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알려주는 조각 작품

위블로와 프랑스 현대미술가 리처드 올린스키의 협업 … 과감한 미학과 정교한 기술의 만남


리처드 올린스키는 독특하게 각진 동물 조각 시리즈 ‘본 와일드’로 이름을 얻었다. / 사진:MODERN LUXURY

현대미술 시장의 동향에 밝은 사람이라면 리처드 올린스키라는 이름을 잘 알 것이다. 그는 섬뜩하게 각진 동물 조각 시리즈 ‘본 와일드’로 유명해지면서 프랑스 현대 미술계에서 작품이 가장 잘 팔리는 작가가 됐다(미술품 전문 사이트 아트프라이스에 따르면 적어도 2015년엔 그랬다). 올린스키는 합성수지나 알루미늄 같은 독특한 재료를 주로 이용하지만 청동이나 돌 등 전통적인 재료로도 작업한다. 올린스키와 그의 비전은 예상 밖의 재료를 이용하는 데 매우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명품 시계 브랜드 위블로와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미래주의와 팝아트는 공통점이 많다. 기계와 산업화, 밝은 활력에 매료된다는 점이 그중 하나다. 올린스키의 작품 경향은 정확히 이 전통과 일치한다. 다만 팝아트의 쾌활한 느긋함을 조금 더 강조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고도의 정밀성을 요하는 올린스키의 테크닉(그는 작품을 다이아몬드처럼 깎고 시각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경면연마 기법을 이용한다)은 알프스 쿠르슈벨 스키장의 곰 조각상이나 프랑스 칸의 크루아제트 거리에 있는 고릴라 조각상 같은 엉뚱한 작품 뒤에 숨은 에너지를 보여준다.


‘위블로 클래식 퓨전 에어로퓨전 크로노그래프 올린스키’ / 사진:MODERN LUXURY

위블로와 올린스키는 2017년 12월 초 마이애미 아트위크를 기념하기 위해 양측의 독특한 비전을 결합한 시계를 내놓았다. 올린스키는 ‘위블로 클래식 퓨전 크로노그래프’ 모델에 자신의 마술을 적용했다. 그는 케이스와 베젤, 푸시버튼을 다이아몬드처럼 수많은 면으로 깎았다. 올린스키의 독특한 형태 잡기와 표면 깎기 스타일을 손목시계에 구현하는 작업은 상당히 까다로웠다.

위블로는 이 어려운 작업에 기꺼이 도전해 올린스키의 비전을 담을 완전히 새로운 케이스를 만들었다. 위블로 CEO 리카르도 과달루페는 “‘위블로 클래식 퓨전 에어로퓨전 크로노그래프 올린스키’는 독창적이고 과감하며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시간을 알려주는 조각 작품이랄까?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현대미술가가 전체 골조의 형태를 잡고 표면을 깎아 제작했다. 이 시계의 3차원 실루엣은 케이스를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올린스키는 자신의 큰 조각작품과 마찬가지로 시계 표면을 다이아몬드처럼 각지게 깎았다. / 사진:MODERN LUXURY

이 한정판 제품은 티타늄과 밝은 청색 세라믹 버전으로 각각 200개씩 생산됐다. 사이즈는 45㎜이며 올린스키의 큰 조각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경면연마 기법을 이용했다. 한마디로 이 시계는 미니어처 팝아트 작품이라 할 만하다.

올린스키는 “귀한 재료로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위블로와 팝아트에서 영감을 얻은 밝은 색상의 내 작품 세계, 이 두 우주가 합쳐져 매우 자연스런 결과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위블로가 예술계와 손잡고 제품을 생산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몇 년 전 ‘빅뱅 팝아트’ 시리즈를 출시했고 유명한 문신예술가 막심 부치와의 콜라보 제품도 내놨다.

시각예술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위블로가 요즘 가장 주목 받는 미술가와 제휴한 것은 필연적인 일로 보인다. 위블로는 과감한 미학과 정교한 기술을 자랑하는 이 제품으로 퓨전의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상기시킨다.

– 모던 럭셔리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