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반으로 끝내기엔 너무 아쉬운”

극작가 테렌스 맥널리의 삶 조명한 다큐멘터리 ‘에브리 액트 오브 라이프’, 게이로서의 삶, 성소수자 권리 위한 투쟁 같은 이야기로 감동 줘
테렌스 맥널리는 지난 40년 동안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극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 사진:EVERYACTOFLIFEDOCUMENTARY.COM

테렌스 맥널리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연극을 좋아한다면 그의 작품을 한 번쯤 봤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10대 초반의 딸을 두었다면 딸의 성화에 못 이겨 최근 브로드웨이에서 히트한 뮤지컬 ‘아나스타샤(Anastasia, 맥널리의 책을 원작으로 했다)’를 함께 봤을 법하다.

맥널리는 토니상을 4차례나 받은 극작가 겸 오페라 대본작가로 연극계에서는 유명인사지만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지진 않았다. 그러나 그의 인생을 조명한 제프 카우프만 감독의 다큐멘터리 ‘에브리 액트 오브 라이프(Every Act of Life)’가 이런 상황을 바꿔놓을지 모른다.

맥널리는 지난 40년 동안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극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브로드웨이 데뷔작 ‘밤에 충돌을 일으키는 것들(And Things That Go Bump in the Night)’은 실패작이었다. 시사회 6번에 16회 공연이 전부였고 평단의 반응도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맥널리는 곧 오프 브로드웨이와 오프오프 브로드웨이, 그리고 지역 극장으로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다.

맥널리는 브로드웨이의 화려한 조명에서 멀어지면서 극작가로서 성숙할 수 있었다. ‘정오(Noon)’ ‘넥스트(Next)’ ‘나쁜 버릇(Bad Habits)’ ‘리츠(The Ritz)’ 등의 연극은 크게 주목 받았다. 또 지난 30여 년 동안 맥널리가 쓴 책 중 몇몇은 최고의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거미 여인의 키스(Kiss of the Spider Woman)’ ‘랙타임(Ragtime)’ ‘풀 몬티(The Full Monty)’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 ‘아나스타샤’ 등이다.

‘에브리 액트 오브 라이프’가 맥널리의 극작가로서의 면모만을 다뤘다면 PBS의 특집 방송 프로그램으로 적합했을 듯하다. 하지만 이 다큐멘터리는 그의 삶을 전반적으로 조명했다. 동성애자임을 공공연하게 밝힌 맥널리는 텍사스주에서 자랐다. 그 시절 텍사스주는 커밍아웃한 게이가 살아가기 좋은 곳이 아니었다(그는 자신이 그곳을 얼마나 싫어했는지 터놓고 말한다). 다큐멘터리는 맥널리가 게이로 살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성소수자(LGBTQ)의 권리를 위한 투쟁, 알코올 중독과의 싸움 등을 이야기하면서 뭔가 특별한 성격을 띄게 된다.

최근 히트한 뮤지컬 ‘아나스타샤’ (왼쪽 사진)와 ‘풀 몬티’ 등이 맥널리의 책을 원작으로 했다. / 사진:YOUTUBE.COM

연극의 역사는 분쟁과 폭동, 검열을 이끌어낸 연극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하지만 그런 연극 대다수는 꽤 오래된 것들로 19세기가 그 황금기였다. 하지만 1998년 초연된 맥널리의 ‘코퍼스 크리스티(Corpus Christi)’는 그 모든 요소를 지니고 있었다. 게이 예수를 주인공으로 한 이 작품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사람들은 자신이 믿는 신에 매우 민감하다. 극장 앞에서는 이 연극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공연이 취소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맥널리는 살해 위협까지 받았다. 하지만 이렇게 화제가 되면서 연극은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신을 포함시키지 않은 그의 다른 게이 중심 작품들은 비교적 순탄하게 받아들여졌다. 게이 목욕탕에서 일어나는 섹스 코미디 ‘리츠’, 함께 여름을 보내는 8명의 게이 이야기를 다룬 ‘사랑! 용기! 연민!(Love! Valour! Compassion!)’, 에이즈(AIDS)와 싸우는 두 이성애자 커플의 스토리 ‘입술은 붙이고, 이는 떼고(Lips Together, Teeth Apart)’ 등이다.

맥널리의 작품 대다수가 게이의 삶을 다루며 게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하지만 그를 동성애 전문 극작가로 국한시키기는 어렵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프랭키와 자니(Frankie and Johnny in the Claire de Lune)’는 자존감이 낮은 두 사람이 사랑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맞이하는 이야기다.

맥널리는 또 네이선 레인, 제임스 코코, F. 머리 에이브러햄, 크리스틴 바란스키 등 유명 배우들의 탄생을 도왔다. 특히 레인과 맥널리의 관계는 특별했다. 레인이 맥널리의 대표작 ‘사랑! 용기! 연민!’에서 살짝 드러냈던 폭넓은 연기의 재능은 최근 ‘앤젤스 인 아메리카(Angels in America)’에서 한껏 꽃을 피웠다. ‘에브리액트 오브 라이프’에서는 레인이 웃기는 장면을 심각하게 연기하는 모습(어쩌면 그 반대인지도 모르겠다)을 포착했다.

‘에브리 액트 오브 라이프’는 맥널리의 사생활과 그의 결점까지 모두 보여준다. 그의 알코올 중독 문제, 1960년대 극작가 에드워드 앨비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동성애 파트너들과의 관계, 그리고 그의 동성 남편 톰커다히까지.

‘에브리 액트 오브 라이프’는 1시간 반 동안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훌륭한 다큐멘터리 대다수가 그렇듯 조금 더 봤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 조 웨스터필드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