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데이터 소유하면 그 관리는?

빅데이터 통해 사회가 얻는 혜택보다 개인이 통제했을 때 야기되는 법적·기술적·행정적·재무적 문제 더 커
무엇을 사적인 데이터로 간주할 수 있고 무엇을 공적으로 취급해야 할까?

새해 데이터 프라이버시 논란이 다보스 포럼을 강타했다. 유명 뮤지션부터 일류기업 CEO에 이르기까지 세계경제포럼(WEF) 중 데이터 프라이버시 논란에 뛰어들었다. 조명을 받은 의견 중 개인 데이터를 보호하는 한 가지 솔루션에 힘이 실렸다. 개인이 자신의 모든 데이터를 소유·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윌.아이.앰’으로 더 유명한 인기 뮤지션이자 기업가 윌리엄 애덤스는 최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사람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소유·통제하는 능력을 인간의 핵심가치로 간주해야 한다’고 썼다. ‘데이터 자체를 재산처럼 취급해야 하며 우리는 그에 대해 공정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몇 일 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다보스의 주요 장면 중 하나로 조명 받은 토론회 중 사람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하나의 인권으로 보호하기 위해 소유하는 것이 기본 입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애플의 팀 쿡 CEO도 한 잡지 기고문에서 ‘소비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통제하고 막후에서 개인 데이터를 거래하는 사람들에게 조명을 비추는 실질적이고 포괄적인 연방 개인정보 보호 법안’을 요구했다.

‘개인 데이터 소유’ 진영이 그렇게 큰 탄력을 받는 상황에서 잠시 냉정을 되찾아 이것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따져보고 빅데이터가 우리 사회에 가져다 주는 발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개인 데이터를 대기업이 마음대로 이용하는 걸 아무도 원치 않는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한다. 그리고 데이터 유출 스캔들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의 온라인 발자취가 남긴 이용자 개인 정보를 토대로 소수 기업이 부를 쌓는다는 데 대중의 분노가 갈수록 커져간다. 이들 대기업은 거기서 수익을 올릴 뿐 아니라 더 작고 투명한 기업과 조직들은 손에 넣을 수 없는 분석과 지식으로 경쟁 우위에 설 수도 있다.

이론상 자신의 데이터를 소유·관리하고 나아가 그 대가를 받는다는 개념은 합리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실상 이는 데이터가 어떻게 작용하고 사람들이 개인 데이터로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에 관한 비현실적인 기대와 일반적인 오해를 드러낸다. 집에서 전등 스위치를 올려 발전소에 전력을 공급하라고 보내는 신호는 내 데이터일까? 전력회사에서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해 적절한 공급량을 계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우체국에서 연말연시를 전후해 내게 배달하는 카드가 많아질 때 그 팩트는 내 소유일까? 아니면 우체국에서 우편 데이터 패턴을 토대로 노선과 인력을 조정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할까?

정말로 우리의 모든 데이터를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을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 그 답변은 한마디로 ‘노’다. 한 달에 570억 건 이상의 실시간 데이터 기록을 관리하는 기업 쿼드런트의 CEO 입장에서 그처럼 쏟아져 나오는 정보의 처리가 얼마나 감당하기 힘든지 잘 안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자면 사이버보안 업체 시큐어워크스의 추산에 따르면 오늘날 사람의 몸에는 20~30여 개, 현대식 자동차에는 500개, 그리고 주택에는 600개의 센서가 달려 있다. 이들 모두 정보를 쏟아낸다. 일상생활에서 이들 센서를 통해 만들어지는 모든 데이터를 일일이 검증해야 한다고 상상해보라. 개인 데이터를 전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때 야기되는 법적·기술적·행정적·재무적 악몽은 빅데이터를 통해 사회가 얻는 혜택을 훨씬 능가한다.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모든 데이터를 관리할 능력을 갖췄다 하더라도 과연 그래야 할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을 사적인 데이터로 간주할 수 있고 무엇을 공적으로 취급해야 하느냐는 점이다. 실상 우리의 모든 데이터를 ‘수익화할 수 있는 자산(monetizable asset)’으로 취급해선 안 된다. 데이터는 단순히 지식경제 시대의 ‘신 석유자원’이 아니다. 데이터는 팩트이기도 하다. 모두 취합하면 사회의 집단사고가 위력을 발휘해 더 스마트한 도시를 건설하고 기업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헬스케어부터 경제정책에 이르기까지 의사결정 과정을 개선할 수 있는 마이크로정보 조각들이다.

‘사적인’ 데이터에 관한 논쟁이 모두 가족과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건 아니다. 일부는 내가 페페로니 토핑을 좋아한다는 팩트가 피자 업체 소유인가는 일상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내가 차를 몰고 고속도로 요금소를 통과할 경우 특정 시각에 특정 지점을 통과했다는 팩트는 누구 소유인가? 이 정보가 어떻게 사용돼야 하는지 내 자신이 결정해야 하는가? 교통혼잡 대책 마련을 위한 당국의 교통 데이터 이용을 모든 개개인이 결정해야 하는가? 이렇게 취합한 데이터를 응급 서비스와 공유해 자동차 사고 현장에 도달하는 최선의 경로를 찾아 사고대응 방식을 개선하도록 할지 누가 결정하는가?

이런 점에서 개인의 프라이버시 관리 책임을 모두 이용자에게 맡기는 방안이 정말로 최선의 솔루션인지 의심스럽다. 이런 데이터를 전적으로 개인이 소유하는 방안은 문제를 더 악화시키리라 본다.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대기업과 그런 경쟁우위가 없는 중소 기업 간의 데이터 격차가 확대될 것이다. 대형 독점체제를 강화하고 혁신의 숨통을 조여 다가오는 인공지능과 머신러닝(기계의 자율적인 학습과 성능향상 과정)의 신시대에 권력집중을 한층 심화하게 된다. 현재의 시장 지도자들이 내놓는 데이터 소유권 방안은 이상주의적인 개인들에게 어필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방안은 수집된 데이터에 대한 독점도 강화해 대기업 좋은 일만 시킬 수 있다. 그리고 어떻게 되든 사적인 데이터를 이용해 당사자에게 피해를 주는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는 전혀 없다.

그렇다고 개인 데이터를 보호·통제하려는 노력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는 물론 아니다. 개인이 만들어내는 데이터는 전적으로 당사자의 소유라는 논리는 그에 대해 아무런 권리도 없다는 주장만큼이나 비현실적이다. 균형감각을 갖고 현실적·실용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사람들을 보호하는 법률과 규제를 신설해야 하지만 독점체제를 강화하는 장벽을 세워서는 안 된다. 진짜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현재의 데이터 경제는 혼란스럽고 불투명하며 우리도 모르는 새 우리에 관한 정보를 기록하는 독점체제들이 통제한다는 점이다.

우리 쿼드런트에서는 신흥기술을 이용한 데이터 도표화와 인증을 통해 데이터 세계에 투명성·체계·신뢰를 부여한다. 이 성장산업의 책임 있는 참여자들은 인센티브를 재조정하는 생태계를 후원해야 한다. 현재의 데이터 경제를 이끄는 인센티브는 비밀주의와 데이터 축적에 높은 비중을 둔다. 이를 윤리적 행동에 상을 주고 프라이버시 침해를 벌하는 인센티브로 바꿔야 한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적임자에게 데이터 보호 책임이 맡겨지게 된다. 데이터 생산자부터 데이터 거래자, 그 데이터의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업계의 모든 참여자들이다. 동시에 대기업과 소규모의 합법적인 기업, 윤리적 조직 간의 데이터 격차도 좁혀지게 된다.

우리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잠재력을 포기하지 않고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다고 믿는다. 혁신가·과학자·기업가들에게 빅데이터를 허용해 종교·산업·학문 전반에 걸친 현실세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하자.

– 마이크 데이비

※ [필자는 데이터를 도표화하고 인증해 양질의 데이터 거래를 용이하게 하는 쿼드런트의 CEO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