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도 소비자도 ‘착한 패션’에 앞장서야

5년 전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건물 붕괴로 1138명이 사망한 이후 근로자와 환경에 해로운 관행 개혁하는 ‘패션혁명’ 일어나
지난 4월 라나 플라자 붕괴사고 5주기를 맞아 사고현장에서 한 여성이 희생자의 사진을 들고 있다. / 사진:A.M. AHAD-AP=NEWSIS

5년 전만 해도 패션에서 지속가능성은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2013년 4월 24일 패션업계에 날카로운 알람벨이 울려 퍼졌다. 방글라데시 다카 외곽의 라나 플라자 공장 건물이 붕괴되면서 1138명이 깔려 죽고 2500명이 다쳤다.

사고 전날 그 8층짜리 건물에 균열이 보였다. 직원들은 국제적인 대형 판매점에 공급할 의류 작업을 연기하자고 간청했다. 그들의 탄원은 묵살됐다. 그 뒤 패션계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고 이후 거센 항의시위가 촉발됐다.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 오르솔라 드 카스트로와 영국의 사회적 기업가 캐리 소머스는 이 비극적인 사고에 분노했다. 그들은 며칠 뒤 비영리 단체 ‘패션혁명(Fashion Revolution)’을 설립했다. 이 사고로 촉발된 변화 모멘텀을 이용해 패션계를 개혁하려는 목적이었다. 그들은 라나플라자 붕괴를 더 광범위한 문제로 봤다. 근로자와 환경 모두에 지속가능하지 않은 의류 생산 방식이었다. 이들은 현 시점에도 여전히 공명을 얻는 테마다. 유엔은 지난 6월 5일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일반대중과 정책입안자들에게 플라스틱 오염 감축 노력을 촉구했다.

패션 업계에선 비극적인 인명손실뿐 아니라 엄청난 수준의 쓰레기가 배출된다. 2000년 이후 전 세계 의류 생산은 두 배로 늘었다. 요즘엔 연간 800~1000억 점의 의류가 생산된다. 그러나 원상을 복구하는 재활용은 거의 불가능하다. 대부분 매트리스 충전재료로 쓰이거나 우리가 버린 폐기물을 원하지 않는 개발도상국으로 보내진다고 드 카스트로 디자이너는 말한다. 미국에서만 연간 1500만t 이상의 천이 버려진다. 대략 1인당 47점에 상당하는 의류다.

2013년 라나 플라자 의류공장 붕괴 후 몰려든 주민이 구조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 사진:A.M. AHAD-AP=NEWSIS

드 카스트로 디자이너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폐해에 관해서는 익히 알려졌으며 패션에서 많은 폐기물이 배출된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의류 세탁·관리 방식으로 인해 잠재적으로 바다의 플라스틱 오염 중 많은 부분에 섬유업계의 책임이 있다.”

‘패션혁명’이 연례 투명성지수를 선보인 뒤 드 카스트로 디자이너는 “5년 전까지만 해도 이처럼 대형 패션 브랜드가 지속가능성 정책을 마련하는 건 비현실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 투명성지수는 업계 150대 브랜드의 관행을 조명한다. 드 카스트로 디자이너는 “요즘처럼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오히려 지속 가능한 또는 윤리적인 디자인 또는 생산 방식을 선택하는 브랜드에는 큰 낙인이 찍히는 편이었다”고 말했다. 요즘엔 고객이 의류 생산지를 확인한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그리고 답변을 준비하지 않는 브랜드는 후유증을 각오해야 한다.

라나 플라자 붕괴사고 이후 ‘패션혁명’은 이름뿐인 조직으로 남기보다는 재단사부터 CEO까지 의류 생산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개인을 참여시켜 개혁을 실천하고자 했다. 평생을 지속가능성에 헌신해온 드 카스트로 디자이너는 패션산업이 우리 삶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심하게 단절됐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패션이 환경과 인류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려면 개방성, 결과에 대한 책임의식, 그리고 경계심이 필수적이다.

패션은 대단히 복잡할 뿐 아니라 농업에서 통신에 이르기까지 다른 많은 산업을 아우르는 산업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아주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패션 공급망이 그렇게 단절된 것이다. 실제 의류를 완성하기까지 최대 17가지 공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수백만 명이 그 과정에 관여한다. 패션은 원자재를 많이 이용하는 산업이기도 하다. 석유부터 동물까지 상당수 자재가 오염을 유발한다.

낙담할 필요는 없다고 드 카스트로 디자이너는 말한다. 의류는 다수가 애착을 갖는 품목이며 지구 상의 거의 모두에게 필수품이다. 그리고 패션 고객은 변화를 일으킬 힘을 갖고 있다. 그녀는 “패션 공급망은 아주 먼곳에 있는 육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사람의 옷장도 패션 공급망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매일 아침 그날 입을 옷을 선택할 때 패션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옷의 생산자가 누구인지 뿐만 아니라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쓸모없어졌을 때 어떻게 되는지 아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

그녀는 “패션의 미래가 아름다워지기”를 희망한다. “패션은 다양하다. 우리 옷장에는 슬로 패션, 패스트 패션, 빌린 의류 패션, 수선 의류 패션, 디자이너 패션 등이 있다. 패션업계가 사람들에게 정말로 공정한 대가를 주고 환경을 보호하는 산업이 되기를 바란다.”

– 캐슈미라 갠더, 키아라 브램빌라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