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재무에 인공지능 도입하려면…

CFO의 약 42%가 앞으로 5년 동안 재무관리에 가장 중요한 기술로 AI 꼽아 … 일자리 걱정하는 직원들과 적극 소통해야


재무 부서장은 AI를 전적으로 수용하지만 일선 담당자는 일자리 우려 때문에 소극적이다. / 사진:GETTY IMAGES BANK

비즈니스 세계는 본질적으로 빠르게 변하고 경쟁이 치열하다. 그리고 지난 20년 동안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그 강도가 더 세졌다. 현대 사회에선 어떤 회사도 과거의 성공에 안주할 수 없다. 과거의 경쟁자가 다시 부상하거나 또는 신기술을 먼저 받아들여 경쟁우위를 확보한 새 경쟁자가 느닷없이 나타나 시장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다. 근년 들어 온라인을 도외시했던 소매업체가 그런 일을 겪었지만 사실상 이는 모든 업종 기업에 상존하는 위협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경영자와 부서장이 수행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과제 중 하나는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포용하려는 환경의 조성이다. 관심을 모으는(그리고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그런 발전 중 하나가 인공지능(AI)이다. 그리고 조직 내에서 그 잠재력을 알아볼 만한 관리자가 있다면 바로 최고재무책임자(CFO)다. 재무부서는 현대 기업의 엔진이다. 그리고 건실한 재무관행은 필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재무부서가 강해야 회사가 전반적으로 성장한다.

AI에 대한 상반된 시각

AI를 위협으로 간주하는 진영이든 큰 기회로 여기는 쪽이든 결론은 다르지 않다. 좋든 나쁘든 AI가 우리 기업 더 넓게는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최근 시장조사 업체 센서스와이드와 공동으로 재무부서의 다양한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중요한 신흥 기술에 관한 조사를 실시했다. AI를 향후 5년 사이 재무관리에 가장 중요한 기술로 본다는 CFO가 42%에 달했다. 데이터 분석(40%), 사이버 보안(28%), 블록체인(18%) 등 다른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로 알려진 기술이 그 뒤를 이었다.

재무 부서장들은 AI에 전력투구하겠지만 일반 직원의 경우엔 상황이 다르다. 재무관리의 일선 담당자 중 부서장만큼 AI에 열정을 보이는 비율은 23%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반응이 엇갈리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로봇에 일자리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재무부서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을 수 있다. 이는 조사 결과에서도 어느 정도 드러났다. 그러나 장차 AI가 얼마나 중요할지는 모두가 안다. 실제로 재무부서에서 AI에 어떤 역할도 맡겨선 안 된다는 비율은 7%에 그쳤다. CFO 중에선 그 비율이 3%에 불과하다. 회계사가 재무 부서의 태반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AI에 대한 저항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는 의미다.

더 가능성이 높은 둘째 시나리오는 재무 기능에 대한 CFO의 미래 구상에 좌우된다. 어쨌든 그들의 본분은 회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면서 회사의 경쟁우위를 찾아내 실현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재무부서에서 AI가 맡을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그들의 기대는 일반 직원보다 더 미래 지향적이다.

재무 분야에서 AI의 위치는?

우리가 조사했던 재무부서 구성원은 모두 조정(reconciliations) 같은 데이터 중심의 반복적인 업무 처리를 AI가 맡게 되리라는 쪽으로 대체로 의견이 모아진다. 이런 유의 자동화 소프트웨어가 존재하고 현재 기업 회계관행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는 일리 있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런 기술의 잠재력은 아직 충분히 구현되지 않았으며 재무기능에서 AI의 더 실질적인 용도와 관련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전략적 재무 결정에 AI 프로그램이 적어도 어느 정도의 책임을 떠맡는 방안에는 의견이 더 크게 엇갈렸다. 이를 향후 10년 이내에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 본 비율은 회계사의 경우 30%에 그친 반면 CFO들 사이에선 43%에 달했다. 이 숫자가 AI를 재무의 미래에 가장 중요한 기술로 꼽은 비율과 같다는 점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분명 CFO는 AI의 재무 기능과 관련해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으며 업계 판도를 바꾸는 막대한 잠재력을 인정한다. AI에 실제로 전략적인 재무 결정을 기대할 수 있다면 어떤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결정으로 초대형 기업에라도 믿기지 않는 순발력을 제공할 것이다. 쉽게 말해 재무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여느 비즈니스 혁신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그렇게 되려면 CFO가 다른 분야 최고책임자의 지지를 받아야 될 뿐 아니라 그 기술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담당자의 우려를 덜어줘야 한다. CFO들은 이미 그 계획을 세워둔 듯하다.

AI의 책임에 관한 소통

우리는 지금껏 재무분야에서 AI의 혜택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규정 불이행, 벌금 또는 주가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회피해 왔다.

CFO들이 AI에서 얻을 수 있는 경쟁우위를 얻는 대가로 기꺼이 그런 부담을 짊어지려 한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이번에도 AI의 과실 책임을 조금이라도 재무 위계 구조를 통해 덜기보다는 전적으로 자신들이 떠맡으려는 CFO의 비율이 43%에 달했다. 그러나 회계 담당자들은 누구 책임인지 확신을 갖지 못했다. 20%는 CFO 책임으로 봤으며 회계부서에 책임이 돌아오리라고 우려한 비율도 똑같았다.

AI는 재무관리와 사업체 전반에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CFO가 자신들이 갖고 있는 AI 포부를 구현하려면 AI 전략, 직원의 위상, 그리고 최악의 경우 누구 책임인지에 관해 직원과 원활히 소통해야 한다. 인간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일을 한다고 평가 받지만 AI 프로그램을 가동하려면 여전히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람 그리고 그들의 직관을 대체할 수 없는 분야가 아직도 많다.

– 앤디 보트릴

※ [필자는 기업회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블랙라인의 지역 부사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