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떠날 때가 됐다”

프라이버시 우려, 러시아의 페이스북을 통한 선거개입, 고객 보이콧과 부도덕한 PR 캠페인으로 마크 저커버그 CEO의 리더십 흔들려
페이스북의 장기적인 생존은 저커버그 CEO가 물러나 더 강력하고 유능한 경영진과 리더십을 공유하는 데 달려 있을지 모른다 / 사진:FRANK AUGSTEIN-AP-NEWSIS

분명 월스트리트는 회의 중이고, 주주들은 수군거리고, 이용자들은 상처 받고, 정치인들은 주시하고 있다. 미국 기업계의 어떤 논리적인 기준에 비춰봐도 2004년 하버드대학 기숙사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페이스북을 창업한 마크 저커버그 회장 겸 CEO가 전자현미경 조사를 받는 중이다. 그리고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의 미래를 그리는 창업자나 기업가가 아니었다면 이사회가 그의 직위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을 박탈했을 수 있다. 특히 지난 2년에 걸쳐 그의 리더십이 갈짓자 횡보를 보이고, 그의 체제 아래서 회사 이미지가 악화된 탓이다. 그런 혼란에서 살아남을 만한 CEO는 극히 드물다.

근래 들어 페이스북은 혁신과 영향력보다 결함과 실패로 뉴스에 오르는 때가 더 많았다. 페이스북이 의심스러운 외부 PR 팀의 도움으로 자신들의 문제를 반박하고 그 책임을 돌리고 묵살했다는 폭로가 터져나오면서 2018년 12월 초 이후 그런 재앙들이 위기 수준에 이르렀다.

이런 부정적 보도와 혼란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사면초가에 빠진 CEO가 있다. FANG 기업(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을 구성하는 IT 대기업 중 하나의 CEO로서 저커버그가 가장 약점이 많은 건 분명하다. 페이스북의 현재 난국뿐 아니라 그의 리더십 자질이 수많은 불만투성이 주주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해 보이기 때문이다.

잘한 일은 잘했다고 하자. 아마존은 판매업체, 넷플릭스는 배급업체, 구글은 정보수집 업체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무형의 가치를 만들어낸다. 저커버그 CEO의 천재적 아이디어였다.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 공간의 주창자였다. 우리의 소통방식을 바꿔놓았다.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규모의 개인적 표현을 가능케 했다. 우리가 창조적 파괴가 뭔지 알기도 전에 판을 갈아엎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초반의 기세를 몰아 회사를 키우고 그 자금으로 기업들을 인수했다.

페이스북은 여전히 막강하다. 진부하지 않다. 자금도 넉넉하다. 구체불능이 아니다. 문제 해결 능력도 있다. 페이스북은 체질이 튼튼한 회사다. 단순히 현실을 따라가는 수준을 뛰어넘어 온갖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화려하게 세상에 태어나 말썽 많은 청소년기를 보냈다(어쨌든 성년이 되는 과정의 전형적인 전환기인 14세에 불과하다). 문제는 회사를 성년기로 인도하는 지도자가 적임자이냐는 점이다. 어쩌면 페이스북이 어른답게 처신할 때가 됐는지 모른다.

지난 1년 사이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이 상당부분 증발했다는 점에서 경영진 교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더 높아 보인다. / 사진:MARCIO JOSE SANCHEZ-AP-NEWSIS

저커버그가 개인적인 성장통으로 어려움을 겪는 첫 IT 기업 CEO는 아니다. 처음부터 그의 지도자 자질에 물음표가 따랐다. 리더라기보다 오타쿠, 영감을 주는 포천 500 지도자라기보다 IT 광신자에 더 가까웠기 때문이다. 요즘 (어리고 미숙한 기업에 어울리는) 그런 경영능력이 민감해진 미국 의회뿐 아니라 영국과 유럽연합(EU) 규제당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리더십의 관점에서 저커버그 CEO는 장점이던 개성과 자질이 약점으로 변한 전형적인 사례다. 저커버그 CEO가 성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 그의 부자연스러운 사회성, 편집광적인 이익과 기술 추구는 신생 소셜미디어 업체가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부상하는 데는 유리했다. 그러나 지금은 바로 그런 자질들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고린도전서 13장 12절에선 노화를 이렇게 개탄한다. “우리가 이제는 거울로 보는 것같이 희미하나 그때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거울을 들여다볼 때가 됐을까?

하지만 저커버그 CEO는 승차공유 업체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 전 CEO겸 창업자나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겸 공동창업자와는 다르다. 두 사람 모두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대단히 유치한 성향으로 자신뿐 아니라 회사에 상처를 줬다. 저커버그 CEO는 신중한 인물이다. 사업적 낭패는 그의 탓일지 모르지만 그는 천방지축인 십대가 아니다.

과거 기업 리더십의 성숙을 설명하는 한 방편으로 CEO 라이프스타일에 관해 쓴 적이 있다. 신임 경영자는 먼저 회사를 파악하고, 신뢰와 관계를 구축하고, 충실한 지지기반을 구축한다. 그 뒤 CEO는 전략을 설파하고 합의를 형성한다. 회사는 그뒤로 지도자의 경영에 반응해 나간다. 그리고 머지 않아 CEO는 합리적인 승계 조치를 취하고 매끄러운 퇴장 전략을 구상한다.

이런 리더십 사이클 아래서 강력한 CEO는 회사 경영의 상당히 많은 부분을 발전시켜 어느 시점에 가선 자신이 더 이상 필요 없어지게 될 수 있다. 유능한 지도자는 자신의 재능이 필요 없어질 만큼 직장과 문화를 바꿔놓는다. 그들은 리더로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자신이 퇴장할 필요성과 기회를 조성한다.

물론 이런 5년 주기는 회사 창업자의 경우엔 연장될 수 있다. 특히 대학 재학 그리고 중퇴 이후 사업을 구상한 뒤 막대한 글로벌 대기업으로 키운 저커버그 CEO 같은 인물의 경우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저커버그 CEO가 지도자로서 자신의 약점을 시인하고(아주 어른스러운 행동이었다) 셰릴 샌드버그를 최고운영책임자로 영입해 회사 꼴을 갖추고 광고로 회사 비즈니스 모델을 재편한 뒤 많은 성장을 이뤘다. 저커버그 CEO가 다른 IT 기업(구글)의 비슷한 사업방식을 보고 배울 뿐 아니라 그의 자존심이 경영 멘토의 존재를 참아낼 수 있다는 조기 신호였다.

그러나 오늘날 페이스북의 문제는 저커버그가 CEO와 회장으로 회사 경영을 계속 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가 회사 지분의 60%를 소유하기 때문에 그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그리고 프라이버시 우려, 러시아의 페이스북을 통한 선거개입, 고객 보이콧과 부도덕한 PR 캠페인으로 이런 우려스러운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설상가상으로 고위 경영자들이 떠나면서 페이스북은 심통 사나운 후손이 왕좌에 앉은 왕국처럼 보인다.

지난 1년 사이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이 상당부분 증발했다는 점에서 경영진 교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더 높아 보인다. 상당부분 잇따른 스캔들과 시장에서 IT 업종의 거품이 빠진 덕분이다. 그것이 전적으로 저커버그 CEO의 잘못일까? 아니다. 더 광범위한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 규제요구, 수익 잠재력 둔화, 자본자산의 부재, 경기위축으로 인해 FANG 주식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1년 전보다 시들해졌다.

이런 환경을 감안할 때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 내 승계구상의 필요성을 직시해야 한다. 아주 잘 통했던 가부장적 경영방식이 다음 세대로 매끄럽게 승계돼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비약적 성장과 혁신의 원동력이었던 인재의 이탈과 동시에 직원의 사기가 땅에 떨어지는 내부 붕괴 같은 일이 일어나서는 페이스북도 버틸 수 없다. 두뇌가 떠나도록 해서는 안된다.

저커버그 CEO가 머스크 CEO처럼 강등될 필요는 없다. 대신 경영 승계를 고려해야 한다. 성공적인 CEO라면 주변 사람들의 능력을 개발하고 높은 성과를 올리고 직원들이 이끌어나가는 문화를 다시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저커버그 CEO 입장에선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 이사회에 중요한 감독 역할을 맡겨 회사가 현재의 난국을 헤쳐나가도록 하는 선택이 있을 수 있다. 고통스러울지 모르지만 좋은 부모는 자녀를 떠나 보내야 한다.

가늠하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페이스북의 장기적인 생존은 저커버그 CEO가 물러나 더 강력하고 유능한 경영진과 리더십을 공유하는 데 달려 있을지 모른다.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그러려면 이제 떠날 때가 됐으며 자신 없이 회사가 성장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을 창업하는 대담성과 선견지명을 보여줬다. 이제 문제는 그가 페이스북의 미래를 위해 그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다. 이제 페이스북이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 제임스 R. 베일리

※ [필자는 조지워싱턴대학 비즈니스스쿨 리더십학 교수다.]

[박스기사] 대중의 신뢰 잃은 페이스북 – 개인정보와 관련해 페이스북이 가장 신뢰도 낮은 기업으로 꼽혔다

주요 IT 기업 중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이용자들의 신뢰도가 가장 낮은 기업은 페이스북으로 나타났다. 아마존과 트위터가 한참 처져 2위와 3위에 랭크됐다. 개인정보와 관련해 가장 신뢰하지 않는 기업으로 이들을 꼽은 응답자가 8%에 달했다. 자신의 개인정보를 취급할 때 가장 신뢰할 수 없는 기업으로 페이스북을 지목한 사람의 비율이 아마존과 트위터의 5배에 달했다.

최근 보도에선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가 페이스북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 뒤 그 SNS 서비스 업체가 PR 업체를 고용해 그 진보적인 유대인 자선사업가를 뒷조사한 뒤 그를 겨냥한 반유대주의 공격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 세라 펠드먼 아이비타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