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예술을 새기다

위블로·오데마 피게·예거 르꿀뜨르, 독특하고 화려함으로 개성 살려


오데마 피게의 ‘로열 오크 프로스티드 골드’. / 사진:MODERN LUXURY

세상에 널리 알려진 상징적인 케이스를 개발한 명품시계 브랜드는 그 독특한 미학을 유지하면서도 참신한 신제품을 계속 만들어내야 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이 일을 잘 해내려면 변함없는 주제에 독특하고 화려한 변화를 주는 데 통달해야 한다.

위블로의 ‘빅뱅 블루’는 방대한 빅뱅 컬렉션의 대표적인 제품으로 출시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그 인기가 여전하다. 그동안 체육계와 예술계 유명인사와의 협업으로도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위블로는 지난 여름 빅뱅 한정판 2종을 선보였다. 빅뱅 블루는 이탈리아 카프리 섬의 바다 동굴 블루 그로토에서 영감을 얻었다. 강렬한 푸른 색은 끝없는 여름을 상징하는 동시에 카프리 섬에 새로 문을 연 위블로 매장을 기념한다.


예거 르꿀뜨르의 ‘아틀리에 리버소’ 일렉트릭 블루 다이얼. / 사진:MODERN LUXURY

여성용 ‘로열 오크’ 출시 40주년을 맞은 오데마 피게는 ‘로열 오크 프로스티드 골드’를 내놓았다. 은은한 광채를 지닌 이 시계는 주얼리 디자이너 캐롤리나 부치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베젤과 시곗줄 표면에 오목하게 팬 미세한 자국이 수천 개 있어 마치 바다의 잔물결 위로 쏟아지는 햇빛과 같은 시각효과를 낸다. 플로렌틴 기법이라고 불리는 이 방식은 매우 현대적으로 보이지만 오랜 역사를 지녔다. 끝 부분이 뾰족한 다이아몬드로 된 도구를 사용한다. 보기엔 단순한 듯하지만 시계 하나를 완성하는 데 수개월이 소요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로열 오크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독특한 질감을 살린 시계가 탄생한다.


위블로의 ‘빅뱅 블루 칸’. / 사진:MODERN LUXURY

예거 르꿀뜨르의 ‘리버소’ 케이스는 거친 폴로 게임을 할 때 타구봉으로부터 시계의 크리스털 부분을 보호하도록 디자인됐다. 리버소 케이스는 정교한 무브먼트와 독특한 재질, 맞춤 제작의 시범 사례가 됐다. 예거 르꿀뜨르는 최근 리버소 모델에 금속성을 띄는 청색과 대리석 무늬가 들어간 국방색, 호랑이 눈 등 독특한 색상의 다이얼과 시곗줄을 선택사양으로 제공하는 맞춤 서비스를 시작했다.

[박스기사] “속이 더 예뻐요” – 무브먼트 볼 수 있는 기계식 시계 인기

브레게의 ‘트라디시옹 담 7038’. / 사진: MODERN LUXURY

고급 손목시계 업체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고 고객을 매혹시키기 위해 시계 다이얼에 정교하고 풍부한 상상력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정반대의 길을 택하는 브랜드도 있다. 다이얼을 없애고 보통은 어둠 속에서 작동하는 복잡한 무브먼트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제니스는 대표적인 모델 ‘엘 프리메로’의 무브먼트에 찬사를 보내는 의미에서 ‘크로노마스터 엘 프리메로 풀 오픈’을 선보였다. 시간당 3만6000번 진동하는 엘 프리메로는 시간을 0.1초 단위로 나타내준다. 1969년 출시 이후 착용자가 무브먼트 전체를 볼 수 있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빈티지 디자인과 투명성을 지향하는 현대적 트렌드를 혼합한 풀 오픈 모델은 양쪽 모두에서 최고의 경지를 보여준다.

우아함과 세련됨의 화신인 파텍 필립은 ‘칼라트라바 스퀠렛’으로도 불리는 ‘Ref. 5180’의 베일을 벗겼다.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보여주는 이 초박형 모델은 시계의 기능에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부품은 모두 다 뺐다. 여기에 130여 시간 동안 조각을 새겨 넣어 매력을 더했다. 무브먼트와 케이스, 시곗줄이 모두 18K 로즈 골드로 제작돼 미묘하고도 따뜻함이 느껴진다.

쇼파드 매뉴팩처는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L.U.C 풀 스트라이크’를 18K 페어마인드(공정 채굴) 로즈 골드로 제작했다. 쇼파드 최초로 미닛 리피터(시와 분을 소리로 알려주는 기능)가 탑재된 이 날렵한 시계는 시각을 알려줄 때 창이 열리면서 무브먼트가 보인다. 이 무브먼트는 개발에 약 1만5000인시(한 사람이 1시간에 처리하는 작업량의 단위)가 소요됐으며 그 과정에서 3개의 특허를 따냈다. 2시 방향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기계식 시계의 남은 구동 시간을 표시해주는 장치)로 시계의 움직임을 한층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브레게는 ‘트라디시옹 담 7038’로 ‘여성용 시계는 다이얼만 예쁘면 된다’는 편견을 깼다. 시침과 분침은 12시 방향, 무브먼트는 3·6·9시 방향에서 볼 수 있다. 아름다운 다이아몬드가 촘촘히 박힌 베젤과 무브먼트에 손으로 새긴 장미 조각 같은 여성적인 터치는 남성의 전유물로 알려진 기계식 시계에 우아한 장식과 아담한 기계장치도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 [이 기사는 미국의 라이프스타일 전문 출판사 모던 럭셔리에서 제공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