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유통업체의 미래는 ‘코스트코 모델’

일회성 고객과 판촉행사에서 탈피해 이른바 멤버십 모델 구축에 총력 기울여야


지난해부터 지난 4월 중순까지 27개 미국 소매업체가 대형 소매유통 업체가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 사진:AARON CHOWN-PA-AP-NEWSIS

지난해는 오프라인 소매유통 업계에는 잔인한 한 해였다. 소매유통 전문매체 리테일다이브에 따르면 21개 대형 소매유통 업체가 연방파산법 제11조에 따라 파산보호(채무이행 중단 이후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그 암울한 기운이 약화되지 않고 올해까지 계속된다. 지난 4월 중순까지 6개 소매업체가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전자상거래 업체의 부상, 쇼핑몰 공급과잉, 심지어 외식비 지출 증가까지 그 이유는 다양하다. 그런 문제는 이미 곳곳에서 많이 다뤄졌다. 여기서는 소매유통업의 쇠퇴 원인은 논하지 않겠다. 앞으로 쇼핑객이 어떻게 가상현실·스마트폰 또는 모바일 스토어를 통해 소매유통을 체험하게 될지도 이 글의 주제가 아니다. 여기서는 소매유통의 붕괴에서 살아남을 길을 제시할 수 있는 특정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투자자가 남들보다 앞서 어떻게 잠재적인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논할 예정이다.

충성 고객의 모색

표면상 소매유통은 접근하기 쉽고 소비자와 관련성이 깊은 사업이다. 어쨌든 우리는 매일 매장을 방문하고 온라인 쇼핑을 하고 브랜드들을 비교한다. 그러나 현명한 투자자는 항상 이 산업을 경계해 왔다. 대체로 하나의 근본적인 이유, 바로 고객이 변덕스럽다는 점에서다.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브랜드(가령 수십 년 동안 스포츠 의류의 대명사였던 나이키)도 가령 가장 중요한 십대 고객층이 아디다스 운동화로 쏠리면 갑자기 약세 조짐을 보일 수 있다. 간판 매장들의 잇따른 도산으로 쇼핑객의 발길이 뜸해지는 데 따른 쇼핑몰의 쇠퇴로 이 같은 어려움이 가중된다.

그렇다면 소매업체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객의 충성도가 문제의 핵심이라면 고객층과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니, 소셜미디어를 가리키는 게 아니다. 가장 유망한 기회는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전환에 있다고 본다. 소매업체는 일회성 고객과 극적인 판촉행사 의존에서 탈피해 이른바 멤버십 모델 구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유통업계의 일류업체들은 그렇게 해왔으며 나머지도 그 뒤를 따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

멤버십 모델의 장점

멤버십 모델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지만 소매유통 업계에선 그동안 극히 활용도가 낮았다. 일례로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는 단순한 멤버십 클럽 공식으로 30여년 간 시장 수익률 면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유지해 왔다. 코스트코 모델이 지닌 이점의 증거가 더 필요하다면 투자의 전설 워런 버핏의 부사수인 찰리 멍거가 그 회사를 “세계에서 가장 바람직한 자본주의 제도 중 하나”로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발자취를 따른 업체는 거의 없었다. 다음은 그들이 모르는 장점들이다. 멤버십 또는 회원제 모델은 특히 디지털 시대에 소매유통 업체들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준다. 첫째, 사업체가 대단히 선호하는 반복 수입을 제공한다. 그 가치는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사업주라면 누구나 너무나도 잘 알겠지만 웹사이트 방문자든 이발소 고객이든 재구매 고객(repeat customers)은 논스톱 마케팅의 비용과 고민을 덜어줌으로써 사업체에 혜택을 준다.

가입자 기반이 있으면 매달 매 시즌 또는 매년 제로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낫다. 새 회원을 끌어들이려 애쓰기보다 기존 회원을 만족시키는 데 더 쉽게 집중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는 반복적인 수입이 생기는 회사를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예컨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oftware-as-a-service,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만 제공하는 방식) 서비스 업계의 경우 반복적인 매출이 생기는 비즈니스 모델은 일회성 구매 모델을 가진 유사 사업체에 비해 2배나 높은 기업가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회원제에선 미래 예측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 수입의 발생과 관련된 비용과 수입 모두를 더 잘 예측할 수 있다. 가령 성탄절 대목 주간 중 대대적인 판촉 이벤트를 벌였다가 가령 눈보라로 망쳐버리는 것보다 훨씬 낫다.

끝으로 멤버십은 충성심을 유발한다. 고객이 유료 회원으로 가입한 회사에 ‘이해당사자’로서 연대감을 형성해 더 많이 이용하게 되거나 또는 예컨대 고객이 타사 브랜드로 갈아타기로 결정할 경우 전환비용(switching cost, 타사 제품으로 바꾸는 데 드는 비용) 등의 비용을 발생시킨다.

왜 회원제가 미래일까

특정 업종에선 반복적인 수입 모델이 일반적이다. 예컨대 임대 부동산, 케이블 TV, 또는 클라우드 회계 소프트웨어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소매유통과 소비재 업종에선 그리 흔치 않았다.

이 모델을 채택하는 기업이 갈수록 늘어난다. 고급 가구 소매업체 RH가 대표적이다. RH는 100달러를 내고 회원으로 가입하면 정상가 품목에서 25%를 할인해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혜택도 준다. RH 제품의 정상가격을 감안할 때 금방 본전을 되찾을 수 있다고 여길 수 있다. 필시 그런 이유에서 고객의 호응을 얻은 듯하다. RH는 최근 불과 2년 만에 핵심 사업의 95%가 회원 대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신생 기업도 이 방식을 채택한다. 스티치 픽스(Stitch Fix)는 회원제 형식으로 맞춤 패션을 판매한다. 처음에 20달러의 스타일링 수수료를 내면 구매할 때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 맞춤 의상을 골라 이용자가 선택한 횟수만큼 집으로 배달해준다.

2016년 유니레버가 인수한 달러 셰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의 회비는 5달러에 불과하다. 코스트코와 마찬가지로 제품 마진은 크지 않지만 고객과 더 장기적이고 끈끈한 유대관계로 보완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디지털을 통한 고객 관계의 부상으로 회원제 모델이 더 호응을 얻을 듯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회원제 유통업체가 고객에게 수시로 ‘깜짝’ 행사를 열고 그들의 데이터를 수집해 ‘대량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에 군침을 흘린다. 데이터를 수집하면 특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대규모로 제공할 수 있다. 이제껏 기술을 활용하지 않고는 사실상 불가능했던 일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충성도 높은 특정 고객층을 확보한 듯한 브랜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달러 셰이브 클럽이 대표적이다. 나이키 같은 대기업도 그럴 수 있다. 둘째 단순한 회원제 모델로 관심을 유도하는 기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복잡한 로열티 프로그램은 효과가 떨어진다. 금방 훑어보기가 어려운 데다 대체로 무료 서비스가 많다. 그리고 끝으로 회원 유지율에 주목하자. 예컨대 코스트코의 경우 90% 선을 웃돈다. 아주 높은 수치이며 80%대 중반만 넘어서도 훌륭하다.

소매유통업은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소매유통업체가 계속 진화해야 한다. 회원제 모델을 통한 지속적인 관계의 구축이 고객 내점율 감소를 반전시키고 장기적으로 더 자생력 있는 사업을 구축하는 핵심적인 방법이다.

– 아이작 피노 모틀리 풀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