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에서 독감 옮지 않으려면

감염자와의 접촉 피하기 위해 동선 최소화하고 오염 가능성 있는 표면 만지지 말아야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입을 가리고 식전에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을 줄일 수 있다. / 사진:YOUTUBE.COM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항공기 승객이 비행 도중 독감에 걸릴 확률은 비교적 낮다. 이 연구는 어떤 사람들이 비행 중 독감에 걸릴 위험이 가장 높은지를 보여줬다.

연구팀은 기내 호흡기 질환 감염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 단거리 비행에서 승객과 승무원의 동선을 분석했다. 독감 환자로부터 한두 좌석 떨어진 곳 또는 그 앞줄이나 뒷줄에 앉은 승객은 독감에 감염될 확률이 80%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나머지 승객의 감염 확률은 3%도 채 안됐다.

이 연구에 참여한 미국 애틀랜타주 에머리대학 생물통계학과의 비키 허츠버그 교수는 “앞서 언급한 범위를 제외하면 기내에서 독감에 감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영국 신문 가디언에 말했다. “예를 들어 자기 좌석에서 다섯 줄 뒤에 앉은 승객이 기침한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 없다.”

연구팀은 비행 시간이 3.5~5시간인 미국 국내선 항공기 10편에 탑승해 조사를 실시했다. 총 승객 1540명과 승무원 41명의 동선을 기록하고 기내 공기와 집기 표면에서 228개 표본을 채취했다. 이 표본에 18종의 흔한 호흡기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한 결과 독감 시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음성 반응이 나왔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실린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라 감염 위험을 계산했다. 그 보고서에 따르면 독감에 걸린 사람이 다른 승객과 1분 간 접촉할 경우 감염 확률은 0.018%다. 연구팀은 또 이 조사가 기침과 재채기를 통해 확산되는 바이러스에만 초점을 맞추고 기내 공기에 숨었을지 모르는 바이러스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승객과 승무원의 동선이 더 늘어나는 장거리 비행에도 이 연구 결과가 적용되는지를 알기 위해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 대학 생물의학과 크리스토퍼 오케인 교수는 바이러스가 감염된 사람의 몸 밖으로 나오면 복제는 불가능하지만 기내의 플라스틱 인테리어 등 딱딱한 표면에서 24~48시간 휴면 상태를 유지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기내의 건조한 공기가 바이러스의 생존 가능성을 감소시키지만 감염된 표면을 깨끗이 닦지 않으면 다음 비행의 승객이 감염될 우려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에서 연구팀은 기내 표면에서 바이러스를 발견하지 못했고 항공사 측은 비행 후 기내의 딱딱한 표면을 살균 소독한다고 밝혔다”고 오케인 교수는 뉴스위크에 말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애초에 바이러스 감염 확산 확률이 낮은 조건에서 실시됐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영국 랭카스터대학 보건의학과의 데렉 개더러 교수는 “기내에서 감기나 독감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되도록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이지 말고 감기에 걸린 듯 보이는 승무원이 건네주는 물건을 만지지 말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거리 비행에선 감염을 막기 위해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기보다는 심부정맥 색전증 예방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여행할 때 알코올솜이나 손 소독제를 갖고 다니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오케인 교수는 말했다. “자신이 만지게 될 기내 표면을 소독솜으로 닦고 수시로 손 소독제를 사용하며 음식을 먹기 전엔 물과 비누로 손을 씻는 게 좋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 독감 확산 방지는 모두의 책임이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입을 가리고 손을 자주(특히 식전에) 씻는 것만으로도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 캐시미라 갠더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