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는 광고주에게 절호의 기회?

스크린 타임 증가로 사용자 행동에 관한 데이터 수집해 맞춤형 족집게 광고 제공할 수 있어


2017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폴크스바겐의 자율주행 콘셉트카 ‘세드릭’에 탑승한 마티아스 뮬러 회장. 자율주행차의 등장으로 광고 산업은 더 할 수 없이 좋은 기회를 맞게 됐다. / 사진:AP-NEWSIS

자율주행차가 급속도로 현실에 접근하고 있다. 구글이나 우버 등 자율주행 기술에 공을 들이는 업체들은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점을 2020년 전후로 잡고 있다.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도 2020년까지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 차량이 운행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수정하고,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9대 핵심부품 기술 개발을 위해 2021년까지 1445억 원을 투자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그에 따라 2020년이 되면 자율주행차 1000만 대가 세계 곳곳의 거리에 등장할 전망이다. 2030년까지 차량 4대 중 1대가 자율주행차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런 변화는 차량 통행량과 도시 계획부터 자동차보험 체계와 식품상품 운송까지 우리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물론 자율주행차는 우리가 광고를 소비하는 방식도 크게 바꿔놓을 것이다.

미국인은 매년 평균 약 290시간을 운전에 할애한다. 또 16세 이상 미국인의 87.5%가 운전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자율주행차의 등장은 광고주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황을 만들어준다. 차량 안에서 운전에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수많은 ‘새로운’ 시간 동안 광고주가 인구의 많은 비율을 표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자율주행차는 운전자를 승객으로 바꿔놓는다. 따라서 그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스크린 타임’(스마트폰이나 컴퓨터·TV 등의 화면을 보는 시간)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은 광고주에게 혁신적인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가져다 준다.

자율주행차는 사용자에게 스크린 타임을 늘려줄 뿐 아니라 그들의 스마트 기기에서 더 많은 데이터 포인트를 수집할 수도 있다. 승객의 행동과 습관, 의도만이 아니라 그들의 환경에 관해서도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그처럼 동기화된 데이터를 사용함으로써 자율주행차는 사용자의 위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의 일상적 활동과 일정, 습관적인 행동과 중요한 날짜나 행사까지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지식으로 무장한 자율주행차는 승객의 위치와 경로에 맞춘 광고를 제공하기에 매우 용이하다. 차량이 사용자의 행동에 관한 더 많은 데이터와 지식을 수집할수록 그들에게 더 적합하고 유익한 광고를 제공할 수 있다.


2020년이 되면 자율주행차 1000만 대가 세계 곳곳의 거리에 등장할 전망이다. / 사진:AP-NEWSIS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가 사용자의 구글 달력과 동기화된다면 오늘 저녁 이웃집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하기로 돼 있다는 사실을 파악할 것이다. 그럴 경우 퇴근하는 길에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광고는 파티에 필요한 디저트를 살 수 있는 인근의 가게를 알려줄 수 있다. 또 사용자는 그 가게에 들리도록 자율주행차에 지시할 수 있다. 다른 예로 자율주행차가 주유할 때가 됐다는 사실을 알고 직장에서 체육관으로 매일 가는 노선에서 편리한 주유소를 찾아 제시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를 통하는 그런 광고는 위치에 맞춰 제공될 뿐 아니라 특정 목적지로 사용자를 이끌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자율주행차는 차 내부의 전자상거래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를 창출할 수 있다. 차량 내부의 광고를 통해 무료나 할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좀 먼 곳에 있는 특정 매점에서 상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사용자는 차량 내부의 광고를 통해 즉석에서 상품을 구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용자를 광고에서 바로 온라인 주문 사이트로 연결시켜 원하는 상품을 배달시키거나 즉시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식당으로 가는 도중에 미리 음식을 주문해 도착하자마자 수령해 바로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면 광고업계는 자율주행차의 환경 전체를 이용해 쌍방향으로 제작된 차량 내부 광고나 오락 콘텐트를 제공할 수 있다. 아이맥스 영화관이나 놀이공원 기구가 좌석의 움직임과 조명, 음향, 기후를 사용해 3D 체험을 만들어내듯이 특정 상품 브랜드는 자율주행차 내부에서 제공되는 몰입형 증강현실(AR) 광고를 통해 사용자가 상품과 상호작용한다고 실감하도록 해줌으로써 체험을 유도할 수 있다. 아울러 자율주행차를 타면 우리 눈이 도로를 주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노변 광고판이 차량 내부나 개인 휴대용 기기에서 새로운 광고 포맷으로 교체될 것이다.

이런 몰입형 광고는 사용자를 말 그대로 광고의 중심으로 데려간다. 브랜드와 더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광고주에겐 더 할 수 없이 좋은 기회다. 조사에 따르면 예를 들어 스냅챗에서 AR 렌즈 광고에 노출된 사용자는 3분 동안 그 브랜드에 몰입했다. 다른 형태의 광고에 비해 몰입 시간이 훨씬 길었다. 광고 효과가 그만큼 좋다는 뜻이다.

우리의 다른 여러 일상 상호작용이나 체험처럼 광고도 자율주행차의 등장으로 큰 도움을 받을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광고 표적에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와 더 많은 시간을 제공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광고 산업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광고가 지리적 조건의 제약을 받았지만 자율주행차의 세계에선 광고가 지리적 조건을 제어할 것이다. 목적지를 제시하고 차량 내부에서 거래를 가능케 해주며 쌍방향 브랜드 체험을 허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노엄 뉴만

※ [필자는 모바일 광고 플랫폼 몹폭스(Mobfox)의 테크놀로지·데이터 담당 부사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