. 연방 차원에선 스마트 계약의 법적 구속력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지방 차원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전자 계약을 허용할 뿐 아니라 활성화하는 지자체도 있다. 일리노이 주 쿡 카운티에선 블록체인을 이용해 부동산 거래를 기록하는 시범 프로그램 운영에 성공했다.

라이트 공동소장은 “가령 내가 다른 나라에 있더라도 쉽게 거래할 수 있다”며 “부동산 거래 계약의 발효를 위해 직접 미국으로 날아와 쿡 카운티 등기소를 찾아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프로피의 아마존 스타일 부동산 거래소에서 P2P와 더 전통적인 부동산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를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거래기록부터 매입까지 모든 과정에 블록체인을 이용하게 된다. 카라야네바 CEO는 “지금 거래의 체결을 테스트한다”고 말했다.

이 방식이 정말로 실용화하려면 정부의 폭넓은 지지가 필요하다. 정부가 토지등기를 직접 관리하기 때문이다. 스마트 계약에 의존하는 많은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궁극적으로 법률적 의사결정자들이 참여해야만이 기술의 잠재력이 100% 실현된다. 라이트 공동소장은 “블록체인 기술의 예상되는 활용 방안 중 다수는 법률적 기술 문제로 귀결된다”며 “상업적 관계를 기록하는 새로운 계약과 방식에 관한 논의”라고 말했다.

14개 일류 법률회사와 법률기관 회원들로 EEA 법률 단체가 새로 구성됐다. 이들이 거의 변호사 협회처럼 공동으로 작업할 수 있다. 라이트 공동소장은 “수많은 법률회사가 스마트 계약 프로그램의 구성방식을 결정하고 그 프로그램을 이용해 계약한다면 필시 다른 나라와 관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라이트 공동소장은 EEA 법률그룹은 블록체인 업계가 성장해간다는 신호라고 말한다. 블록체인 계약이 전반적으로 계속 법률 지원을 받는다면 프로피의 접근방식이 국제 부동산 투자를 혁신적으로 단순화할 수 있다. 카라야네바 CEO는 “구매자는 20명이 아닌 1명의 중개인만 상대하고 그 브로커도 온라인에서 활동한다”고 말했다. “매우 간단해 투자자도 쉽게 매도할 수 있다고 느낄 것이다. 따라서 시장의 유동성이 상당히 커진다.”

불가리아의 부동산 베테랑인 카라야네바 CEO는 유럽에서 다년간 국제 투자자들의 부동산 매입을 도운 뒤이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그녀는 프로피의 블록체인 방식으로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3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 처리에 드는 수수료도 대폭 줄어든다. 프로는 이 모든 과정의 핵심인 가상화폐로 자리 잡아 소유이전과 계약변경의 열쇠 역할을 한다. 생성된 1억 개의 프로 토큰 중 지금껏 500만 개 정도만 팔려나갔다. 기본적으로 토큰을 이용해 새 투자자를 끌어모으면 네트워크가 확대되면서 시장이 활성화하리라는 구상이다.

프로피의 혁신기술은 대부분 2년 이내에 구현될 전망이다. 카라야네바 CEO는 “우리 토큰 수요가 엄청나게 밀렸다”고 말했다. “앞으로 실시간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부동산 거래에서도 주식의 블룸버그 단말기 같은 기기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 리 쿠엔 아이비타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