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스트립의 마법 깰까 두려웠다”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2’에서 젊은 도나 역할 맡은 신예 릴리 제임스의 멋진 성공
릴리 제임스는 ‘맘마미아!2’에서 젊은 도나 역할을 맡았다 / 사진:AP-NEWSIS

스웨덴 출신의 혼성 팝그룹 아바(ABBA)의 음악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는 2008년 개봉되면서 멋진 춤과 신나는 음악으로 팬들의 눈과 귀를 압도했다. 필리다 로이드 감독이 만든 ‘맘마미아!’는 전 세계에서 6억980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이제 그 후속편 ‘맘마미아!2’(국내개봉 8월 8일)가 나왔다. 이번 작품은 팬들에게 약간 달리 보일 듯하다. 영국 출신의 신예 릴리 제임스(29)가 중요한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제임스는 2015년 개봉된 디즈니 동화 실사판 ‘신데렐라’에서 주인공 역을 맡아 뜨기 시작했다. 그 이래 그녀는 ‘베이비 드라이버’ ‘다키스트 아워’ 같은 영화와 함께 호평 받은 영국 드라마 ‘다운튼 애비’에도 출연했다. ‘맘마미아!2’에선 그녀가 젊은 도나 셰리던을 연기한다. 전편에서 노련한 연기파 배우 메릴 스트립이 맡았던 역할이다.

‘맘마미아!2’는 갓 임신한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가 그리스의 작은 섬을 배경으로 어머니 도나의 과거 추억과 비밀을 알아가는 과정을 따라 펼쳐진다(전편에서도 사이프리드는 생물학적 아버지를 찾기 위해 어머니 도나의 옛 남자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으는 예비 신부 소피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음악에 아바가 직접 참여했을 뿐 아니라, 뮤지컬 영화 사상 최고의 캐스팅인 오리지널 멤버 총집합과 개성 만점의 뉴캐스팅이 직접 노래를 모두 부르며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 영화다.

‘맘미미아!2’는 소피가 세 아버지에게 호텔 그랜드 오픈 기념 파티 초청장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도나와 소피 모녀가 이야기를 끌어간다. 다만 세상을 떠난 도나를 대신해 젊은 도나 역을 맡은 제임스가 극의 대부분을 채운다. 스트립은 끝부분에 잠시 등장한다. 음악은 전편에 나온 잘 알려진 곡 외에도 아바의 새로운 곡들을 선보여 캐릭터들의 내면을 다채롭게 묘사한다. 특히 스트립을 잇는 제임스가 인상적이다. 그녀는 싱그러우면서도 아련한 목소리로 젊은 도나 역할을 잘 소화해낸다.

현시대 최고의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스트립이 연기한 역할을 다시 맡는다는 것은 어떤 뛰어난 배우에게도 두려울 수밖에 없다. 제임스는 치열한 오디션 과정을 거쳤다. 촬영 도중 발가락이 골절돼 진통제를 잔뜩 삼키며 버티기도 했다. 또 스트립을 가장 잘 흉내 내기 위해 목소리도 바꿨다. 무엇보다 제임스는 젊은 도나 역할과 ‘맘마미아!’ 팬들, 그리고 스트립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숙제’를 열심히 했다.

스트립은 영화 끝부분에서 잠시 등장한다 / 사진:AP-NEWSIS

“당연히 주눅 들고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고 제임스가 뉴스위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말했다. “하지만 난 메릴 스트립이 도나 셰리던 역에서 창조해낸 그 마술을 깨지 않고 어느 정도 따라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선물이고 영광이며 기회인지를 깨달았다. 대담함을 불어넣어 주는 마술이었다. 정말 멋진 느낌이었다. ‘맘마미아!’에서 한 스트립의 노래와 연기를 숱하게 반복해서 봤다. 그녀의 초기 영화들도 연구했다. 단순히 모방만 하지 않고 그와 비슷한 수준으로 연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제임스는 오디션 과정이 “매우 두려웠다”고 돌이켰다. 그녀는 테스트에서 감독과 안무가, 제작진 앞에 서서 노래를 몇 곡 부르고 한 장면을 연기했다. 며칠 뒤 낙점 받았다는 연락이 왔다. 그녀는 사이프리드, 피어스 브로스넌, 콜린 퍼스, 크리스틴 바란스키 등의 전편에 나왔던 기라성 같은 배우들과 합류했다.

사실 제임스는 ‘맘마미아!’의 무대 공연에 익숙했다. 어려서 그 뮤지컬을 여러 번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영화에서 이 역할을 맡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그녀는 돌이켰다. “난 ‘맘마미아!’에 나오는 모든 노래의 가사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아바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그들의 춤을 따라 추며 자랐다. 지난해 어머니 생신 때 테이블 위에 올라가 아바 춤을 췄다. 그런데 몇 달 뒤 나는 실제로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아바 멤버인 베니 안데르손과 비요른 울바에우스와 함께 녹음했다. 정말 마법에 홀린 것 같았다. 그것이 나의 운명이고 인연인 듯 느껴졌다.”

‘맘마미아!2’의 한 장면(앞줄 왼쪽부터 줄리 월터스, 피어스 브로스넌, 아만다 사이프리드, 크리스틴 바란스키). / 사진:AP-NEWSIS

“때때로 배우로서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역할이 있다고 느낄 수 있다”고 제임스는 덧붙였다. “전편 영화에서 사이프리드도 그랬을 것이다. 자신이 너무나 원했던 역할이고 자신에게 꼭 맞는 역할이라고 느꼈을 것이라는 뜻이다. 나도 이 역할에서 그랬다.”

제임스는 ‘맘마미아!2’ 외에 다른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올 상반기에 영화 ‘건지 감자 껍질파이 북클럽’과 ‘리틀 우즈’ 두 편을 찍었다. ‘쏘리 투 보더 유’에서도 테사 톰슨이 맡은 역할의 ‘백인 영국 여성 목소리’ 연기를 했다. 그러나 제임스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건 역시 뮤지컬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노래하는 역할을 계속하고 싶다는 얘기였다.

제임스에게 ‘맘마미아!2’는 꿈에 그리던 기회를 줬다. “딱 내 역할이었다. 촬영하면서 너무 좋았고 어느 때보다 행복했다.”

– 도리 잭슨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