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로 미국 시장 점령한 현대차그룹

제네시스·현대차·기아차가 미국서 실시된 신차 품질조사 1~3위 석권 … “차체 성능뿐만 아니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도 뛰어나”
(왼쪽부터) 현대차 미국법인 최고운영책임자 브라이언 스미스, 제이디파워 관계자 조프리 모티머-램, 현대차 미국법인 안전 품질 서비스 책임자 오마 리베라가 올해 IQS 소형 SUV 차급 최우수 품질상을 수상한 현대 투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COURTESY OF HYUNDAI MOTOR

“한국 자동차 브랜드는 미국인 운전자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한국 자동차 브랜드 품질이 일본과 독일을 넘어섰다.” (포브스)

“한국 자동차가 품질 순위에서 포르쉐를 눌렀다.” (블룸버그)

지난 6월 20일 미국 주요 일간지를 장식한 헤드라인이다. 이날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신차 품질조사(IQS)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브랜드인 제네시스, 기아, 현대차가 1~3위를 석권하자 미국 언론은 해당 사실을 앞다퉈 보도했다.

제네시스는 이번 신차품질조사에서 전체 브랜드 중 1위, 프리미엄 브랜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독일과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가 양분해온 미국 시장 진출 2년 만에 최고 성적인 68점을 기록했다. 제네시스에 이어 전체 2위를 차지한 기아차는 독일·미국·일본 등 수많은 경쟁 브랜드를 제치고 4년 연속 일반 브랜드 1위에 올랐다. 현대차도 전체 3위, 일반 브랜드 2위를 달성하고 투싼으로 소형SUV 차급 최우수 품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차종 개별 순위에서도 현대차그룹은 두각을 나타냈다. 각 차급별로 선정된 우수 품질 차종 54개 가운데 10개가 현대차그룹에서 나왔다. 제네시스 EQ900(현지명 G90)과 현대차의 투싼, 기아차의 리오와 쏘렌토는 각 차급에서 최우수 품질 차종으로 평가받았다. 미국 IT전문지 씨넷은 “한국 자동차가 품질보다 저가 공세로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잘못된 믿음은 이제 완전히 산산조각났다”고 보도했다.

IQS는 JD파워가 1987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미국 최고 권위의 신차 품질조사다. JD파워는 11월부터 그 다음 해 2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를 대상으로 구입 후 3개월이 지난 차량의 고객에게 233개 항목에 대한 품질 만족도를 조사한다. 이를 100대당 소비자의 불만건수로 수치화해 순위를 매긴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만족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QS는 미국인 소비자의 차량 구매 기준이 되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에 중요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미 언론과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블루링크, 기아차의 UVO(유보) 등 IT 시스템의 우수성을 높은 순위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포브스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차체의 성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업계 최고의 커넥티드카 기능도 갖췄다”며 “블루링크와 UVO는 사용이 간편해 다른 커넥티드카 개발 업체들도 현대차와 기아차를 뒤따른다”고 분석했다.

데이브 사젠트 JD파워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의 제조사들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제품의 사소한 부분에도 신경을 기울인 결과 상위권을 휩쓸었다”며 “그들은 설계 단계부터 미국 소비자의 요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소비자에 대한 지식을 철저하게 제품에 적용했다”고 평했다. 사젠트는 “요즘엔 기계에서 불량이 발생하는 일이 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시스템이다. 기계 고장보다 인포테인먼트 디자인 결함이 소비자를 더 화나게 한다”며 현대차와 기아차가 이 부문에서 뛰어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차량 순위가 높은 이유는 제품의 전자장치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복잡하지 않고 간편해서 소프트웨어로 인한 고장이나 사용자의 혼란 등의 문제가 적기 때문이다.” 사젠트에 따르면 이번 순위에서 하위권을 기록한 볼보나 랜드로버 등 브랜드의 경우 소비자는 복잡하고 쓰기 어려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많은 불만을 표했다.

런칭하자마자 2년 연속 최고의 성적을 낸 제네시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탄생해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6년 8월 독자 브랜드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자마자 이듬해 IQS 프리미엄 브랜드 1위를 거머쥐었다. 씨넷은 “제네시스는 독립 브랜드가 된 지 2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개량된 G80과 신형 G70이 앞장서서 브랜드 순위를 끌어올렸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미국은 중국과 함께 전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 포르쉐, 벤츠, BMW, 렉서스 등 글로벌 프리미엄 세단의 대표적인 판매 거점이자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여겨진다. 제네시스가 이번 신차품질조사에서 우수한 품질평가를 받은 것은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은 물론, 대한민국 프리미엄 브랜드의 높은 품질기술력을 증명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G70, G80, G90 등으로 프리미엄 라인업을 완성한 제네시스 브랜드는 내년 브랜드 최초의 프리미엄 SUV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SUV시장에서 다시 한번 우수한 품질 경쟁력을 입증할 계획이다.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사업부 부사장은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에서 2년 연속 최고의 성적을 낸 것은 제네시스가 소비자로부터 신뢰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라며 “제네시스는 앞으로도 항상 고객을 최우선으로 두고 최고의 품질을 위해 타협하지 않는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기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