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포영화는 너무 과장됐다”

‘엑소시스트’의 주역 엘렌 버스틴, 호러영화에 대한 생각과 최근작에 얽힌 이야기 들려줘


ILLUSTRATION BY BRITT SPENCER

엘렌 버스틴(85)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앨리스는 이제 여기 살지 않는다’(1974)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후 40년 이상 인기를 유지해 왔다. 그녀는 올리버 스톤 감독의 ‘W’에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바버라 부시 역으로도 주목 받았다.

버스틴이 최근작 ‘더 하우스 오브 투모로우(The House of Tomorrow)’(2017)에 출연하게 된 건 숙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우연한 행운’쯤은 될 듯하다. 그녀는 1970년대 한창 떠오르는 스타였을 당시에 괴짜 건축가이자 미래학자인 버크민스터 풀러(당시 나이 70대)와 친분을 맺었다. 버스틴은 ‘엑소시스트’(1973)를 촬영하던 중 풀러의 강의를 들었다.

“풀러는 철학·건축·발명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과 최고 수준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물이었다”고 버스틴은 말했다. “그는 매력적이면서도 아주 친절했다.” 이런 인연을 생각할 때 그녀는 ‘더 하우스 오브 투모로우’에서 풀러를 숭배하는 할머니 역할을 연기하기에 적격이다. 영화에서 그녀는 손자와 함께 지오데식 돔(지오데식 다면체로 이뤄진 반구형 건축물로 풀러가 개발했다)에 살면서 풀러의 미래학적 가르침을 철저히 따른다. 버스틴은 피터 리볼시 감독을 만났을 때 풀러와 젊은 시절 자신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건넸다. 리볼시 감독은 그 테이프의 장면들을 영화에 삽입했다.

풀러를 어떻게 만났나?

난 그의 대고모인 마거릿 풀러에 관심이 많았다. 그녀는 초월주의자로 랠프 왈도 에머슨,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같은 문인과 친구였다. 난 그녀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풀러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전화했다. 그의 조수는 어느 날 어느 시에 보스턴 공항에서 2시간, 혹은 다른 날 다른 시에 시카고 공항에서 5시간 동안 그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풀러는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공항에서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걸 싫어하는 게 분명했다. 난 시카고 공항 쪽을 택했다.

풀러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난 담배 한 가치를 꺼내 들고 “피워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가 “난 괜찮지만 당신을 생각해서 피우지 않는 게 좋겠다”고 대답했다. 내가 그에게 “담배를 안 피우느냐”고 되받자 그는 “안 피운다”며 “섬세한 감성에 방해가 되는 건 어떤 것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 일이 있은 지 얼마 안돼 난 담배를 끊었다.

다시 같이 일하고 싶은 감독이 있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을 좋아한다. ‘마더!’(2017)를 봤나?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되고 해석이 필요한 작품이다. 일종의 우화다. 그 영화를 아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난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겟 아웃’(2017)은 ‘엑소시스트’ 이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몇 안 되는 공포영화 중 하나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공포영화들이 너무 과장됐다. 난 공포영화 대본을 많이 받아봤는데 대다수가 멍청하고 역겨웠다. 그런 영화로 사람들을 겁먹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황당하다. ‘엑소시스트’가 성공한 이유는 서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관객을 현실로부터 악몽으로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겟 아웃’은 진짜 공포영화다. 아주 훌륭하다.

– 에밀리 고데트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