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인가 ‘거짓말 교향곡’인가

재즈 피아니스트 돈 셜리의 실화 바탕으로 한 영화 ‘그린 북’, 사실성 여부 놓고 양쪽 당사자 가족들의 주장 엇갈려

‘그린 북’의 비고 모텐슨(왼쪽)과 마허샬라 알리. / 사진:UNIVERSAL PICTURES

영화 ‘그린 북’(국내 개봉 1월 9일)은 평단의 찬사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진 못했다. 일례로 마허샬라 알리가 연기한 실존인물 돈 셜리 박사의 가족이 유감을 표시했다. 흑인 재즈 피아니스트였던 셜리 박사의 조카 에드윈 셜리 3세는 ‘섀도우 앤 액트’(흑인 연예 전문 미디어)에 “알리는 이 영화와 관련해 ‘혹시라도 불쾌하게 여겨지는 부분이 있다면 용서를 구한다’고 우리 가문에 사과했다”고 말했다.

피터 패럴리(‘메리에겐 뭔가 특별할 것이 있다’ ‘덤 앤 더머’)가 감독한 ‘그린 북’은 셜리 박사와 인종차별주의자인 이탈리아계 미국인 운전기사 프랭크 ‘토니 립’ 발레롱가(비고 모텐슨) 사이에 싹트는 진정한 우정을 주제로 했다. 이들은 1962년 미국 남부 지방으로 콘서트 투어에 나선다. 셜리 박사의 남동생 모리스 셜리는 섀도우 앤 액트에 이 영화를 ‘거짓말 교향곡’이라고 묘사했다.

셜리 박사의 가족에 따르면 이 영화는 셜리 박사와 발레롱가를 친구 관계로 묘사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셜리 박사의 가족은 또 이 영화가 “셜리가 가족과 흑인 사회로부터 동떨어져 있었으며 자신이 흑인이라는 사실을 부끄럽게 여겼던 것처럼 잘못 묘사했다”고 주장했다.

에드윈 셜리 3세는 섀도우 앤 액트에 이렇게 밝혔다. “마허샬라 알리로부터 매우 정중한 전화를 받았다. 알리는 나와 모리스 삼촌에게 전화해 어떤 불쾌한 감정이라도 있다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어진 대본의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했다’면서 ‘캐릭터의 세부 묘사에 도움을 줄 만한 가까운 친척들이 있는 줄 몰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린 북’의 시나리오를 공동 집필한 발레롱가의 아들 닉 발레롱가는 셜리 박사 가족의 불평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가 사실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닉은 2018년 11월 메트로 US에 “모든 게 사실을 바탕으로 했지만 이야기를 매끄럽게 이어나가기 위해 순서를 바꾸고 상상력을 첨가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영화를 사람들에게 중요한 사회적 문제와 유머로 채우는 것이었다”고 그는 말을 이었다. “유머는 캐릭터로부터 나온다. 그래서 우리는 스토리와 캐릭터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이야기를 꾸며낼 수는 없었다. 그렇게 하면 영화가 사실이 아닌 조작극이 될 테니까 말이다. 사실 스토리 자체가 매우 흥미롭고 다채로우며 재미있었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 원래의 스토리에 충실하되 순서를 약간 바꾸고 몇몇 요소를 조합했을 뿐이다.”

– 도리 잭슨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