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 속의 기억을 편집한다

두뇌의 전기활동 조작해 일어나지 않을 일 경험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기술 개발 중


우리가 본 적 없는 일들의 기억을 우리 머리 속에 심어 넣을 수 있는 기술의 토대가 될 수도 있다. / 사진:OSCAR G. MASON-J.C. DALTON-PHILADELPHIA-LEA BROTHERS & CO.-AP-NEWSIS

일어나지 않을 일을 경험했다고 생각하도록 우리 두뇌를 속일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터무니없는 소리 같지만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의 신경학 연구팀이 두뇌의 전기활동을 조작해 그런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홀로그래픽 프로젝션으로 불리는 이 기법은 홀로그래픽 두뇌 모듈레이터라는 장비를 이용한다. 광선을 이용해 실제 두뇌활동 패턴을 모방하도록 두뇌의 뉴런(신경세포)을 활성화 또는 억제하는 장비다. 이런 방법으로 두뇌를 속여 전에 느끼거나 감지하지 못했던 뭔가를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

궁극적으로 버클리 연구팀은 수천 개의 뉴런을 동시에 제어함으로써 실제 두뇌반응 패턴을 모방할 수 있게 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 기술은 여러 분야에 유용하게 응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예컨대 이 기법을 이용해 언젠가 의수·의족을 제어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는다. 사지마비 환자들이 촉감을 느끼고 나아가 카메라 렌즈의 이미지를 실제 두뇌활동으로 변환함으로써 시각장애인이 사물을 볼 수도 있다.

버클리대학 분자·세포생물학과 앨런 마딘리 조교수는 “두뇌가 활성화 패턴을 해석하는 데 필요한 정밀함을 갖췄기 때문에 신경보철(neural prostheses) 분야에 큰 잠재력을 지닌다”고 말했다. “두뇌의 언어를 읽고 쓸 수 있다면 그 언어로 말을 걸 수도 있으며 두뇌가 그 메시지를 훨씬 잘 해석할 수 있다. 장차 추가적인 또는 강화된 감각을 지닌 가상 두뇌 임플란트가 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을 향한 먼 여정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영향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그런 능력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대체하거나 우리가 본 적이 없는 일들의 기억을 우리 머리 속에 심어 넣을 수 있는 기술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마딘리 조교수 연구팀은 홀로그래픽 두뇌 조절기 시제품 모델과 생쥐 대상 시험을 소개하는 새 논문을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모듈레이터를 이용해 생쥐 두개골 중 광선이 두뇌에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을 통해 광 펄스를 쏘았다. 초당 300회씩 발사된 이들 펄스 각자가 두뇌의 작은 영역에서 한 번에 최대 50개씩 뉴런을 활성화했다. 각 영역에는 수천 개의 뉴런이 존재한다. 연구팀은 생쥐를 이 광선에 노출시키기에 앞서 뉴런의 기능을 바꾸는 바이러스를 생쥐들에게 투여하고 광펄스를 쬐 신경세포가 활성화하도록 했다.

버클리대학 논문의 또 다른 작성자인 니콜라스 페가르드 연구원은 “가장 큰 발전은 공간과 시간상 정확하게 뉴런을 통제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활성화하고자 하는 특정 뉴런 집합을 겨냥해 그들이 평소 작동하는 특징적인 규모와 속도로 활동하게 하는 능력이다.”

연구팀은 생쥐 머리가 고정된 상태로 러닝머신 위를 걷는 동안 뇌에서 촉각·시각·운동기능과 관련된 부위에 대해 모듈레이터를 테스트했다. 생쥐에게서 어떤 행동의 변화는 관측되지 않았지만 평소 감각 자극에서 나타나는 것과 비슷한 두뇌 활동이 측정됐다. 그 기법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현재 이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두뇌의 작은 영역에만 효과가 있으며 대형 장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연구팀은 두뇌의 더 큰 부위에 작용할(따라서 행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칠) 만큼 이 기술의 규모를 확대할 뿐 아니라 배낭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장비를 소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아리스토스 조지우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