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에 승자 없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생산업체 말고는 어느 누구도 이길 수 없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두 판로를 잃은 미국농민에게 국민 세금으로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 지급을 승인했다. / 사진:CHINATOPIX-AP-NEWSIS

이론의 여지가 없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세탁기와 알루미늄 그리고 중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는 그 밖의 거의 모든 제품에 지금은 10~25%의 추가 관세가 붙는다. 침실가구·마늘·화장지 같은 제품에 대한 반덤핑·상계관계, 그리고 중국제품에 대한 기존 관세에 새로 더해진 관세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웹사이트는 이렇게 설명한다.

‘미국은 국가 주도 아래 시장을 왜곡하는 강제 기술 이전, 지적재산 관행, 미국 상업 네트워크에의 사이버 침입과 관련해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 중국의 불공정 경제관행에 대처하고,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어 모든 미국인의 성공 확률을 더 높이려는 목표다.’

목표는 가상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관세·국제통상법 분야에 종사해온 변호사로서 이번 무역전쟁은 위험하고 경솔하고 비효율적이다.

지난해 7월 6일 관세가 발효된 이후 다음과 같은 결과가 예상됐다. (1)미국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2)중국에서 생산돼 제3국을 거쳐 그 나라에서 생산된 듯 위장해 미국으로 유입되는 제품 환적의 증가, (3)미국 내 중국산 제품 소비자의 비용 증가.

트럼프 정부가 예상하지 못한 것은 중국산 제품의 미국 수입이 2018년 전반기 중 오히려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예상치 못한 결과는 그뿐이 아니었다. 일부 중국 기업은 동남아에서 새로 회사를 차려 중국산과 똑같은 제품을 만들었다. 중국의 국유 기업이 예컨대 베트남 소재 기업에 투자해 현지에서 생산한 제품은 미국에 반입될 때 중국산 제품 대상의 추가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미국 수입업자가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에 수입품의 원산지 국가를 신고할 때 제품 생산국을 확인할 뿐 제조사가 어느 나라에 속하는지는 따지지 않는다. 게다가 중국 기업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한국 같은 나라에 공장을 세울 경우 그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미국에 반입될 때 관세가 붙지 않는다.

따라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평평한 운동장 만들기” 정책은 실패했다. 오히려 의도와 정반대의 결과를 얻었다. 중국이 다른 나라에서 공장 신설을 확대해 미국행 수출품을 생산한다. 중국으로 각종 제품을 수출하는 미국 기업은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입었다. 중국도 나름의 보복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이며 미국은 세계 최대 대두 수출국이다. 중국이 대두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을 때 미국 농민은 최대 시장을 잃었다. 중국은 현재 브라질에서 대두를 수입하며 자국 농민에게 대두 재배를 장려한다. 그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대두 판로를 잃은 미국 농민에게 국민 세금으로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 지급을 승인했다.

대두는 중국이 공급처를 영구히 바꾸는 단적인 사례다. 중국은 미국이 아니더라도 다른 어떤 나라 제품이든 구입할 수 있다. 식료품부터 항공기·기계류까지 미국 기업은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의 판로를 잃게 됐다. 이번 무역전쟁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로 끝나지 않는다. 요즘 중국을 상대로 기록적인 숫자의 반덤핑·상계관세 명령과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제무역위원회(ITC) 웹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중국 상대의 반덤핑상계관세 명령이 170건을 웃돈다. 다른 나라 대상의 명령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숫자다. 그 밖의 조사들도 고무 밴드나 철못 같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또는 상계관세 명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새해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의 예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미국이 NAFTA에서 탈퇴한다는 극단적인 입장을 취했다. 현재 NAFTA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USMCA가 미국에 유리한 조건이라는 게 대다수 국제통상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USTR 웹사이트에 따르면 ‘새 협정은 미국의 농민·낙농업자·영농업체에 가장 중요한 시장에서 미국의 농업적 이익을 증진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90일간의 “휴전”을 발표해 추가 관세를 10%로 유지하면서 협상을 계속할 수 있게 했다. 3월 1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대다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가 10%에서 25%로 인상된다. 트럼프 정부가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점은 이미 알려졌다. 나는 3월 1일 전에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끝나리라고 보지 않는다. 중국과의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가 용기 있는 행동인지 헛발질일지는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

미국에 국제협상의 대가가 필요하다면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미국의 제조업체·운수업체·소비자에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철강·알루미늄 생산업체 말고는 어느 누구도 무역전쟁의 승자가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 피터 퀸터

※ [필자는 미국 플로리다주 소재 로펌 그레이로빈슨의 관세·국제통상법 그룹장이며 미국 변호사협회 관세법 부문장이다.]

[박스기사] 트럼프의 ‘공멸’ 전쟁 – 지난해 미-중 모두 농업·IT·자동차 산업에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타격 입어

베이징 정부와 워싱턴 정부간 경제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대결로 각국이 연간 29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 사진:AP-NEWSI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승자 없는 무역전쟁에 세계의 양대 초강대국이 휘말렸다. 지난해 미-중 모두 농업·IT·자동차 산업에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베이징 정부와 워싱턴 정부간 경제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대결로 각국이 연간 29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퍼듀대학 농경제학자 월리 타이너가 추산했다. 그것도 대두·옥수수·밀·수수에 대한 중국의 관세만 따져 계산된 금액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해 120억 달러 상당의 대두를 구입했다. 그러나 미국이 각종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지난 7월 이후 중국은 미국산 대두에 대한 25%의 관세로 반격했다. 그리고 중국은 공급처를 브라질 업체로 바꿨다. 그러나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브라질 오일시드(기름 생산용 종자) 선물 시세가 급증하면서 중국 수입업자들이 상당한 가격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했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보고서는 계속해 전문화된 산업에서 약간의 소득이 있었지만 양국의 무역전쟁은 미국산 대두 수출 등 양측에 대체로 피해를 유발했다는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벼랑끝 전술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외국의 정책 담당자들과 협상하는 동안 트위터와 대중집회를 통해 전개됐다. 지난해 12월 초 아르헨티나에서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 중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무역전쟁의 90일 휴전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0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제품과 중국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하는 방안을 90일 연기하기로 했다. 그리고 시 주석도 중국의 미국 농산품·에너지·공산품 구입을 늘리기로 약속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중국은 합성약물인 펜타닐도 규제약물로 분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3월 2일의 ‘최종 데드라인’에 이르러 새벽 12시 01분에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계획이 집행되기 전까지 잠재적인 협약에 이르는 길이 험난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 M. L. 네스텔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