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와 깊이로 살려낸 녹색 괴물의 심술

애니메이션 영화 ‘그린치’에서 주인공의 목소리 연기 맡은 베네딕트 컴버배치, 섬세한 연기로 내면의 단계적 변화 잘 살려
영화 ‘그린치’ (오른쪽 사진)에서 그린치 역을 맡은 베네딕트 컴버배치 (왼쪽 사진)의 목소리 연기는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 사진:NEWSIS, UNIVERSAL PICTURES

그린치가 돌아왔다. 닥터 수스의 동화 ‘그린치는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훔쳤을까?’의 주인공인 그린치는 크리스마스를 싫어해 후빌 마을 사람들의 크리스마스를 망치려고 온갖 못된 짓을 서슴지 않는 녹색 괴물이다. 이번에 나온 애니메이션 영화 ‘그린치’(국내 개봉 12월 20일)는 그린치가 왜 그렇게 심술궂은 캐릭터가 됐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팬들이 마지막으로 그린치를 만났던 건 2000년 짐 캐리가 주연한 라이브 액션 영화 ‘그린치’에서였다. 그 전 버전은 1966년 TV 애니메이션 ‘그린치가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훔쳤을까?’였다. 야로우 체니와 스콧 모지어가 감독한 이번 애니메이션은 그린치를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한다.

“이 작품은 원작 동화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그 정서적 진실의 핵심과 정신에 초점을 맞췄다”고 모지어 감독은 뉴스위크에 말했다. “영화를 만드는 내내 행복했다. 이 영화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치유하고 변화시키는 데 친절함과 공감의 힘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준다.”

체니 감독은 그린치가 크리스마스 때 겪는 내면적 고통을 이야기했다. “크리스마스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다. 하지만 때때로 사람들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 그린치가 극단적인 예다. 크리스마스는 그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린다. 이 영화에서 우리는 그 문제를 좀 더 깊이 파고들어 그를 치유하고자 한다.”

멋진 3D 애니메이션 외에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요소 중 하나가 베네닉트 컴버배치(그린치 역)의 목소리 연기다. 체니와 모지어 감독은 영화 제작에 착수하면서 컴버배치가 그린치 역에 적격임을 직감했다. 컴버배치는 이전에도 애니메이션에서 목소리 연기를 한 적이 있다. ‘마다가스카의 펭귄’(2014)과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심슨가족’ 등에 출연했다. 하지만 그린치는 컴버배치에게 꼭 맞는 역할이다. 체니 감독은 컴버배치가 그린치 내면의 ‘단계적 변화’를 표현할 만한 완벽한 연기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모지어 감독은 “캐스팅 과정에서 많은 배우의 이름이 거론됐다”면서 “우리는 컴버배치의 이름을 보자마자 다른 이름들은 몽땅 종이에서 사라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컴버배치는 이 역에 필요한 유머 감각과 깊이를 지닌 배우다. TV 드라마 시리즈 ‘셜록’에서 그의 연기를 보면 아주 재미있으면서도 비열한 셜록의 면모를 기막히게 표현한다. 그는 현재 활동 중인 배우 중 최고로 꼽힌다. 우리는 이 영화에서 깊은 감정선을 살리고 싶었다. 그것이 컴버배치를 캐스팅한 이유다.”

체니와 모지어 감독은 1966년 TV 애니메이션 ‘그린치가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훔쳤을까?’를 감독한 척 존스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그들은 그린치가 왜 그렇게 크리스마스를 싫어하게 됐는지를 설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 배경을 파고들어 그린치의 감정선을 형성하려 했다”고 모지어 감독은 말했다. 장담하건대 이 영화는 당신의 차가운 마음을 녹여줄 것이다.

“우리는 무엇보다 이 영화가 모든 사람을 위한 작품이라는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모지어 감독은 말했다. “어린이뿐 아니라 모든 연령의 사람들이 조금 더 친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감동과 교훈을 주는 영화다.”

– 도리 잭슨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