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가 과연 정답일까

탄력근로뿐 아니라 업무공간, 분산된 작업장의 네트워크 연결, 훈련과 기술을 적절히 조합해야 한다


고용주는 근로자가 원격지에서 근무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도구와 정책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원격근무의 유토피아적인 비전은 아직 많은 기업에서 실현되지 않았다. 재택 근무자든 각지에 분산된 팀이든 외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회사 밖에서 원격으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구축하지 못한 기업이 적지 않다.

욕구와 행동이 저마다 다른 여러 세대가 직장에서(그리고 직장 밖에서) 만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이 이런 역학 변화에 부응하는 방법을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예컨대 탄력근무에 관한 우리의 조사에서 젊은 세대는 일반적으로 사무실 근무를 선호하는 반면 베이비붐 세대는 재택근무를 원한다고 답해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그런 개인적인 취향 외에도 35세 이하 그룹의 48%가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 가장 생산적이라고 느끼는 반면 55세 이상 그룹에선 그 비율이 19%에 그쳤다.

분명 어디에나 들어맞는 만능키 같은 해결책은 없다. 본사 한곳에서만 근무하지 않는 근로자가 많아졌다. 고용주로선 근로자가 원격지에서 근무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도구를 제공할 뿐 아니라 적절한 절차와 정책이 기업 문화에 깔려 있어 기업이 다양한 근무 스타일을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할 책임이 있다.

기초를 튼튼하게

성공적인 원격근무 정책은 직원이 음성·동영상·메시지·이메일을 통해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기초를 다지는 데서 출발한다. 기업은 직원 성과, 사기, 유지, 생산성을 최적화하기 위한 탄력근로의 궁극적인 비전(직원이 주요 응용 프로그램, 데이터, 도구를 안정적이고 확실하게 이용하도록 보장)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물론 안전하고 안정적인 원격 근무 정책의 수립에는 그 밖에도 중요한 이점이 있다. 생산성에 차질이 생길 만한 중대한 시점에 업무를 계속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작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예를 들면 폭설이 내려 많은 사람이 출근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상황에 처할 때 효과적인 탄력근로 시스템(그리고 그 토대를 이루는 도구들)을 갖춘 기업은 업무 중단 시간과 생산성 저하를 최소화한다. 직원이 교통정체에 발목이 잡히거나 조퇴하거나 심할 경우 아예 결근할 필요 없이 원격으로 근무할 수 있다. 점심 때 아이들과 썰매를 타러 가서 한 시간 정도 근무를 빼먹더라도 말이다.

탄력근무의 문화 구축

하지만 원격근무 정책 한 가지 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런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근무지와 관계 없이 아웃풋·성과·생산성을 중시하는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적극 힘써야 한다. 팀원들이 어디서든 효과적으로 일하는 데 필요한 도구와 훈련으로 근로자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출발점이지만 특히 하나의 팀으로 일하는 시간을 배정해야 한다. 동영상 통화, 온라인 협력 도구 또는 그룹 채팅을 통해 브레인스토밍이나 협업하는 방식이다.

직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제공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성공적인 탄력근무 정책의 수립은 직원에게 언제 원격근무 도구를 사용하는 게 적절한지, 언제 원격근무를 해야 옳은지 그리고 언제 팀원들이 모여야 하는지를 이해하도록 돕는 게 핵심이다.

비디오 요인

집에서든 직장에서든 혼자 일하면 직원이 소속감을 갖기가 더 어려울 수 있으며 대면 소통의 뉘앙스를 놓칠 수도 있다. 기업이 탄력근무 정책을 도입하려 할 때 회사 외부에서도 동영상 커뮤니케이션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 이유다.

동영상 기술을 이용하면 곳곳에 분산된 직원들이 토론에 더 참여의식을 가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제스처·보디랭기지·시선교차 같은 온갖 비언어적 소통이 가능해 사람들간의 장벽도 제거된다. 부서 내 일체감을 강화해 곳곳에 분산된 인력 전반에 걸쳐 소속감·동기부여·생산성을 유지하는 데는 대인 소통 강화가 열쇠다.

적기적소

구세대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에서 재택근무를 선호할지 모르지만 우리 조사에선 전체 근로자의 28%가 원격근무할 때 동료나 관리자와 연락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젊은 세대 근로자가 사무실 근무를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밖에 직장생활의 인간관계 측면, 업무능력을 공개적으로 인정받으려는 욕구(출세를 원할 때 중요한 요인) 또는 경험 많은 선배 곁에서 일할 때 얻을 수 있는 별도의 지원과 조언이 또 다른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든 여러 곳에 분산돼 일하든 모두가 업무 현황을 파악해야 하며 필요할 때 연락할 수 있도록 하는 부서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예컨대 원격근무자에게는 실시간으로 연락 가능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현재 위치 정보가 대단히 유용하다. 또한 재택근무자가 협업도구를 이용해 함께 문서를 작성할 수 있으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다.

보안 대책

그 밖에도 여러 장소에 걸친 네트워크 유지, 직원이 실제로 사용하고 싶어 하는 편리한 기술 제공, 협업 도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직원 대상 훈련과 교육 등 기업이 아직 극복하지 못한 장애물이 많다. 하지만 기업이 직면한 가장 큰 현안 중 하나는 보안 문제다. 더욱이 유럽연합 개인정보보호법(GDPR)이 발효됨에 따라 직원과 회사를 보호하는 보안 시스템의 구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특히 원격근무자가 있는 조직은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

● 철저한 데이터 접근 통제와 원격근무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인증절차의 도입

● 원격근무자가 중요한 회사 데이터에 접근해 빼돌릴 수 없도록 하는 데이터 유출방지 시스템의 구축

● 원격 접속 기기의 위협으로부터 네트워크를 보호하는 기기 보안 정책으로 앱을 배치·관리하는 등 원격지 근로자 기기의 안전과 보안 확인

회사 인력이 계속 진화·적응·성장함에 따라 기업은 여러 세대에 걸친 직원의 기호와 사업의 필요성 간에 균형을 이루는 탄력적인 근로정책을 채택해야 한다. 업무공간, 탄력근로 정책, 여러 곳에 걸친 네트워크 연결, 훈련과 기술의 적절한 조합을 이루는 한편 팀에 알맞은 가치와 문화를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루퍼스 그리그

※ [필자는 영국 통신 서비스 업체 메인텔의 최고기술책임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