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 어디까지 가봤니?

보통사람에게 우주관광은 백일몽일지 모르지만 민간인 대상의 우주관광업이 태동 조짐 보인다
달에 착륙한 스페이스X 대형 로켓 디자인의 개념도. 지난해 9월 일론 머스크가 공개했다 / 사진:SPACEX-AP

미국인 엔지니어 겸 사업가 데니스 티토는 2001년 2000만 달러를 내고 세계 최초의 공식 우주관광객이 됐다. 그는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올라간 뒤 거기서 8일을 보내 그 시설을 돈벌이에 이용한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티토 이후 6명의 유료 관광객이 더 ISS를 다녀갔다. 제각기 1인당 2000만 달러를 내고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했다. 2009년을 마지막으로 러시아 당국은 ISS 우주여행을 중단했다. 그러나 상업적 우주여행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다소 낮은 궤도지만 억만장자가 아니더라도 욕심 낼 만한 가격이다.

보통 사람에게는 상업적 우주여행이 백일몽처럼 들리겠지만 일부 자금 두둑한 우주 업체들이 기지개를 켜며 밑밥을 던지는 태동기에 있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는 자신의 항공우주 업체 블루 오리진의 탑승권 가격이 20만~30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버진 갤럭틱이 제시한 25만 달러에 필적하는 가격이다. 승객은 3~6분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고 지구의 만곡과 별들의 비할 데 없는 장관을 감상하게 된다.

이들 우주관광 상품과 기술이 대부분 초기 단계인 탓에 민간업체에는 가격책정이 아슬아슬한 줄타기 곡예와 같다. 사업자들은 충분한 숫자의 소비자가 지갑을 열 만큼 낮으면서도 상업적으로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을 만큼 높은 가격대를 찾아야 한다. 현재 베조스 CEO가 제시한 가격은 그런 점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하다. 실제로 그의 지출을 감안하면 여유 자금을 가진 행운아들에게 주는 선물에 가깝다.

블루 오리진이 여행업에 사용할 계획인 뉴셰퍼드 로켓은 2006년부터 개발돼 왔다. 1회 발사에 민간 우주인 6명이 탑승하며 발사 비용은 수천만 달러에 달한다. 일론 머스크에 따르면 팰컨 9 로켓 발사에는 6200만 달러, 더 덩치가 큰 팰컨 헤비에는 9000만 달러가 든다.

상당히 큰돈 같지만 로켓을 개발하는 데도 수십억 달러가 든다. 베조스 CEO는 블루 오리진 운영자금으로 1년에 10억 달러 정도를 대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블루 오리진의 뉴글렌 로켓 비용만 25억 달러였다. 10년에 걸쳐 개발된 초기 모델 뉴셰퍼드의 비용은 같거나 더 높았을 수 있다.

각각 30만 달러씩 내는 6명의 탑승자로부터 블루 오리진이 받는 돈은 모두 180만 달러.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1회 발사 비용으로는 턱도 없는 가격이다. 로켓 개발, 그리고 성공적인 발사에 필요한 인적·기술적 자원까지 감안하면 그야말로 ‘껌값’이다.

제프 베조스 CEO는 자신의 항공우주 업체 블루 오리진의 탑승권 가격이 20만~30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사진:AP-NEWSIS

그렇다 해도 이 신생시장이 자리 잡으려면 어디선가는 판을 키워야 한다. 재사용 가능한 로켓 설계와 운영면에서의 기술적 발전으로 발사비용이 엄청나게 줄었다. 재사용 가능한 로켓의 이륙 비용은 수천만 달러다. 1회용 로켓에는 수억 달러가 들었을 것이다. 기술은 아직도 발전하고 있으며 관련 기업들이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장차 분명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시장이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베조스 CEO는 그때까지 블루 오리진을 자신의 중점 과업으로 삼겠다며 필요한 만큼 계속 자금지원을 다짐했다.

계획된 비행노선에선 탑승객을 실은 로켓이 카르만 선까지 올라간다. 대기가 끝나고 진짜 우주가 시작되는 지구 상공 약 100㎞의 개념상 경계선이다. 앞으로 우주 408㎞ 상공에 있는 ISS를 다시 왕래할 수도 있다. 2016년 ISS에는 숙박 인프라가 추가됐다.

ISS에는 연간 30~40억 달러의 유지·운영비가 든다. 그리고 추산에 따라 다르지만 퇴역일자가 4~8년 내로 다가온다. 미국 정부는 그것을 퇴역시키기보다 ISS를 점차로 민간 부문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몇 년 뒤에는 우주탐사의 중대한 벤처사업 중 하나의 미래를 여는 데 우주여행이 중요한 역할을 할지 모른다.

그러나 역사책만 들여다봐도 우주비행의 위험이 잘 드러난다. 그리고 우주라는 빈 공간의 관리는 입법가들에게 큰 난제다. 현재 규정에 따르면 민간인 탑승자는 위험을 인식하고 받아들인다는 ‘납득에 의한 동의(informed consent)’ 양식에 서명해야 한다. 이 규정은 미국법에는 2004년 상업우주발사개혁법으로, 그리고 영국법에는 2018년 우주산업법으로 법제화됐다.

타인에게 주는 피해는 이런 양식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리고 우주비행 사업자들은 제3자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1967년 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 같은 초기 국제협약에선 정부 개체든 비정부 개체든 우주에서의 모든 활동은 국가의 승인과 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에 따라 감독을 받는 개체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는 모두 국가에 책임을 묻게 된다. 장차 보험사들이 필시 외계여행 보험을 출시하면 사업자들이 시장을 키워나갈 전망이다.

블루오리진, 버진 갤럭틱과 기타 업체 구상의 오랜 지연에도 불구하고 민간 우주여행업의 보편화는 가정이 아니라 시기의 문제다. 기술 발전, 수요 증가, 발사와 티켓 가격의 하락으로 혁신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미래 세대에 우주여행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 로이조스 헤라클리어스

※ [필자는 영국 워릭대학 워릭 비즈니스 스쿨의 전략학 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