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색인종 레즈비언도 꿈 좇을 수 있다”

MTV의 VMA에서 ‘올해의 푸시 아티스트’로 선정된 헤일리 키요코, 성 정체성 표현한 작품으로 자부심 드러내
키요코는 가수와 배우, 댄서, 작곡가, 감독 등 1인 5역을 해낸다. / 사진:YOUTUBE.COM

지난 8월 20일 열린 2018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VMA)에서 헤일리 키요코(27)가 SZA와 노아 사이러스, 칼리드를 제치고 ‘올해의 푸시 아티스트 상’(장래가 촉망되는 아티스트에게 주어지는 상)을 받았다.

키요코는 수상 사실이 발표됐을 때 레드카펫에서 이뤄진 즉석 인터뷰에서 “날 울리려고 그러는 것인가? 난 아직 유명인사들을 만나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키요코가 트로피를 머리 위로 들어올렸을 때 그녀의 감동이 그대로 전해졌다. “이 트로피는 유색인종 레즈비언도 자신의 꿈을 좇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팬 여러분을 사랑한다. 이 상은 팬들이 준 것이다. 우리가 해냈다. 20게이틴(GAYTEEN)!”[‘20게이틴’은 키요코가 올 초 자신의 트위터에 올해는 ‘트웬티 에이틴(2018, Twenty Eighteen)’이 아니라 ‘트웬티 게이틴’이라면서 성소수자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

키요코는 가수와 배우, 댄서, 작곡가, 감독 등 1인 5역을 해낸다. 2015년부터 자신의 뮤직 비디오를 모두 직접 감독했다. “열세 살 때부터 이렇게 해왔다. 어린 꼬마가 아파트에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려 애쓰면서 뮤지션이 될 기회를 기다려 왔다.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2년 전만 해도 난 청중이 50명밖에 안 되는 곳에서 노래했다.”

키요코가 VMA에서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그녀가 대중음악계에 등장한 지는 꽤 된다. 그녀는 2007년 스터너스의 창단 멤버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 그룹은 저스틴 비버의 ‘마이 월드 투어’에서 오프닝 무대에 서기도 했지만 2011년 해체됐다. 키요코는 니켈로디언의 시트콤 ‘언패뷸러스(Unfabulous)’에서 배우로 데뷔했다. 그 후 ‘우리 가족 마법사(The Wizards of Waverly Place)’ 등 디즈니 채널의 몇몇 프로그램과 디즈니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 ‘레모네이드 마우스’에 출연했다.

2013년엔 첫 번째 EP 음반 ‘A Belle to Remember’를 발표했다. 키요코는 그 후 레즈비언으로서의 정체성에 안정감을 갖게 되면서 뮤지컬 스타일이 한층 더 성숙해졌다. 2015년 나온 EP 음반 ‘This Side of Paradise’에서 싱글 ‘Girls Like Girls’를 선보였으며 이 노래의 뮤직 비디오를 오스틴 윈첼과 공동 감독했다.

키요코는 이후 자신의 뮤직 비디오를 모두 혼자서 직접 감독했다. 2016년엔 또 다른 EP 음반 ‘Citrine’을, 지난 3월엔 데뷔 앨범 ‘Expectations’를 발표했다. ‘Expectations’에는 ‘Sleepover’ ‘Feelings’ 등의 싱글과 켈라니가 피처링한 ‘What I Need’가 수록됐다. 키요코는 ‘Expectations’를 발표한 뒤인 지난 4월 ‘지미 키멜 라이브!’에서 처음으로 TV 라이브 공연을 했다.

키요코는 과거 인터뷰에서 처음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작품에 드러내는 것이 아티스트로서 받아들여지는 데 문제가 되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5년 ‘Girls Like Girls’를 발표한 뒤 깨달음을 얻었다. 그녀는 지난 3월 빌보드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때 난 ‘빌어먹을, 이젠 별 수 없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이 일을 하려 들지 않으니 나라도 해야겠다는 책임감 같은 걸 느꼈다. 그래서 독자적인 아티스트로서의 길로 들어섰다. 내가 늘 바라던 일이다. 당당하게 내 목소리를 내고 섹시한 여자들에 관해 노래하는 것.”

– 에밀리 조그비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