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은행, 블록체인으로 전환

이스라엘과 인도의 선도적인 은행이 MS·리플 등 실리콘밸리 유력기업과 블록체인 기반 파트너십 발표해


이스라엘 최대 은행 뱅크 하포알림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기업에게 블록체인 은행 보증을 제공한다. / 사진:WIKIMEDIA.ORG

올 여름 전통 은행들이 공식적으로 블록체인 열풍에 올라탔다. 일정 부분 암호화폐 붐에 편승한 영향이 적지 않았다. 바클레이스·HSBC 그리고 스위스 금융 대기업 UBS를 포함한 세계 대형 은행 중 일부가 최근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공용결제용 암호화폐 도입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온라인 매체 쿼츠가 보도했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같은 혁신의 바탕을 이루는 분산원장 기술이다. 그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9월 상순 DLT(분산원장기술)와 암호화폐 기반 금융거래를 이용하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낙후된 인프라를 쇄신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시사했다.

JP모건 체이스처럼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선도하는 대다수 미국 은행들은 현재로선 새로운 용도를 일차적으로 연구·테스트하는 단계에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이미 블록체인 기술로 일상적인 금융거래를 처리하는 곳들이 많다.

이스라엘과 인도 양국의 선도적인 은행들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리플(온라인 금융거래 프로토콜) 같은 실리콘밸리 유력기업들과 블록체인 중심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블록체인 기반 경제가 어떤 형태를 띨지 두 나라가 세계에 보여주기 시작했다.

리플 인도법인 뭄바이 지국의 나빈 굽타 신임 국가 팀장은 리플의 기술이 연말까지 인도 전역에 걸쳐 여러 가지 용도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액시스 은행과 예스 은행 모두 이미 리플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 굽타 팀장은 그밖에도 인도의 여러 은행, 금융서비스 업체들과 계속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굽타 팀장은 “인도 같은 나라들은 유선통신 단계를 건너뛰기 때문에 성큼성큼 앞서 나가고 있다”고 IB타임스에 말했다. 리플의 인도 내 사업 전략 2단계는 은행뿐 아니라 중소업체들을 통해 외국 송금을 포함한 국제적 송수신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인도 은행들에겐 송금이 큰 과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글로벌 송금 유입액은 총 627억 달러로 세계 최대 규모다. 외국 거주자가 돈을 보내는 데 보통 최대 이틀이 걸린다. 이제 리플이 전 세계 수십 개 은행과 맺은 파트너십을 통해 거의 즉석 송금이 가능해졌다. 이들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은행에 계좌가 없는 고객이라도 가능하다.


하포알림은 이스라엘의 명문 테크니온 공과대학과 독특한 파트너십을 유지한다. / 사진:WIKIMEDIA COMMONS

인도 예스 은행의 아눕 푸로히트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인도 국내에 리플 노드(네트워크 상 접속점)를 설치했다”며 “인도 내 거의 모든 계좌에 즉시 입금이 가능하게 된다”고 IB타임스에 말했다. 수신자의 은행에 따라 전체 거래에 최대 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예스 은행이 관리하는 자산은 현재 전국적으로 350억 달러에 달한다고 푸로히트 CIO는 말했다. 예스 은행은 리플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 송금 외에도 무역금융과 공급망 금융을 위한 시스템 등 여러 가지 특유의 블록체인 솔루션을 이미 실행하고 있다.

그런 기업고객의 대표적인 예가 약 5개월 동안 거래한 바자즈 전기다. 푸로히트 CIO는 “그들에게 즉석에서 단기 신용을 제공한다”며 “바자즈에는 수백 개 공급업체가 있으며 이들이 우리 네트워크에 합류할 때 그들 모두와 거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은행은 간소화된 송장, 화물 인도지시서(delivery orders), 즉석결제 그리고 공급망 추적 기능을 갖춘 블록체인 시스템을 제공한다.

푸로히트 CIO는 이렇게 돌이켰다.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절약된다. 구매주문, 송장 등 이 모든 과정이 전에는 수동으로 이뤄졌다. 송장이 접수되고 결제가 완료될 때까지 10~15일이 걸리기도 했다. 납품업체들이 신용을 받는 데 때로는 90일이 걸리기도 한다. 지금은 그들의 계좌에 온라인으로 즉시 돈을 지급한다. 거의 즉석에서 이뤄진다.”

인도 정부는 경제전략의 핵심 요소로 블록체인 기술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푸로히트 CIO는 최근 인도중앙은행 당국자와 만나 분산원장기술에 관해 낙관적인 견해를 주고받았다. 그는 “국가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육성해야 한다”고 회의의 결론을 요약했다.

중앙은행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관심을 보이는 나라는 인도뿐이 아니다. 태국중앙은행은 지난 8월 암호화페 이더리움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을 초빙했다. 지난 9월 상순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스라엘 최대 은행 뱅크 하포알림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이들은 곧 합작으로 이스라엘의 크고 작은 기업들에게 블록체인 은행 보증을 제공하게 된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도 IBM이 비슷하게 개념증명 차원의 실험을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하포알림 은행은 곧 이 실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연말까지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뱅크 하포알림의 요아브 인트라토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시간은 돈”이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수작업으로 하면 대체로 큰 돈이 든다. 내가 알기론 보증이 필요 없는 분야는 없다.”

수작업 방식에는 한 주 가량이 소요되며 오류가 발생해 값비싼 대가를 치르기 쉽다. 반면 블록체인 보증은 수반되는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s, 계약이 자동 이행되도록 전자화하는 기술)에 따라 수 시간 때로는 수 분만에 끝난다. 인트라토 CTO는 “이스라엘 은행의 협조적인 승인 없이는 그 과정을 개혁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우리는 사실상 상당히 긴밀하게 협력하며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들, 기업체들뿐 아니라 우리에게는 말하자면 이른바 ‘미래 스마트 경제’라는 더 큰 그림에 참여하는 데 분명 상당히 큰 이해관계가 있었다. 상생의 방안이다.”


리플 인도법인 뭄바이 지국의 나빈 굽타 신임 국가 팀장은 인도의 영세사업체들이 글로벌 결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미래를 그린다. / 사진:RIPPLE INDIA

하포알림 은행이 준비 중인 블록체인 솔루션은 디지털 은행 보증뿐이 아니다. 그 이스라엘 은행은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파트너들과 여러 가지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그중에는 몇 달 안에 출시 준비가 끝나는 프로젝트도 있다. 하포알림은 북부 도시 하이파에 있는 이스라엘의 명문 테크니온 공과대학과 독특한 파트너십을 유지한다. 테크니온은 이더리움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 Z캐시의 주코 윌콕스 CEO 같은 블록체인 전문가들을 자주 초빙한다. 테크니온의 교수 중에는 엘리 벤-새슨처럼 개인적인 능력으로 세계에 이름을 떨치는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인트라토 CTO는 “테크니온의 연구소에서 우리 데이터 과학자들이 그들의 데이터 과학자들과 공동 연구한다”며 “세계적으로 데이터 과학자들이 상당히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테크니온과의 파트너십은 여러 차원에서 독특하다. 은행이 학술연구기관에 이처럼 실제 데이터를 연구하고 실험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인트라토 CTO는 “블록체인 기술은 단독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다른 기술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에는 다양하고 많은 유형이 있다. 시중에 70가지가 넘는 블록체인이 있다. 금융공학 배경을 가진 데이터 과학자들을 최초로 양성하기를 희망한다.”

인도 내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의 앞날에 관해 굽타 팀장은 영세사업체들이 글로벌 결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미래를 그린다. 이스라엘 구매자가 라자스탄으로부터 수제 카펫을 구입하고자 할 경우 양쪽 모두 투명한 환율과 최소한의 수수료로 즉시 결제를 처리할 수 있다. 굽타 팀장은 “정보와 결제가 분리되지 않고 같은 장소에 있게 된다”고 말했다. “경제의 속도가 빨라져 은행, 카펫 판매자, 구매자가 모두 혜택을 본다. 생태계 안의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그는 리플 같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가리켜 모두가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로 묘사했다.

인트라토 CTO는 “블록체인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다른 블록체인들이 서로 통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로히트·굽타·인트라토 모두 블록체인 은행 인프라가 10년 안에 더 큰 은행들의 거대 인프라 내에서 은행간 거래를 포함하는 주류 기술로 자리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의 블록체인 열기로 뿌려진 씨앗이 자라는 데는 몇 달이 걸릴 것이다. 예스 은행 쪽에선 블록체인이 이륙 준비가 끝났다고 푸로히트 CIO는 말했다. 그러나 리플 기반 송금 서비스가 포괄적·전국적이 되려면 몇 달 더 걸릴 것이다. 역설적으로 다른 관료주의 절차를 제거하는 과정이 또 다시 관료주의로 발목 잡히고 있다. 푸로히트 CIO는 “다른 은행들과 처리해야 하는 서류작업이 많다”며 “우리 예스 은행에서 관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은행 보증을 위한 스마트 계약이든 또는 즉석 송금이든 블록체인 기술은 신뢰 구축을 위한 플랫폼이라고 인트라토 CTO는 말한다.

인트라토 CTO는 이렇게 말했다. “블록체인은 은행을 비롯한 여러 금융기관 간의 업무를 통합하고 합리화하는 훌륭한 수단을 형성한다. 앞으로는 실제로 은행 업무가 그런 식으로 돌아갈 것이다. 궁극적으로 은행 데이터도 분산화 쪽으로 이동하리라고 본다. 사이버 보안상의 문제도 그 동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 리 쿠엔 아이비타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