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도 블록체인 혁명

게이머가 자신의 캐릭터·무기·자원을 정말로 소유하고 블록체인 이용해 안전하게 사고팔 수 있게 될 듯
2025년에는 증강현실이 게임업계를 지배하게 될 전망이다. 사진은 가상현실박람회의 가상현실 게임 체험 부스. / 사진:LIANG SEN-XINHUA-NEWSIS

비디오게임에 관한 한 나는 전통파다. 구식 ‘아미가 500’과 ‘코모도어 64’ 게임기를 설치해 ‘인터내셔널 카라테’ ‘로터스 에스프리’ ‘문스톤’ 등 몇몇 좋아하는 게임을 즐긴다. 그러나 IT 분야의 모든 게 그렇듯 하루가 다르게 변화한다. 옛날 로마인은 이를 가리켜 ‘템푸스 푸깃(tempus fugit) 즉 ‘세월은 유수와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IT만큼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분야는 없다.

나는 2013년 비트코인 채굴을 시작했다. 혁명이 도래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관련 기술 전반 특히 블록체인에 관한 책들을 독파하기 시작했다. ‘분산되고 안전하다’는 첫 구절부터 매료됐다. 블록체인 구조에선 중개인의 개입 없이 개인들끼리 직접 연결됐다. 지금은 뻔한 일인 듯하지만 2013년에는 그렇게 명확하지 않았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정부, 은행 또는 다른 어떤 운영위원회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나만이 아닌 듯하다. 블록체인은 분산됐을 뿐 아니라 해킹이 불가능하고 모든 거래가 기록되고 어느 무엇도 소급해 변경할 수 없는 디지털 원장이기도 했다.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기술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단순히 비트코인이 아니며 블록체인 기술이 무엇이고 무슨 기능을 하는지에 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변화가 일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3억 달러의 블록체인 기술 연구 지원 자금을 조성해 EU 블록체인 옵저버토리(EU Blockchain Observatory)를 출범시켰다.

EU 관계자들이 잘 알듯이 블록체인의 블록에는 어떤 유형의 데이터든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암호화폐와 관련해 사용할 필요는 없다. 예컨대 내가 가장 잘 아는 비디오게임 업계에도 판갈이 혁신을 일으킬 것이다. 나는 지난 5년 동안 증강현실(AR), 블록체인, 그리고 독자 암호화폐를 결합한 게임 상품을 개발해 왔다.

개발 초기 단계에선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AR 기술로도 충분했지만 지금은 우리가 개발 중인 게임에 블록체인을 통합시켰다. 블록체인 신봉자이면서 열성 팬인 우리는 지난해 8월 이더리움 암호화폐를 토대로 암호화폐공개(ICO)를 실시했다.

비트코인은 금이라고 보면 된다. 금은 금융거래를 위한 교환수단 기능이 전부다. 이더리움은 석유나 가스 같은 상품에 더 가깝다. 이더리움은 결제기능뿐 아니라 자체적인 용도가 있다. ICO 한 달 뒤 1100만 달러가 모였다. 우리는 이 채널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세계 최초의 게임 업체 중 하나가 됐다. 그리고 우리가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게이머가 자신의 캐릭터·무기·자원을 정말로 소유할 수 있게 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블록체인을 이용해 안전하게 사고팔 수 있게 될 것이다. 스팀 같은 게임 플랫폼에서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플랫폼에서 아주 많은 이용자가 돈을 잃고 자신이 소유하지도 통제하지도 못하는 게임 프로필 구축에 수천 달러를 들였다.

대다수가 자기 사업분야에서 곧 블록체인 버전과 경쟁하게 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경쟁하기에는 너무 늦다. / 사진:PEXELS

나는 이런 와해성 혁신이 대단히 마음에 든다. 혁신 그 자체로서뿐 아니라 내가 속해 있고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게이머 공동체에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그렇다. 나는 게이머가 원할 경우 안전한 플랫폼에서 자신의 게임 프로필을 남들에게 판매하거나 새 게임으로 자신의 프로필을 가져갈 수 있게 되기를 원한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게이머의 프로필을 토큰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 모든 과정이 인증되고 게이머가 고유의 일련번호로 블록체인에 소유주로 등록되기 때문이다. 장차 실제 커뮤니티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환상적인 방법에 먹칠하는 사람들과 사기꾼을 몰아내고 ICO를 인증하는 데 레그테크(RegTech, 금융사의 내부통제와 법규준수를 지원하는 기술)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당연히 우리는 AR 게임용 최대 플랫폼 자리도 노리고 있다. ‘리얼리티 클래시’를 신호탄으로 많은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게이머 입장에서 좋은 점은 폐쇄되거나 고립된 울타리에 갇혀 있지 않다는 점이다. 2025년에는 AR이 게임업계를 지배하게 될 전망이다. 휴대전화만 있으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AR은 전혀 새롭지 않다.

AR과는 느낌이 다르지만 1960년대 TV와 영화 스크린의 자막 제공 서비스는 곧바로 시장을 전 세계로 확대하면서 업계에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가상현실의 시장 점유율이 여전히 높겠지만 AR이 특히 게임 시장을 석권하리라는 데는 추호의 의심도 없다.

어렵지 않다. 대다수가 자기 사업분야에서 곧 블록체인 버전과 경쟁할 것이고 그때가 되면 경쟁하기에는 너무 늦을 것이다. 게임뿐 아니라 전적으로 어떤 사업이나 채널 모두 마찬가지다.

지금 행동하라.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그와 함께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 모튼 롱가드

※ [필자는 증강현실 전투게임 리얼리티 클래시의 공동개발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