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 슈퍼: 브로리’, 드래곤볼 시리즈 중 액션이 가장 풍성하고 속도감 있어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에서 손오공(고쿠)과 Z전사들은 새로운 위협에 직면한다. / 사진:TOEI ANIMATION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드래곤볼’ 시리즈는 도리야마 아키라의 망가를 원작으로 했다. 이 시리즈 최신작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국내 개봉: 2월 14일)의 제작을 앞두고 도리야마에겐 어려운 과제가 주어졌다.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악당 캐릭터 브로리를 어떻게 하면 팬들이 공감하는 ‘드래곤볼’ 이야기의 한부분으로 공식 인정받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도리야마와 도에이 애니메이션 제작팀은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와 풍성한 액션으로 그 목표를 달성했다.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는 지금까지 나온 ‘드래곤볼’ 영화 중 가장 속도감 있는 액션으로 그것만으로도 관람료가 아깝지 않은 작품이다.

고쿠와 베지터는 브로리를 쳐부수기 위해 힘을 합친다. / 사진:TOEI ANIMATION

스토리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는 스토리가 탄탄한 작품이다. 몇몇 캐릭터는 등장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쉽지만 상영시간이(1시간 40분)길고 액션 분량이 많아 그 아쉬움을 달래준다. 전설적인 슈퍼 사이언 손오공(고쿠)의 이야기는 프리저가 사이언 종족의 통치자가 되는 대목에서 시작한다. ‘드래곤볼’의 팬들은 베지터 행성과 사이언 종족의 마지막 나날에 관한 이야기에 익숙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브로리의 힘을 질투하는 베지터 왕과 슈퍼 사이언에 대한 프리저의 병적인 집착, 고쿠의 기원 재구성 등을 섞어 훌륭한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고쿠의 탄생과 관련해서는 바독뿐 아니라 그의 어머니 기네(이전엔 망가에만 나왔다)까지 등장한다. 이런 이야기는 모두 그럴 듯하게 꾸며져 브로리와 그의 아버지 파라구스가 베지터 행성에서 도망칠 때 그들을 더 안쓰러워 보이게 만든다.

그러나 베지터 왕과 바독, 그리고 기네의 등장 시간이 짧고 그들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영화는 관객이 이 캐릭터들을 좋아하거나 싫어할 만한 이유를 만들어주는 대신 그들에 대한 팬들의 사전 지식과 기존의 감정에 의존한다. 어린 브로리와 파라구스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관객이 그들과 친숙해지기도 전에 황급히 힘의 대회 이후인 현재로 돌아와버린다.

하지만 현재로 돌아온 이후부터 이야기가 정말 흥미진진해진다. 고쿠와 베지터, 불마, 휘스, 비루스가 ‘드래곤볼 슈퍼’ 시리즈에서 줄곧 유지해온 기막힌 호흡을 보여준다. 그들은 서로 재미있는 농담과 모욕을 주고받으며 위험이 닥치기 전 영화의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어준다. 내게 가장 큰 웃음을 준 건 프리저였는데 많은 관객이 똑같이 느낄 듯하다.

브로리와 그의 아버지는 이 영화에서 더 깊이 있게 묘사된다. 바람직한 일이다. 관객은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됐는지 이해한다. 새로운 캐릭터 칠라이와 레모는 브로리의 큰 몸집과 수줍은 성격을 돋보이게 한다.

액션·애니메이션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영화는 액션을 보는 재미만으로도 관람료 값어치를 한다. 독특한 캐릭터 디자인과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은 칭찬받을 만하다. ‘드래곤볼’ 시리즈는 전투 장면과 과장된 액션의 측면에서 늘 혁신적이었는데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는 그 혁신을 한 차원 더 끌어올렸다. 1시간 40분짜리 이 영화에서 마지막 전투 장면이 약 40분을 차지한다.

액션이 시작되면 주인공들에게서 폭발적인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그들은 산을 가로질러 펀치를 날리고 상대의 공격을 기막히게 막고 피한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액션 자체도 잘 짜였지만 카메라 앵글과 관점에서도 감독들은 창조적인 위험을 감수했다. 초반의 한 전투 장면에서 브로리가 얼음산을 가로질러 고쿠에게 펀치를 날릴 때 관객은 브로리의 관점에서 이 광경을 바라본다. 극장의 대형화면으로 보는 이런 장면은 정말 압도적이다.

베지터와 고쿠, 브로리는 이 대규모 전투 장면에서 저마다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 있다.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의 마지막 전투 장면은 과장되고 잔인하며 팬들이 원하는 모든 걸 보여준다. 첫 번째 ‘브로리’ 영화를 상기시키는 장면도 나온다.

총평

한마디로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는 이 시리즈 역사상 가장 액션이 많은 영화다. 스토리에 더 살을 붙일 수도 있었겠지만 길이에 제약이 있는 극장용 영화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짧게 만들 수밖에 없었으리라는 점이 이해가 간다. 만약 도에이 애니메이션이 이 영화를 여러 편으로 나눠 다시 만들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할듯하다. 그게 아니더라도 브로리는 이 시리즈에 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드래곤볼’의 팬이든 아니든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볼 것을 권한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 필립 마티네스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