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아이들’ 너희는 어디로 사라졌느냐

리우 올림픽 앞두고 깨끗하고 안전한 도시라는 인상 주기 위해 노숙 미성년자들 임의로 구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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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경제는 지금 나락을 헤맨다. 그 수렁에서 벗어나려면 110억 달러(약 13조원)를 쏟아붓는 리우데자네이루(리우)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브라질 정부는 필사적이다. 오는 8월 5일 개막하는 리우 올림픽을 위해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고 경기장을 짓고 경비원을 고용하고 군경을 배치할 뿐 아니라 리우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을 재단장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나 흔히 말하는 브라질 정부의 ‘거리 정화’는 쓰레기 치우기가 아니라 노숙자와 마약상을 쓸어내는 것을 뜻한다. 리우의 부유한 동네 거리에서 살아가는 마약 중독 어린이도 포함해서다.

올림픽 개최를 준비하는 구역 중 코파카바나와 마라카냐에선 십대와 어린이(일곱 살짜리도 있다)들이 길가에서 자거나 구걸한다. 또 갱단에 들어가 마약을 파는 남자아이도 있고 성매매에 나서는 여자아이도 있다. 다수는 코카인을 파이프에 넣어 피우거나 본드를 흡입한다. 일부는 1년 365일 거리에서 산다. 나머지는 밤이 되면 인근의 빈민촌(파벨라)으로 간다.

브라질 정부는 이번 여름 세계의 눈으로부터 바로 그런 어두운 구석을 숨기고 싶어 한다. 리우의 노숙 어린이의 권리 옹호자들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올림픽을 앞두고 그런 아이들이 경찰에 의해 임의적으로 구금되고 있으며, 일부는 그냥 사라진다고 말한다. 그들은 학대나 극심한 가난으로 가출한 아이들 수천 명이 ‘거리 정화’로 더욱 비참한 나날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해피 차일드 인터내셔널(브라질 동북부 항구도시 헤시피에서 여자아이들을 위한 쉼터를 운영한다)의 자원봉사 직원 다니엘 메데이로스는 “정부가 올림픽을 위해 거창한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군경을 동원하고 특정 지역을 재단장하며 가난한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거리의 아이들’(브라질 전국에 약 2만4000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이 보이지 않도록 조치하면서 모든 것을 겉만 번드르르하게 꾸민다. 브라질이 안전하고 깨끗하며 멋지고 행복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만들려고 안간힘을 쓴다.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거짓된 모습이다.”

요즘 브라질은 뭣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어 보인다. 대규모 부패 스캔들로 정부가 마비됐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예산 적자를 감추기 위해 장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탄핵에 직면했다. 게다가 브라질은 1930년대 이래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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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리우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대대적인 인프라 건설과 거리 정화에 나섰다.

2009년 리우가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을 때만 해도 경제가 급성장했다. 당시 브라질은 ‘떠오르는 신흥국’으로 불리며 전 세계의 부러움을 샀다. 2010년의 경제성장률은 7.5%였다. 그러다가 호세프 대통령의 첫 임기(2011∼14년) 동안 성장이 둔화되면서 평균 2.2% 성장률을 보였다. 호세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지난해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은 오히려 3.8% 줄었다. 마이너스 성장이었다.

리우는 2주 반 동안 열리는 올림픽(그 후 패럴림픽이 11일간 이어진다)에서 선수 1만5000명, 자원봉사자 4만5000명, 진행요원 9만3000명, 관광객 38만 명이 현금을 뿌릴 것으로 기대한다. 입장권 판매 저조 등 일부 차질이 빚어졌지만 호텔은 예약이 벌써 거의 찼다고 알려졌고 리우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성공적인 개최를 낙관한다.

그러나 대규모 국제 스포츠 행사 주최에 따르는 재정적 혜택은 여전히 논란이 많다. 브라질 정부는 2014년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약 110억 달러를 지출했지만 기대하던 업계의 호황과 관광붐은 지속되지 않았다. 수도 브라질리아에 월드컵 경기를 위해 5억5000만 달러를 들여 건설한 멋진 스타디움은 1년 뒤 주차장으로 전락했다. 월드컵 직전 몇 달 동안 브라질을 찾는 외국인 수가 크게 늘었지만 대회가 끝나자마자 관광 열기는 급속히 식었다. 그래도 리우타임스에 따르면 당시 월드컵의 관광 수입 효과는 10억 달러 이상이었다.

브라질 정부 관리들은 ‘거리의 아이들’을 쫓아내는 것을 포함한 치안 강화가 관광객 안전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올림픽에는 군경 약 8만5000명이 동원될 예정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안전요원 수의 약 2배다. 리우 당국은 ‘거리의 아이들’의 경범죄를 막기 위해 그들을 구금한다고 말했다.

근거 없는 우려는 아니다. 지난해 브라질의 TV 뉴스는 어린이 갱단이 리우의 유명한 코파카바나·이파네마 해변에 몰려들어 휴대전화와 지갑 등 귀중품을 날치기하자 관광객들이 황급히 도피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코파카바나 주민은 강도에 대응하기 위해 ‘자경단’을 만들었다. 그들은 지나가던 버스를 세우고 유리창을 깬 다음 버스에 타고 있던 절도 용의자 1명을 끌어내려 폭행하는 보복 범죄도 저질렀다. 최근엔 경찰관으로 구성된 민간 보안서비스가 리우의 부유한 남부 구역에서 등장했다. 그들은 월 약 250달러에 노숙자를 동네에서 쫓아내주겠다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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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학대로 가출해 노숙하는 ‘거리의 어린이’가 브라질 전국에 약 2만4000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리우에서 경찰에 구금된 ‘거리의 아이들’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유엔은 그들이 “근거 없는 의심을 받아 경찰서로 구인되거나 적절한 법적 보호 없이 임의로 소년원으로 보내진다”며 우려를 표했다. 인권변호사들은 그들이 기소되지도 않고 곧바로 범죄자로 취급받는다고 말한다. 브라질 교도소는 원래 초만원으로 악명 높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수감자가 크게 늘었다. 청소년 갱생시설에서 교도관의 학대도 빈번히 발생한다.

브라질에서 국제 어린이 권익단체 테르데좀을 위해 일하는 언론인 베스 맥러플린은 “특정 구역에선 아이들이 거리에서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전 세계에 화합의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발버둥치지만 실제로는 화합을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 여름 당국은 청소년 갱단의 행패를 우려해 버스를 타고 리우 해변으로 가던 미성년자 100명 이상을 체포했다. 운동가들은 당국의 그런 행동이 인권 침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그러자 네이루 주지사 루이스 페르난두 페자웅은 리우 언론에 이렇게 말했다. “미성년자가 저지른 해변 갱 습격 사건이 얼마나 되는지 한번 생각해 보라. 버스에 탄 미성년자 전부가 잠재적 범죄자라는 건 아니지만 그중 다수는 5번, 8번, 10번, 또는 15번 체포된 적이 있다.”

지난 2월 25개의 인권·시민단체가 ‘거리의 아이들’ 구금에 항의하고 그들이 경범죄를 저질렀다는 정부의 주장에 의문을 표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맥러플린은 “단순히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 때문에 그들을 구금하는 건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말했다. “이 문제는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더욱 심해졌다. 따라서 이제 그들의 인권 침해를 막는 게 더 중요해졌다.”

사실 그건 삶과 죽음의 문제다. 브라질의 미성년자 피살율은 세계 2위다(1위는 나이지리아). 유엔의 어린이 구호기관 유니세프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폭력으로 사망한 어린이 수가 지난 20년 동안 2배로 늘었다. 2013년 미성년자 살해는 연간 1만500건이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리우에서 발생하는 살인의 약 16%를 경찰이 저지른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그런 극악한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에두아르두 데 예수스(10)는 리우의 빈민가 알레망에 있는 집 현관문 앞에 앉아 휴대전화로 놀고 있었다. 집에 있던 그의 어머니가 총소리를 듣고 뛰어나갔다. 아이가 피를 흘리며 숨져 있었다.

그녀는 곁에 있던 헌병들을 보고 “네놈들이 내 아들을 죽였어”라고 외쳤다. 그녀가 국제앰네스티에 전한 말에 따르면 그중 1명이 이렇게 대꾸했다. “내가 당신 아들을 죽였듯이 당신도 쉽게 죽일 수 있다. 난 사기꾼과 범죄자의 아들을 죽였다.”

인권운동가들은 그런 죽음이 가난하고 피부색이 검은 브라질인에 대한 차별과 관련 있다고 지적한다. 부유하고 피부색이 흰 브라질인은 공공장소에서 술에 취해 소동을 부려도 괜찮지만 피부색이 검고 가난한 청소년은 가만히 있어도 늘 의심 받는다는 얘기다.

유니세프의 어린이 보호 조사관 파비아나 고렌스타인은 “피살된 청소년이 많고 상황이 절박하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이 문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제 시간이 없다. 그런 폭력을 당장 중지시켜야 한다.”

그러나 브라질인 다수는 ‘거리의 아이들’ 단속을 지지한다. 인권단체 국제어린이보호기구(DCI)에서 일하는 지비니시우스 미구엘은 올림픽을 앞두고 당국이 무자비한 단속에 나서는 것이 ‘거리의 아이들’을 향한 대중의 뿌리 깊은 적대감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들을 쫓아내는 조치가 널리 호응 받는다. 그들은 인격체로 대우받을 권리를 가진 어린이가 아니라 그냥 미성년 범죄자로 인식된다. 그 아이들 중 다수는 학대와 성폭력, 가난을 피하려고 집을 나와 거리에서 지낸다. 그런데 거리에선 더한 학대와 성적 착취만이 아니라 경찰의 폭력에도 시달린다.”

2014년 월드컵와 올여름의 올림픽을 앞두고 리우 당국이 ‘거리의 아이들’을 거칠게 다루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브라질 정부에 대한 불만이 쇄도했다. IOC 비판자들은 대규모 스포츠 대회가 민간기업과 산업에 단기적인 이익을 가져다 주지만 장기적으론 주최국에서 권리를 무시당하는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는다고 지적했다.

현재 진행 중인 정치·경제적 위기가 브라질의 허약한 사회안전망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이 이끄는 좌익 노동자당은 빈곤 퇴치를 다짐하며 집권했지만 지금은 복지 서비스를 대폭 줄이는데 앞장선다. 지난해 정부는 세금을 올리고 공무원 임금인상을 지연시키고 보건·주택·기술훈련 프로그램 감축을 통해 연간 지출에서 약 58억 달러를 절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취리히대학 지리학과의 선임연구원으로 브라질에서 6년 동안 머물며 대규모 공공 행사 개최에 따른 문제점을 연구한 크리스토퍼 개프니는 “이런 행사에선 이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치인들은 성가신 문제를 숨기려 한다. ‘거리의 아이들’이 체포돼 관광 구역에서 쫓겨나고 경찰은 이미지를 위해 극단적으로 행동하리라는 점을 우린 잘 안다. 이런 행사는 기존의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거리의 아이들’을 둘러싼 긴장은 리우에서 오래된 문제다. 브라질 제2의 도시인 리우는 ‘경이로운 도시’로 불린다. 해변의 희고 부드러운 모래밭 뒤엔 고층 호텔들이 서 있고 곁에는 높은 산이 솟아 있다. 그러나 리우의 그런 화려함은 멀리 언덕에 걸터 앉은 넓은 빈민촌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그곳에선 갱 폭력과 경찰의 권력 남용이 횡행한다.

20여 년 전 리우에선 어린이 수십 명이 웅장한 칸델라리아 성당의 계단 위에 넝마를 깔고 잠을 잤다. 성당 신자들이 노숙하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글을 가르치면서 그 주변은 그들의 임시 거처로 변했고 소매치기와 매춘, 마약 등의 범죄로 악명을 떨쳤다.

1993년 7월 23일 자정께 성당 계단 앞에 승용차 2대가 멈춰섰다. 차에서 내린 복면 괴한들은 잠자고 있던 아이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다행히 숨고 피한 아이들도 있었지만 결국 8명이 숨졌다. ‘칸델라리아 학살’로 널리 알려진 사건이다.

총격을 가한 괴한 중 일부는 그때 비번이었던 헌병이었다. 용의자 9명 중 3명만 유죄 판결을 받았다. ‘칸델라리아 학살’은 노숙 어린이와 범죄를 둘러싼 열띤 논쟁을 촉발했다. 인권운동가들은 그 학살이 일회성 사건이 결코 아니라고 주장했다. 1988∼91년 브라질에서 ‘거리의 아이들’ 약 6000명이 살해됐다.

그로부터 10년 전에도 운동가들은 브라질에서 가장 취약한 그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애썼지만 실패했다. 클라우디아 카브랄의 첫 일터는 리우 도심의 불우어린이 보호소였다. 그중엔 갓난 아기도 있었다. 당시 카브랄은 대학생이었지만 유아가 대다수라 공부할 시간을 낼 수 없었다. 혼자 80명 이상을 돌봐야 했다.

아이들 대다수는 빈민촌 출신으로 정부의 지시에 따라 보호소에 도착했다. 부모들이 주말에만 찾아왔다. 그러나 어느 날 예정에 없던 정부 관리가 찾아왔다. 그들은 3세 이상의 모든 아이들을 버스에 태워 데려갔다. 부모도 보호소 직원도 그 아이들이 어디로 갔는지 몰랐다.

카브랄은 “아이들이 버스를 타며 울부짖기 시작했다”고 돌이켰다. “아이들이 사람으로 대접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들은 이곳에 아니면 저곳에 그냥 갖다 놓는 물건처럼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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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의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벌어진 호세프 대통령 탄핵 촉구 시위에 참석한 시위자의 얼굴 분장.

그때가 1977년이었다. 요즘 카브랄은 테라도스호멘스를 이끈다. 빈민촌 어린이들이 노숙자가 되는 것을 막고 가출한 아이들에게 가족요법 등의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다. 그 아이들 대다수는 마약 중독과 폭력, 성 착취에 시달린다. 수세대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악순환이다. 그 고리를 끊는 게 카브랄이 이끄는 단체의 목표다. 그녀는 1970년대 보호소의 어린이와 요즘 ‘거리의 아이들’ 사이에 유사점이 많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떼를 지어 거리에 서성이면 동네 사람들이 그들을 두려워한다. 무슨 큰 행사가 있으면 정부는 늘 도시를 정화하고 문제를 드러내 보이지 않으려고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다.”

유니세프의 조사관 고렌스타인은 피살된 ‘거리의 아이들’ 사건은 거의 공식화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녀의 조사는 입수 가능한 최근 통계인 2013년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그런 사건은 거의 알려지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이제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사라진 아이들이 끔찍한 일을 당할 위험이 크다고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미구엘은 “누가 저질렀는지 모르는 어린이 피살 사건이 여러 건 있지만 가족도 신분증도 없어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테르데좀의 안드레아 플로렌스 같은 인권운동가들은 IOC에 인권을 올림픽 개최의 전제 조건으로 명시하는 정책을 채택하라고 촉구했다. 플로렌스는 “우선 인권을 핵심으로 하는 올림픽 공약과 정책을 도입하고 그 다음 올림픽 개최지 선정에서 해당 국가의 인권 실적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전후에 인권 침해가 없도록 객관적인 감시와 평가도 필요하다. 그런 사항을 계약서에 명시해 구속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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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의 빈민가 알레망에서 노는 어린이들. 같은 도시의 부유한 동네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베이징과 소치 올림픽에서 인권 침해 주장이 나오자 IOC는 앞으로 개최국이 인권을 보장하도록 구속력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인권운동가들은 IOC의 개혁 약속이 모호하다며 올림픽 개최국의 인권을 감시하고 평가하는 수단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현재로선 IOC의 그런 조치가 2022년 동계 올림픽부터 유효하다.

테르데좀은 지난 3월 중순 영국 단체 ‘거리의 아이들 연합’ 등과 손잡고 어린이 권리를 도모하는 올림픽 형식의 ‘거리의 아이들 게임’을 개최했다. 모잠비크·인도·이집트·부룬디·파키스탄 등 9개국의 십대들이 리우에 모여 위험에 처한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컨퍼런스 겸 체육대회에 참가했다. 폐막식에서 아이들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인권 수호’를 공약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인권운동가들도 쉬운 해결책은 없다고 본다. 메데이로스는 “우리는 빈곤에 너무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늘 빈곤에 시달려 당연하게 생각한다. 다른 방법이 없다고 느낀다. 하지만 문제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봐주는 엄마와 아빠가 되고 그들의 상처 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가족이지 안전한 쉼터가 아니다.”

브라질의 올림픽 개최로 ‘거리의 아이들’ 비극이 잠시 부각되겠지만 그로써 진정한 문제 해결은 또 다시 지연될 것이다. 메데이로스는 “정부가 올림픽만을 위해 그 구역을 깨끗하고 안전하게 만들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이 끝나면 그로써 끝이다. 모두가 이전으로 되돌아가 진실을 덮어두고 살아갈 것이다.”

– 마이클 캐플런 아이비타임즈 기자

[박스기사] “올림픽에 쓸 돈 교육에 투자하라” – 리우데자네이루 주 학생들, 열악한 교육 조건에 항의하며 학교 점거 농성 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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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파울루에선 교육 투자를 삭감하려는 당국에 항의하는 대규모 학생 시위가 벌어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웹사이트에는 올여름 리우 올림픽 개막까지 남은 일수와 시간을 분·초까지 알려주는 네모난 하얀 디지털 시계가 있다(지난 4월 27일이 D-100이었다). 그러나 정작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주에선 학생들이 더 나은 교육 조건을 요구하기 위해 학교를 점거한 일수를 센다.

그들은 인구 약 1600만 명인 리우데자네이루 주의 23개 도시 70여 개 학교를 벌써 한 달 이상 점거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들은 주로 고장난 화장실과 과밀한 교실 등 학교 시설과 교육의 질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다.

시위 중인 학생 아르투르 체사르는 “그들은 돈이 없다고 하는데 사실은 교육을 위해 쓸 돈은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공립학교는 사실상 사회의 쓰레기로 취급받는다. 정치인은 예산에서 가져갈 수 있는 돈은 전부 다른 곳으로 빼돌린다.”

현재 브라질 경제는 비참한 모습이다.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엔 3.8% 줄어들었다. 사반 세기 동안 최악이다. 유가 하락과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 스캔들이 경제에 큰 타격을 줬다. 재선을 위해 악화되는 경제 상황을 은폐했다는 혐의를 받는 호세프 대통령은 현재 탄핵 위기에 몰렸다.

경제 위기가 닥치기 전까지 교육 예산은 계속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08년 브라질의 학생 1명 당 예산은 121%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주 교육부의 부채는 4600만 달러였다. 그러면서도 올림픽 준비에는 약 20억 달러를 썼다.

학생들은 교육 예산 삭감으로 교과서도 없고 도서관도 이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 교실에 에어컨도 없고 경비원도 해고됐다. 인문학 과정은 폐지됐고 교사들은 한번에 학생 70명을 가르쳐야 한다.

교사인 크리스티아네 페레이라는 “교육 투자가 없어지면서 학생들이 가장 먼저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교사로서 처음엔 학생들의 시위에 반대했다. 그렇게 농성하다 보면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이 시위하는 게 옳다고 믿는다.”

교사들도 파업에 나섰다. 지난 3월 초부터 교직원 수천 명이 낮은 임금과 열악한 연금제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이 학교를 점거한 뒤 필요한 시설 보수와 관리를 직접 떠맡는 경우도 있다. 한 학교에서 그들은 화장실에 페인트를 다시 칠했다. 또 학교를 계속 점거하기 위해 음식과 물 기부도 받는다.

시위 학생 요앙 빅토르는 정부 관리들이 자국민보다 외국인 방문객을 더 챙긴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학생들은 공부할 권리를 요구하며 학교 교실 바닥에서 지내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리우데자네이루 주 교육부는 학생과 교사들의 요구에 다양한 제안과 대화 촉구로 대응하지만 학교 점거는 계속된다. 모두가 학생 시위를 지지하진 않는다. 최근 맞불 시위대는 학교 점거 중단을 요구하는 행진을 벌였다.

고등학생 신디 카롤리나 바졸리 카에타누는 학교에 들어가지 못해 시험도 못 본다며 “시위 학생들이 우리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그들이 교사들을 지지한다지만 우리도 그들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 다만 공부하고 가르치길 원하는 학생과 교사들의 출입을 막기 보다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니면서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면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줄리아 글럼 아이비타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