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많은 나라가 화웨이를 제재할까

중국 정부와 너무 가까워 국가안보 위협 제기한다는 우려로 세계 각국에서 현미경 조사 받아
화웨이는 창업자 런정페이가 중국 인민해방군 기술 장교 출신으로 대다수 중국 기업보다 중국 정부와 더 밀접하다. / 사진:ANDY WONG-AP-NEWSIS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너무 가까워 미국·유럽 그리고 그 우방국들에 국가안보 위협을 제기한다는 우려로 세계 각국에서 현미경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런 혐의 일체를 부인하는 화웨이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 공급업체”이며 차세대 무선통신 5G로 “시장을 지배”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정부가 그들의 희망을 위협한다. 그들은 화웨이의 사업을 제한하며 일부 지역에선 영업을 금지하기도 한다.

기업에 정보수집 지원을 요청할 권한을 지닌 중국 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중국 기업은 없다. 화웨이는 대다수 중국 기업보다 중국 정부와 더 밀접하다. 창업자 런정페이는 중국 인민해방군 기술 장교 출신이다. 그의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전 세계 기업과 정부의 정탐에 화웨이 장비가 사용될 가능성과 관련된 국제적인 우려도 커졌다.

2003년 화웨이는 미국의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 시스코 등으로부터 지적재산권 도용으로 고소당했다. 소송은 당사자간 합의로 해결됐지만 화웨이는 다른 기업의 지적재산권을 도용하고 국제 경제제재를 위반했다고 비난을 받아왔다. 2018년 내내 국제 첩보계의 우려 수준을 알리는 조치들이 잇따르면서 화웨이 그리고 기타 중국 IT 기업에 대한 압박이 거세졌다.

2018년 2월 미국 6개 정보기관장들은 상원의 한 위원회에 출석해 화웨이 또는 그들의 중국 라이벌 기업 ZTE를 신뢰하지 않으며 미국인에게 화웨이의 스마트폰이나 다른 장비의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8년 7월 17일 미국·캐나다·영국·호주·뉴질랜드의 정보수장들이 직접 회동했다고 보도됐다. 일정 부분 자국과 정부에 화웨이 장비의 반입과 관련된 우려를 공표하는 계획을 마련하려는 목적이었다. 이틀 뒤 화웨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검사 목적으로 설립된 영국 정부 산하 연구소가 화웨이 엔지니어링 공정에서 보안 위험을 높이는 ‘결함’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영국 정부가 강력히 밀어붙인 뒤 화웨이는 20억 달러를 들여 그 문제를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2018년 8월 중순 미국 정부 기관 대상으로 ZTE와 화웨이 같은 중국 기업의 통신·감시 제품 구입이나 사용을 금지하는 특별법을 미국 의회가 통과시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했다. 법에는 두 회사 이름이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한 주 뒤 호주 정부는 “외국 정부로부터 초법적 지시를 받을 수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5G망 구축용 장비 납품을 금지하는 비슷한 금지령을 발표했다. 금지령에 화웨이나 ZTE의 회사명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화웨이는 실제적인 보안 우려가 아니라 “이념적 편견”에 근거한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2018년 11월 말 뉴질랜드 정보기관은 “중대한 국가보안 위험”을 내세워 화웨이의 5G망 개발 참여를 금지했다.

통신업체들이 화웨이 장비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캐나다 정부는 아직 금지 가능성을 논의 중이다. 그러나 캐나다는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기도 한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했다. 그녀가 대 이란 국제제재를 위반했다는 미국의 주장에 따랐다. 중국은 멍 CFO를 즉시 석방하지 않으면 “심각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캐나다에 엄포를 놓았다. 그녀는 송환 절차를 앞두고 보석으로 석방됐다.

멍 CFO의 체포 며칠 뒤 영국 통신시장을 지배하는 민간기업 BT 그룹이 기존 모바일 네트워크에서 화웨이 장비를 제거하고 장차 모바일 시스템에 화웨이 기술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8년 12월 초에는 일본도 화웨이와 ZTE의 자국 5G 네트워크 참여를 금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12월 중순 프랑스 통신사 오랑주(프랑스 텔레콤의 후신)는 자사 5G 네트워크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독일의 도이체 텔레콤은 화웨이 장비와 관련된 보안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체코 당국은 12월 17일 보안 문제가 있다며 화웨이 장비 사용을 주의하라고 국민에게 경고했다.

이들 국가와 기업 모두 중국 정부가 화웨이 기술을 이용해 기업·정부·군사 비밀을 훔쳐내 자신들을 정탐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다. 거래의 자유와 국가안보 간의 긴장은 새롭지 않다. 보안 회의론자, 그리고 자유·개방 무역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화웨이·ZTE 또는 다른 외국기업이 대화와 전송 데이터를 염탐했거나 할지 모른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요구할 것이다. 보안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그런 증거를 공개하면 첩보 활동이 어려워진다고 반박한다.

이들 중국 기업과 관련된 상황은 더 까다롭다. 화웨이와 중국 정부 간 관계의 전모가 베일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과 그 우방국 정부들이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그런 규제조치를 취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그런 조치는 구체적인 증거가 공개되지 않았더라도 첩보사회의 우려를 뒷받침하는 확실한 증거가 있음을 시사한다.

다수의 보안기구와 정부가 화웨이의 5G 시스템 참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큰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이 차세대 무선 기술은 스마트카·스마트홈·스마트시티를 서로 묶어 ‘사물인터넷’ 연결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십억 대의 기기가 네트워크를 이뤄 모두 통신을 주고받으며 지구 대부분에 대한 감시망을 형성해 잠재적인 정탐 표적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다. 세계 각국 정부가 5G 네트워크의 보안성과 신뢰성 강화를 모색함에 따라 중국 정부와의 커넥션이 앞으로 화웨이에 족쇄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 프랭크 J. 실러포, 섀런 L. 카대시

※ [프랭크 J. 실러포는 호주 오번대학 매크레리 사이버·주요인프라보안연구소 소장이며 섀런 L. 카대시는 오번대학 사이버·국토안보연구소 부소장이다. 이 글은 온라인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