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작전 같아 흥미진진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악당 코르버스 글레이브 역 맡은 마이클 제임스 쇼, 제작 과정에 얽힌 이야기와 연기 철학을 말하다


쇼는 이 영화에서 가장 힘들었던 과정이 모션 캡처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 사진:PINTEREST.COM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미국에서 개봉되기 직전 악당 코르버스 글레이브를 연기한 마이클 제임스 쇼를 만났다. 마블 스튜디오가 사전에 영화 내용이 새나가지 않도록 함구령을 내렸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쇼는 글레이브의 결혼을 언급하는 등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몇 가지 사실을 털어놓았다.

“글레이브는 블랙오더의 일원”이라고 쇼는 입을 뗐다. “타노스(조시 브롤린)가 유니버스 곳곳에서 데려온 5명의 부관 중 한 명이다.” 글레이브는 역시 타노스의 부관으로 타노스가 유니버스를 파괴할 인피니티 스톤을 모으는 데 도움을 주는 프록시마 미드나이트(캐리 쿤)와 사랑하는 사이다. “글레이브는 미드나이트와 결혼한다”고 쇼는 말을 이었다. “그들은 마블의 슈퍼 악당 유니버스에서 할리우드 커플과 같은 존재인 듯하다. 어둠의 결혼이지만 두 사람은 전투에서 서로를 지켜준다.”

그들은 많은 전투에 참가한다. 이 영화에서 글레이브와 미드나이트는 타노스와 그의 다른 부관들과 함께 어벤져스,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닥터 스트레인지, 스파이더맨 등에 맞서 싸운다. 하지만 쇼가 이 작품에서 신체적으로 힘들었던 대목은 전투 장면뿐이 아니었다.

글레이브라는 캐릭터는 컴퓨터 생성 이미지를 바탕으로 하지만 쇼는 모션 캡처 수트를 입고 모든 신을 직접 연기했다. 그는 모션 캡처 작업이 이번 영화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모션 캡처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다. (컴퓨터에) 어떤 움직임은 읽히고 어떤 것은 읽히지 않는지를 파악하고 적응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 우리가 연기하는 캐릭터들이 실제 인간보다 크기 때문에 그 크기를 가늠해서 동작 연기를 해야 했다.”


글레이브라는 캐릭터는 컴퓨터 생성 이미지를 바탕으로 하지만 쇼는 모션 캡처 수트를 입고 모든 신을 직접 연기했다. / 사진:DISNEY.WIKIA.COM

TV 시리즈 ‘콘스탄틴’(2014~2015)과 ‘리미트리스’(2015~2016)에 출연했던 쇼는 마블 코믹스에서 글레이브라는 캐릭터의 역사를 조사한 뒤 그가 인간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난 글레이브가 마치 사마귀처럼 느껴져서 그를 곤충 같은 캐릭터로 표현했다”고 쇼는 말했다. 그는 글레이브 연기에 필요한 기술을 복습하기 위해 모교인 줄리아드 연기학교를 다시 찾아갔다. “이 캐릭터를 맡자마자 줄리아드 재학 시절 했던 신체연극(physical theater)이 떠올랐다”고 그는 말했다. “내가 배웠던 교수님 중 한 분을 찾아가 강의를 듣고 실습에 참여했다. 신체연극의 동작은 어떤 형태를 취하는 데서 시작한다. 정지된 프레임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이용해 그 캐릭터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소리를 낼 것인지를 가늠한다. 이 과정은 글레이브의 동작을 설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하지만 줄리아드는 쇼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철저한 비밀유지 수준에 대비하는 데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 조와 앤서니 루소 감독은 마블 스튜디오 10주년 기념작인 이 영화의 플롯을 출연진에게도 비밀에 부쳤다. 쇼는 대본 전체를 읽어보지 못하고 필요한 부분만 촬영 몇 주 전에 전달 받았다. 그 쪽대본마저도 촬영이 끝나면 반납해야 했다. 쇼는 “마치 007의 극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 같아 흥미진진했다”고 농담했다.

쇼가 만화책 팬이라는 사실이 이 영화 작업에 도움이 됐다. 어린 시절 만화가가 되는 게 꿈이었던 그에게는 마블 영화 촬영장에 발을 디디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었다. “촬영장에 간 첫날은 현장에 견학 온 팬 같은 기분이 들었다. 테이블에 앉아 대사를 읽고 있는데 조시 브롤린이 내 옆에 앉았다. 이게 꿈인가 싶었다. 하지만 모두가 서로 도우며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예상과 달리 현장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히어로 중 누구를 제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쇼는 악당을 더 좋아한다고 답했다. “난토르(크리스 헴스워스)의 열렬한 팬이다. 하지만 난 악당이 더 좋다. 로키(톰 히들스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쇼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누군가의 입장에 서서 연기를 한다는 건 재미있는 일이다. 상처받거나 조롱받고 미칠 듯한 상황에 처한 사람의 입장이 돼보는 건 일상에선 기대하기 어려운 소중한 체험이다.”

– 니콜 매서브룩 아이비타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