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위한 박물관 ‘터치 투어’

3D 프린팅 기술로 전시품 스캔하고 프린트해 원본 훼손하지 않고 손으로 감상할 수 있어


3D로 스캔 중인 로버트 E. 리 장군의 라이프 마스크. / 사진:BERNARD MEANS OF THE VIRTUAL CURATION LABORATORY

시각장애인은 ‘만지지 마시오’라고 적힌 유리장 속 박물관 전시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 그러나 새로 떠오르는 3D 프린팅을 이용한 독창적인 응용 기술의 도움으로 원본을 훼손하지 않고 전시물의 복제품을 손으로 느껴볼 수 있다.

미국 버지니아 주 버추얼 큐레이션 연구소(Virtual Curation Laboratory, VCL)의 과학자들이 3D 프린팅을 이용해 중요한 역사적·과학적 유품의 형태를 보존하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진행 중이다. 그중 하나가 버지니아 역사협회의 소장품을 3D 스캔하고 프린트해 ‘터치 투어’를 기획하는 프로젝트다.

박물관 관람객이 만지고 느껴볼 수 있는 품목으로는 조지 S. 패튼 장군의 담배 파이프, 로버트 E. 리 장군의 라이프 마스크(life mask, 살아 있을 때 얼굴을 본떠 만든 안면상), 목재 수통과 채굴용 램프 등이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점자로 된 전시품 태그도 3D 프린트로 출력돼 시각장애인이 전시품 관련 정보도 입수할 수 있다.


점자로 된 전시품 태그도 3D 프린트로 출력돼 시각장애인이 관련 정보도 입수할 수 있다. / 사진:BERNARD MEANS OF THE VIRTUAL CURATION LABORATORY

3D 프린팅 과학자 버나드 민스는 “터치 투어는 교육자가 이용할 만한 품목과 박물관 소장품을 활용하고 그 형태뿐만 아니라 품목에 따라서는 기능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 대다수 품목이 쉽게 구할 수 있는 값싼 플라스틱으로 3D 프린트 제작됐기 때문에 그 복제품을 만지는 사람들은 종종 나무·뼈·금속 또는 다른 소재를 사용했을지도 모르는 원본의 중량이나 질감을 느끼지 못한다.

VCL에서는 그 밖에 버지니아자연사박물관의 부분 화석들과 제2차 세계대전 품목들을 디지털 버전으로 복원하는 프로젝트들도 진행 중이다. 민스 박사는 미국 헌법서도 3D프린터를 이용해 점자로 만들어 손으로 느껴볼 수 있게 했다. 필라델피아헌법센터에서 개최하는 영구전시의 일환이다.

3D 스캐닝 기술이 해가 바뀔수록 싸고 좋아진다. 그리고 장애자에게 또 다른 혜택을 줄 수도 있다. 예컨대 이동에 문제가 있어서 집을 벗어나지 못하거나 박물관을 찾아가지 못하는 사람은 자택에서 이들 품목을 적은 비용으로 프린트해 손으로 감상할 수 있다.

민스 박사는 “이 프로젝트의 또 다른 목표는 디지털 모델들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3D 프린터를 이용할 수 있으면 이런 품목들을 프린트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이용자의 교육목표 확장 노력의 일환이다.”

– 크리스틴 휴고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