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탑승객과 승객의 수화물이 동시에 같은 장소에 도착하는 최선의 방법은 직접 가방 끌고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
제트기 시대가 열렸지만 항공사들은 여전히 승객과 수화물의 공항 내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사진:NAM Y. HUH-AP-NEWSIS

아시아와 중동 전역에 걸쳐 대규모 공항이 신설되는 한편 미국 공항들은 신기술 장비들로 보안검색대를 보강해 탑승객과 수화물 심사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이 모든 프로젝트는 종종 항공여행을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이고 즐겁게 만드는 ‘미래의 공항’으로 칭송 받는다.

그러나 미국 공항의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이 같은 발전에도 적어도 1950년대 후반부터 공항 관리자와 탑승객에게 불편을 끼쳐온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흥미롭다. 제트기 시대가 열렸지만 항공사들은 여전히 승객과 수화물의 공항 내 이동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지금도 마찬가지다. 공항 규모가 커져서 이용하는 탑승객이 더 많아지면 작고 덜 혼잡한 기존 공항들보다 수속이 더 수월해질지는 불확실하다.

1950년대 후반 민항 제트기가 미국에 도입됐을 때 기존 항공기보다 더 크고 빨라 활주로와 주기(駐機) 공간도 그만큼 더 길고 넓어야 했다. 그에 따라 ‘피어 핑거 터미널’이라는 지금은 우리에게 친숙한 디자인이 탄생했다. 탑승객을 심사하고 위탁수화물을 수납하는 주 터미널을 중심으로 항공기들이 나란히 들어설 수 있도록 충분한 간격을 두고 탑승 게이트가 길게 뻗어 있는 형태다. 애틀랜타·시카고·마이애미 공항 모두 탑승객이 발권 이후 게이트까지 800m 가까이를 걷게 한다고 비판을 받았다.

덜레스와 케네디 공항의 고전적인 제트기 시대 터미널을 설계한 이어로 사리난은 두 가지 답안을 제시했다. 워싱턴 D.C. 외곽의 덜레스에선 버스 형태의 대형 차량을 이용해 터미널의 승객들을 항공기까지 곧장 수송하도록 했다. ‘이동 라운지’라는 이 시스템은 현재 더 미래지향적으로 묘사되는 지하열차 시스템으로 점진적으로 교체되는 중이다. 뉴욕시 외곽에 자리 잡은 JFK 공항의 TWA 터미널에선 무빙워크를 깔아 승객의 이동을 돕는 방안을 마련했다. 최종 설계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많은 공항에서 그 아이디어를 채택했다.

이런 접근 방식은 분명 승객의 걸음 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터미널 규모가 커지고 항공 노선이 더 복잡해지면서 승객이 항공기를 더 자주 갈아타야 했다. 그에 따라 승객이 공항 내 또는 나아가 다른 중앙홀로 더 먼 거리를 이동하도록 하기 위해 기차나 트램이 필요했다. 위탁 수화물 운반거리도 길어졌다.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덴버 당국자들은 자동 화물 취급 시스템으로 최상의 미래지향적 솔루션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거듭된 고장 끝에 시스템은 폐기되고 다시 사람들이 수화물을 취급하게 됐다.

수십 년 간 온갖 시도를 다해봤지만 탑승객과 승객의 수화물이 동시에 같은 장소에 도착하는 최선의 방법은 직접 가방을 끌고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이다. 물론 그러려면 널리 뻗어 있는 공항을 통해 더 멀리까지 무거운 가방을 끌고 다녀야 한다.

2001년 9·11 테러 후 새로운 보안 심사로 대기 행렬이 길어지고 승객들이 비행기 이륙 전까지 공항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추가적인 보안과 대기공간이 필요해지면서 1990년대 말에도 미래지향적으로 여겨졌던 디자인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예컨대 워싱턴 D.C. 외곽의 레이건 국립공항에 1997년 완공된 터미널에는 상점과 음식점이 들어섰을 뿐 아니라 지역의 대중교통 시스템과도 매끄럽게 연계됐다. 요즘 여행 경험에 즐거움을 주고 증가하는 탑승객을 수용할 목적으로 10억 달러의 비용을 들여 그 레이아웃을 전반적으로 수정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이 더 자주 여행하면서 급속한 성장속도와 예기치 못한 사건들로 인해 아무리 좋은 의도의 디자인과 계획이라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60년 이상 애쓴 뒤에도 탑승객과 그들의 수화물이 즐거움을 주는 공간 내부를 신속하게 이동하는 미래의 이상적인 공항이 언젠가 등장할 수 있을지 여전히 미지수다.

– 재닛 베드나렉

※ [필자는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대학의 역사학 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