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와인 선택은 옷 고르듯이

쌀쌀한 밤부터 비오는 날, 야외 피크닉까지 날씨에 따라 추천하는 와인 6가지

날씨가 아직 쌀쌀한 봄 밤에는 산도가 약한 와인이 제격이다. / 사진:GETTY IMAGES BANK

봄은 과도기다. 겨울의 묵직한 레드 와인에서 여름의 산뜻한 화이트 와인과 프로방스 산 로제 와인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시기다. 봄 날씨는 무척 변덕스럽다. 쌀쌀한 밤과 바람 불고 비 오는 날들을 견뎌내야 비로소 따스한 날씨를 맞이할 수 있다. 이런 어중간한 계절엔 어떤 와인을 마시면 좋을까? 봄철의 와인 고르기는 옷 고르기처럼 하면 된다.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도록 딱 알맞게. 그리고 여러 겹으로 겹쳐서. 신선하고 밝은색을 띠며 점성이 약간 느껴지고 무엇보다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을 택하는 것이 좋다. 한마디로 봄의 과도기적 성격에 맞는 와인을 고르면 된다.

쌀쌀한 봄 밤

날씨가 쌀쌀한 봄 밤에는 몸을 따뜻하게 해줄 와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겨울이 거의 끝나 가니 무겁고 진한 와인보다는 미디엄부터 슬라이틀리-풀(slightly-full) 바디의 와인을 선택한다. 너무 무겁지 않고 산도가 약한 것이 좋다.

◎ 바르베라 품종은 날씨가 추울 때 맛이 좋다. 이탈리아 피에몬트 지방에서 생산된 보비오 바르베라 달바 레자베야 2016은 나무딸기와 체리잼, 버섯 향이 나며 타닌이 적당하고 맛이 꽃처럼 활짝 피어나는 부드러운 와인이다. 스테이크나 쉐이브(얇게 깎은) 파머산 치즈를 뿌린 아르굴라 샐러드와 잘 어울린다.

◎ 카베르네 프랑은 제조업자에 따라 미디엄부터 풀 바디까지 다양한 무게감을 낼 수 있는 품종이다. 칠레 마울레 밸리에 있는 거라지 와인의 라스 히구에라스 빈야드 카베르네 프랑 2015는 풀 바디에 타닌 맛이 어우러져 추운 밤 양고기 스튜와 함께 마시기에 딱 좋다.

바람 불고 비오는 날
비 올 때는 한기를 녹여줄 따뜻한 질감이 느껴지는 와인이 좋다. / 사진:CAWINECLUB.COM

바람 불고 비오는 날씨에는 한기를 녹여줄 따뜻한 질감에 봄날의 신선함이 느껴지는 라이트부터 미디엄 바디의 와인이 좋다.

◎ 캘리포니아주 소노마 카운티 노스 코스트에서 생산된 아르노-로베르 트루소 2017은 신선하고 가벼우며 섬세하다. 붉은 과일류와 감초 향이 진하게 나며 야생 버섯을 얹은 토스트와 잘 어울린다.

◎ 도멘 드레 프레르 주브레-샹베르탱 2014는 프랑스 브르고뉴 지방의 중심지에서 생산된 품질 좋은 피노 누아르 와인이다. 향과 맛 등 여러 요소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뤄 우아한 분위기를 낸다. 과일 향이 진하지만 입안에서는 부드럽게 감싸는 듯한 느낌을 준다. 로스트 치킨이나 뿌리 채소 요리와 잘 어울린다.

◎ 알레산드로 비올라 테르 시실리안 카타라토 2017은 화이트 와인이지만 일정 기간 과육을 껍질과 접촉시키는 과정을 거쳐 약간 오렌지 빛을 띤다. 열대과일 향이 나는 맑은 화이트 와인으로 신선하고 뒷맛이 짭짤하다. 방금 만든 파스타나 호박·아스파라거스·완두콩 등 어린 봄 채소 요리와 잘 어울린다.

봄맞이 피크닉
봄맞이 피크닉에는 스파클링과 로제 와인이 딱 어울린다. / 사진:GETTY IMAGES BANK

긴 겨울이 끝나고 정말 봄다운 따뜻한 날씨가 시작되는 첫날은 더없이 기쁜 날이다. 그런 날 마시는 와인은 그 기쁨과 밖으로 나가 햇볕에 몸을 따뜻하게 하고 싶은 욕망에 어울리는 것이라야 한다. 스파클링과 로제 와인이 대체로 무난하지만 마시는 사람을 저절로 미소 짓게 하는 질감을 지닌 와인을 찾는다면 금상첨화다.

◎ 호주 맥래런 베일에서 생산된 자우마 피커부 펫 냇 2017은 스파클링 핑크 그르나슈 와인으로 산도가 높고 매우 신선하다. 톡 쏘는 거품보다 더 ‘봄’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있을까? 차가운 프라이드 치킨과 함께 야외 피크닉에 가져가면 딱 어울리는 와인이다.

– 조지 자이거

※ [필자는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와인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