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지 않은 조언은 당사자에게 고통 준다”

‘벤 이즈 백’에서 마약중독 재활치료 받는 청년 역 맡은 루카스 헤지스 인터뷰

ILLUSTRATION BY BRITT SPENCER

배우 루카스 헤지스(22)는 2017년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에서 사춘기 소년의 복잡한 감정을 잘 표현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의 아버지는 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인 피터 헤지스로 어린 배우들이 놀라운 연기를 보여줬던 작품 두 편을 썼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출연한 ‘길버트 그레이프’(1993)와 니컬러스 홀트가 출연한 ‘어바웃 어 보이’(2002)다.

헤지스의 최신작 ‘벤 이즈 백(Ben Is Back)’도 그의 아버지가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했다. 재활시설에서 마약중독 치료를 받던 벤(헤지스)은 크리스마스에 가족을 만나려고 그곳에서 도망쳐 집으로 간다. 아들의 무단이탈 사실을 알고 시설에 복귀할 때까지 마약에 다시 손대지 않도록 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는 벤의 어머니 홀리 역은 줄리아 로버츠가 맡았다.

헤지스는 벤 역에 캐스팅돼 캐릭터 연구를 하면서 마약중독에 관한 인식이 바뀌었다. “이젠 마약에 중독된 사람에게 당사자가 청하지도 않은 조언은 하지 않겠다”고 헤지스는 뉴스위크에 말했다. “그런 행동은 정신적 고통을 유발할 수 있다. 만약 도움을 청해온다면 12단계 재활 프로그램을 추천하겠다.”

벤의 심리 묘사는 어떻게 했나?

마약중독자들을 만나봤고 약물중독자모임(Narcotics Anonymous)에도 참석했다. 이 영화는 중독보다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벤의 행동이 사람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변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으면 스스로도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된다. 난 벤과 비슷한 점이 많다. 다만 난 그보다 더 우호적인 환경에 둘러싸였을 뿐이다. 물론 그런 환경은 어느 정도 내 노력의 결과지만 만약 내가 벤과 같은 환경에 처한다면 그보다 더 힘들어 했을 것 같다.

줄리아 로버츠와 모자 관계로 나오는데 연기 준비는 어떻게 했나?

촬영을 앞둔 추수감사절 휴가 때 그녀가 나를 자신의 집에 초대해 며칠 동안 머물게 했다. 그녀와 남편,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친해졌다. 계속 드는 생각이지만 줄리아 로버츠가 그렇게 훌륭한 배우가 될 수 있었던 건 실생활에서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이기 때문인 듯하다. 모성은 그녀에게 싸워서 지켜야 할 뭔가를 만들어줬고 자기 자신보다 더 큰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줬다.

벤은 홀리에게 자신이 저지른 일에 관해 말하려고 하지만 그녀는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것이 벤을 더 힘들게 하나?

문제는 홀리가 아니라 벤과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 있다. 내 경우 자기파괴는 대체로 수치심에서 비롯된다. 벤은 자신이 용서받지 못할 일을 저질렀다는 생각에 스스로 뭔가 잘못됐으며 용서받을 수 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런 사고방식이 그를 고립시킨다.

– 마리아 벌태지오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