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서에서 전시회장으로의 탈출

수감자의 글 모아 제작한 설치미술 ‘라이팅 온 더 월’, 미국 대량수감 제도의 위기 일깨워

행크 윌리스 토머스와 바즈 드라이징어는 수감자들이 쓴 에세이와 시 등을 모아 설치미술 ‘라이팅 온 더 월’을 제작했다. / 사진:COURTESY OF WRITING ON THE WALL

미국의 수감자 수는 230만 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지난 40년 동안 500% 증가했다). 흑인과 히스패닉계가 그중 56%를 차지한다. 개념미술가 행크 윌리스 토머스와 사회운동가 바즈 드라이징어는 이 충격적인 사실에서 영감을 얻어 공동 프로젝트 ‘라이팅 온 더 월(The Writing on the Wall)’을 기획했다.

세계 곳곳의 감옥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작가이기도 한 드라이징어는 수감자들이 쓴 에세이와 시, 편지, 이야기, 도표, 메모 등을 모아 토머스와 함께 설치미술 작품을 제작했다[토머스는 미국 50개 주의 공동 프로젝트 ‘자유를 위해(For Freedom)’의 공동창설자다]. 수감자들이 손으로 쓰거나 타자기로 친 글들은 자주 무시되곤 하는 감옥에 갇힌 이들의 인간성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증거다. 이 설치미술은 2018년 8월 마이애미의 플로리다 국제대학 프로스트 미술관에서 처음 전시됐고 12월에는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에서 선보였다. 뉴스위크가 두 작가를 만나 미국 사법제도에서 조직적 변화의 필요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미국의 대량수감 제도에서 인종차별이 어떤 식으로 드러나나?

에바 두버네이 감독이 다큐멘터리 ‘미국 수정헌법 제13조’(2016)에서 잘 보여줬듯이 노예제도는 새로운 짐 크로우 시스템(과거 미국의 흑인 차별 정책)으로 이어진다. 흑인과 갈색 인종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전과자들이 2등시민 취급과 시민권 박탈 등 흑백분리정책 하에서 흑인이 겪었던 것과 똑같은 불이익을 받는다는 말이다. 미국과 다른 여러 나라에서 대량수감 제도를 논할 때 인종차별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전시 장소로 플로리다주를 택한 이유는?

이 설치미술은 ‘자유를 위해’ 프로젝트의 일부였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창조적 공동작업으로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요한 정치 문제를 강조하기 위해 기획됐다. 프로스트 아트 미술관의 에이미 갤핀 수석 큐레이터는 중범죄자 투표권 회복 법안(2018년 11월 6일 통과된 플로리다 수정헌법 4조) 의결을 앞두고 이 전시회를 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설치미술을 보고 중범죄자의 투표권 회복에 찬성표를 던진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이 프로젝트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사법제도를 바꾸기 위해 현실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한 건 지금의 제도가 범죄자나 피해자 모두에게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수감자도 인간이므로 인간으로 대우받아야 마땅하다. 배려와 교육은 수감자가 석방됐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간단한 수단이다. 또한 전과자를 고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미국 전역에서 그런 일을 하는 기관들에 시간과 돈을 기부해야 한다.

브라이언 스티븐슨(인권보호단체 ‘이퀄 저스티스 이니셔티브’를 이끄는 변호사) 외에 어떤 사람들이 대량수감 제도의 위기를 일깨우는 데 앞장서나?

우리 프로젝트는 이 문제의 선구자가 수감자라는 깨달음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지역적·전국적으로 이 일을 하는 조직들이 있다. ‘저스트 리더십(Just Leadership) USA’와 ‘임팩트 저스티스 앤 커먼 저스티스(Impact Justice and Common Justice)’ 등의 인권옹호 단체와 ‘프리즌 투 칼리지 파이프라인(Prison-to-College Pipeline)’과 ‘ACLU 50주 블루프린트’ 같은 교육 프로그램이다.

– 니나 벌레이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