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몸에 양보하세요

케스케이드 호프와 보리, 미네랄, 방향유를 이용한 스파로 몸과 마음의 피로를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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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리건 주 시스터스에 새로 문을 연 ‘맥주 스파’에 가면 호프를 넣은 따뜻한 물로 스파를 즐길 수 있다.

“내 손이 세상에서 제일 부드러워요.” 지난 3월 초 미국 오리건 주의 사막 도시 시스터스에서 마이크 보일을 만났을 때 그가 한 말이다. 보일이 가진 건 세상에서 제일 부드러운 손이 아니라 뛰어난 마케팅 기술이다. 그가 동업자 샐리 챔파와 함께 얼마 전 오지나 다름없는 곳에 문을 연 사업체로 미국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도 그 때문인 듯하다.

‘호프 인 더 스파(Hop in the Spa)’라는 이름의 그 업체는 맥주의 원료인 호프를 이용한 스파(보일의 손이 부드러운 이유다)다. ‘미국 최초의 맥주 스파’라는 재치 있는 광고 문구를 내세웠지만 실제 맥주가 쓰인 건 내가 그곳에 갔을 때 보일이 내게 마시라고 준 게 전부였다. 맥주를 마신 후 난 따뜻한 물에 케스케이드 호프와 보리, 미네랄, 허브, 방향유를 넣은 향나무 욕조 안에 25분 동안 몸을 담갔다.

지난 2월 스파를 오픈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공짜 홍보 기회가 쏟아져 들어왔다. CNBC, 맥심, 멘스 저널, 매셔블, 브로바이블 등의 매체들이 심지어 이곳에 직접 와보지도 않고 칭찬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미국이 드디어 잠에서 깨어났다. 이제 은행 잔고를 줄여가며 유럽까지 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제대로 된 맥주 스파를 즐길 수 있다.”

사실 ‘미국 최초의 맥주(또는 호프) 스파’라는 아이디어는 유럽에서 얻었다. 체코부터 독일까지 유럽 곳곳에 이런 스파가 여러 군데 있다. 하지만 그중에 실제 맥주에 몸을 담그는 곳은 두 곳밖에 없다. 보일은 한 친구가 건네준 팸플릿을 보고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챔파와 함께 오리건 주 곳곳을 돌아다니며 어떤 호프가 스파에 가장 적합할지 조사했다. 전에 자동차 사고로 알게 된 마사지 테라피스트도 함께 다녔다. 이 스파는 1인당 이용료 75달러에 여러 가지 패키지를 제공한다. 보일에 따르면 호프에 몸을 담그는 입욕법은 건강상 특별한 이점은 없지만 방향유는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호프는 죽은 세포를 벗겨내는 효과가 있다.

실제 경험해본 느낌은? 캐스케이드 산맥을 따라 3시간 동안 운전한 끝에 호프 인 더 스파에 도착했을 때 약간 지쳐 있었다. 편안한 의자에 앉아 맥주를 마시니 긴장이 풀렸다. 욕조에 몸을 담갔을 때 특별한 느낌은 없었지만 모든 입욕법이 그렇듯이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다. 욕조에서 나와 마사지를 받고 나니 근심 걱정이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손도 조금 부드러워진 듯했다.

– 윈스턴 로스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