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가가 155㎝의 도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서 과장된 의상과 메이컵, 가발 벗은 자연인 가가의 모습 조명해


레이디 가가는 대담한 의상과 과장된 메이컵으로 유명하다. / 사진:NEWSIS

레이디 가가는 대중음악계의 대 스타로 떠오르면서 공들여 제작한 대담한 의상과 과장된 메이컵으로도 유명해졌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발표한 최신작 앨범 ‘Joanne’에서 그녀는 가발을 벗고 평소보다 훨씬 더 단순한 의상을 입었다. 가가는 지난 9월 22일 공개된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영화 ‘레이디 가가 155㎝의 도발(Gaga: Five Foot Two)’에서 이런 변화에 대해 “과거엔 팬들에게 이렇게 개인적인 모습으로 다가간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나 자신이 본연의 모습을 드러낼 준비가 안 돼 있어 세상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Joanne’은 ‘아무것도 덧씌우지 않은 진짜 내 모습’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큐멘터리는 가가의 가장 개인적인 앨범인 ‘Joanne’을 녹음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메가 스타가 살아가고 일하는 모습을 8개월 동안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본 작품이다. 그녀는 여기서 실제로, 그리고 상징적으로 옷을 벗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비키니 브라를 벗는 장면도 있다). 뉴스위크가 이 다큐멘터리에서 그녀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 몇 가지를 정리했다.

그녀는 마돈나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

다큐멘터리 초반부터 가가는 마돈나의 어떤 점이 자신을 열 받게 하는지 털어놓기 시작한다.

“마돈나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난 그녀를 늘 존경해 왔고 지금도 그렇다. 진심이다. 하지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뉴욕에서 자란 이탈리아인의 후손인 나는 누군가와 문제가 있으면 그 사람에게 대놓고 이야기한다. 내가 가수로서 마돈나를 아무리 존경하더라도 그녀가 나 없는 자리에서 내가 자신의 노래를 표절했다는 식으로 말한 사실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난 TV에서 그 장면을 봤다. 차라리 그녀가 나를 벽에 밀어붙이면서 ‘넌 쓰레기야’라고 말해주는 편이 좋겠다.”

그녀는 개를 사랑한다.

다큐멘터리 도입부에서 그녀가 큰 반려견 두 마리에게 먹이를 주는 장면이 나올 때부터 개를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나중에 작은 개 두 마리가 더 등장한다.

음악계든 실생활이든 여자로 살아가는 건 어렵다.

가가는 성별 문제를 반복적으로 이야기한다. 직업적인 측면에서뿐 아니라 삶과 인간관계에서 여성을 짓누르는 사회적 통념을 꼬집는다. “인간관계에서나 사업에서 여성이 두각을 나타낼 경우 반드시 반대 세력의 등쌀에 시달리게 된다”고 그녀는 말한다. “여러 면에서 여성은 여전히 누군가의 소유물로 인식된다.”

그녀는 음악계 제작자 대다수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여자 뮤지션에게 ‘내가 없으면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제작자는 다른 남자가 할 수 없는 방식으로 큰 힘을 휘두를 수 있게 된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들은 코카인이든 돈이든 여자든 원하는 건 뭐든지 얻을 수 있다. 내가 만난 제작자 중 열에 여덟은 내게 그런 걸 기대했다… 하지만 난 그러려고 음악계에 있는 게 아니다.”

그녀에겐 이 문제를 다루는 특별한 방법이 있다.

“그들이 내게 섹시한 이미지를 원하면 난 거기에 우스꽝 스럽거나 부조리한 측면을 가미한다”고 그녀는 설명한다. “그렇게 하면 주도권을 내가 쥐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MTV의 VMA(비디오 뮤직 어워드) 시상식에서 섹시한 모습으로 파파라치에 관한 노래를 부를 때도 난 죽을 힘을 다해 명성이 매릴린 먼로와 애나 니콜 스미스에게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사람들에게 상기시키려 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녀가 살아가고 일하는 모습을 8개월 동안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본 작품이다. / 사진:NETFLIX

그녀는 제작자 마크 론슨과 일하는 걸 좋아한다(그리고 그의 자동차를 들이받은 적이 있다).

“내 삶과 일에는 수많은 남자가 있었고 데이트한 남자도 많았다. 나 혼자만으론 충분치 않았다는 생각이 최근에 와서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론슨과 일할 때는 그렇지 않다”고 그녀는 설명한다. 다큐멘터리 내내 ‘Joanne’의 리허설과 녹음 작업을 하는 두 사람에게서 신뢰와 친근감이 느껴진다. 언젠가 론슨을 만나러 가는 길에 가가는 주차해 놓은 그의 차를 들이받는다. 그녀가 론슨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자 그는 “불만이 있으면 내 차 범퍼가 아니라 내게 직접 말하라”고 농담을 던진다.

그녀는 오랫동안 육체적 고통에 시달렸다.

가가는 강하다. 음악에 에너지를 쏟을 때는 긴 공연을 거뜬히 해내지만 몸은 늘 아프다. 다큐멘터리에서는 그녀가 2012년 ‘Born This Way’ 투어 때 입은 엉덩이 부상의 후유증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다큐멘터리를 찍을 때는 그로부터 몇 년이나 지난 시점이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 부상에서 비롯된 경련으로 고통 받는다. 한 대목에선 아픔에 겨워 소파에 누운 그녀가 이렇게 말한다. “내 몸의 오른쪽 전체에 경련이 일어나는 듯하다. 마치 오른쪽 엄지 발가락에 묶인 로프가 다리와 갈비뼈를 지나 어깨와 목, 턱, 머리까지 잡아당기는 느낌이다. 얼굴도 아프다.”

그녀는 가정적이다.

가가의 지난해 앨범 ‘Joanne’은 19세 때 세상을 떠난 고모 조앤을 추억하며 만든 것이다. 이 앨범에 관한 언론 보도에서는 그녀가 가족과 얼마나 가까운지가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다큐멘터리를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녀는 자주 부모님을 포옹하고 할머니를 찾아가 자신이 만나본 적 없는 고모에 관해 쓴 노래를 들려준다. “조앤 고모의 죽음이 아버지와 가족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알게 된 것이 내 성장기의 가장 강렬한 기억”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가족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녀는 도널드 트럼프를 싫어한다.

가가는 정치적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진 않지만 몇몇 즉흥적인 언급만으로도 그녀가 지난해 혼란스러웠던 미국 대통령 선거(당시 다큐멘터리 촬영이 진행 중이었다)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다. 한 대목에서 그녀는 몸이 아파 소파에 누운 채 공화당 전당대회 TV 중계 방송을 틀고는 이렇게 말한다. “이 상황에 트럼프까지 가세하면 난 완전히 녹아웃되겠는데. 트라우마가 만만치 않겠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면 그것을 한층 더 심하게 만들면 되지.” 나중에 슈퍼볼 하프타임쇼 공연을 앞두고(당시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였다) 그녀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다”면서 “정부가 음악에 영향을 줄 힘은 없으니 뮤지션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슈퍼볼 하프타임쇼 공연이 그녀에게 주는 의미

다큐멘터리는 이 공연으로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가가에겐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슈퍼볼 하프타임쇼 출연 가수로 선택되길 간절히 바라던 시점부터 공연 장면까지 전 과정이 다큐멘터리에 담겼다. “꿈이 실현됐다”고 그녀는 공연 기획 회의에서 말한다.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모두들 내가 고기로 만든 드레스를 입고 왕좌에 앉은 채 등장해 웃통 벗은 남자 90명과 함께 공연할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또 공연 말미엔 내가 뭔가 충격적인 일을 벌여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거라고 예상할 것이다. 하지만 난 그것과는 전혀 다른 뭔가를 생각 중이다.” 공연 당일 분장실에서 그녀는 그 중요한 순간의 의미를 되새겼다. “내 인생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순간이 있을까? 앞으로 두 번 다시 없을 기회이니 오늘 이 순간을 맘껏 즐기자.” 나중에 그녀는 이렇게 덧붙인다. “하지만 약간 슬프기도 하다. 이렇게 큰 공연을 끝내고 난 다음엔 뭘 하지?”

– 스테브 지브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