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여신상보다 2배 높은 동상

인도 독립운동 지도자 사르다르 발라브바이 파텔의 청동상 높이 182m … 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 모으는 한편 정치적 꼼수라는 비난도

인도 조각가 람 V. 수타르가 제작한 이 동상은 3등급 허리케인과 진도 6.5의 지진을 이겨내도록 설계됐다. / 사진:WIKIPEDIA.ORG

세계 최대 높이의 동상이 최근 인도에서 제막됐다. 높이 182m의 이 동상은 미국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보다 거의 2배나 높다. 인도 구자라트 주에 세워진 이 청동상의 주인공은 인도 독립운동 지도자 사르다르 발라브바이 파텔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10월 31일 열린 제막식에서 “파텔은 인도가 강력하고 세심하며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고 협조적인 나라가 되기를 바랐다”면서 “우리는 그런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말했다.

‘인도의 철인’이라고 불리는 파텔은 1947년 인도 독립 이후 초대 부총리와 내무장관을 지냈다. 그는 식민지 시절 서로 반목하던 수백 개의 주를 통합해 현대 인도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 동상에는 ‘화합의 동상’라는 이름이 붙었다. 인도 조각가 람 V. 수타르가 제작한 이 동상은 샌들을 신고 소박한 전통 복장을 한 파텔의 모습을 묘사했다. 인도 최대의 건설·엔지니어링 기업 라슨&토브로가 33개월에 걸쳐 건설한 이 동상의 무게는 6만7000t이며 현지 주민들이 파텔의 업적을 기리며 기증한 농기구에서 나온 금속도 포함됐다. 이 동상은 3등급 허리케인과 진도 6.5의 지진을 이겨내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이 동상의 건설을 둘러싸고 논란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구자라트 주정부 및 연방정부 예산과 기부금으로 마련된 동상 건립기금 4억600만 달러를 더 좋은 곳에 쓸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만약 파텔이 살아있었다면 자신의 동상을 세우는 데 수억 달러를 쓰는 걸 절대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도 대안정책연구소의 모한 구루무르티가 데일리 텔리그래프에 말했다.

현지 농부들은 정부가 동상 건립을 위해 가난한 농민들로부터 땅을 몰수하는 데 저항했다. 사회운동가 메다 파트카르는 파텔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 ‘이 동상이 누구의 땅에 세워졌는지, 이것이 누구의 계획이었는지를 꼭 물어야 한다’고 썼다. ‘당신의 동상이 세워질 이 땅과 강, 그리고 숲은 원주민의 것이다.’ 당국은 이 동상이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아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동상 둘레에 건설된 150m 높이의 전망대에서 주변 국립공원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동상에서 다리를 건너면 박물관과 연결된다.

정적들은 모디 총리가 야당인 국민회의당 소속이었던 파텔의 업적을 부당하게 이용하려 한다고 비난한다. 라훌 간디 국회의장은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사르다르 파텔의 동상이 제막되는 마당에 그가 건설을 도왔던 다른 기관들은 파괴되고 있으니 아이러니컬하지 않은가? 인도 기관들의 조직적인 파괴는 반역이나 다름없다.’

모디 총리가 이끄는 바라티야 자나타당(BJP)은 “파텔의 업적은 모든 인도인의 찬양을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내년 5월 5개 주의 선거와 총선을 앞두고 있는 모디 총리와 BJP는 의회를 지배하는 네루-간디 가문의 영웅들을 대체할 만한 인물을 역사 속에서 찾고 있다. BJP는 파텔을 비롯한 독립투사의 업적이 그동안 소홀히 취급돼 왔다고 주장한다.

– 톰 포터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