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 중시하는 기업 되겠다고?

페이스북, 모든 활동의 돈줄인 핵심 사업 포기하지 않고 자기혁신하겠다는 의사를 선제적으로 공표하는 것은 진정한 솔루션 아닌 전략에 불과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이 공개토론에서 개인정보가 보호받는 온라인 대화로 전환한다고 주장한다. / 사진:MARCIO JOSE SANCHEZ-AP/YONHAP

마크 저버커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CEO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대기업을 “프라이버시에 초점을 맞춘”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용자들이 제기하는 주된 문제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이 조치는 칭송과 비난을 동시에 받는다. 그의 조치는 CEO로서 시장이 이미 지향하는 방향으로의 실용적인 전환이다. 역설적으로 저커버그 CEO의 발표는 페이스북이 프라이버시의 의미조차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판하는 진영에 더 많은 증거를 제공한다.

저커버그 CEO는 이런 변화를 묘사하는 데 재미있는 비유를 선택했다. 사람들이 디지털 ‘마을 광장(town square)’에서 자신의 활동과 의견을 공개 발표하는 데서 더 안전하고 개인정보가 보호받는 온라인 ‘거실(living room)’에서 이슈를 토론하려는 쪽으로 전환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회사는 두 구역을 상징하는 플랫폼들을 소유한다. 페이스북은 광범위한 공유 목적의 최대 플랫폼인 마을 광장이며 왓츠앱은 소그룹별 공유를 위한 최대 플랫폼인 거실이다.

터프츠대학의 외교안보 전문대학원인 플레처 스쿨 소속인 필자는 80개국에서 디지털 기술의 영향을 연구하는 전략 분야의 학자로서 다년간 페이스북의 전략 변화를 분석해 왔다. 저커버그 CEO의 최근 조치는 전략의 기본으로 시장 변화에 따른 초점 전환이다. 그 자체로는 환영 받을 일이다. 그러나 이용자 데이터를 공유하는 은밀한 거래와 가짜 뉴스를 조장하는 등 페이스북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광범위한 문제들에 대한 혁명적인 솔루션으로 그 조치를 포장하려 한다는 점은 지적 받아 마땅하다. 게다가 그런 변화는 이행하기가 어렵고 곧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다. 적어도 변화를 더디게 여기는 이용자가 많을 것이다.

페이스북에 전조가 보이고 있다. 이용자들이 마을 광장을 떠나 거실을 메운다. 지난해 후반 미국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활동이 감소한 반면 왓츠앱과 메신저의 활동은 증가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용자들의 뒤를 따라 단순히 한 플랫폼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자원을 이동할 준비를 한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사업모델에 따르면 마을광장에서 거실을 향한 진정한 중심이동은 불가능하다. 페이스북은 상장기업으로서 투자수익을 주주들에게 분배할 수탁자 책임을 갖고 있다. 모든 그리고 많은 수익이 마을 광장에서 생긴다.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은 지난해 전년 대비 더 많은 매출과 이익을 올렸다.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액은 대부분 페이스북의 마을 광장 버전에서 나왔다. 저커버그 CEO는 왓츠앱 거실 플랫폼에서의 수익창출 방안과 비슷한 것조차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 현재 그의 회사 수입의 98%를 광고주들에게서 얻는다. 메신저 앱 광고에선 극히 제한적인 성공을 거뒀고 왓츠앱에선 그 모델을 테스트하지도 못했다.

더욱이 광고수입은 페이스북의 소셜네트워크 이용자 중 상당히 구체적인 하위그룹에 집중하려는 기업으로부터 나온다. 왓츠앱은 수집하는 데이터가 훨씬 적고 암호화돼 표적 이용자를 겨냥한 광고효과가 떨어진다.

페이스북이 더 비공개의 메시징 플랫폼으로 전환한 뒤 수익창출 방안을 찾아내는 데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왓츠앱과 메신저의 기술 인프라를 인스타그램과 통합하는 방안이 이행되면 이용자들이 3개 플랫폼에 걸쳐 최초로 막힘 없이 소통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저커버그 CEO에게 더 큰 의미가 있다. 수십억 개의 상세한 페이스북 계정이 왓츠앱 이용자들과 연결돼 광고주들이 검색할 데이터의 보고가 열린다.

메시징을 처리하는 서버들도 통합할 수 있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위험이 따른다. 규제 당국의 신경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 통합은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상원의원 같은 저명한 국회의원들의 페이스북 분할 요청을 저지하려는 선제적 조치로 보일 수 있다.

또 하나는 페이스북이 중국에서 인기몰이를 하는 위챗에 더 가까운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려 할 가능성이다. 위챗은 쇼핑·게임·음식배달·공과금 등 앱 내 각종 서비스의 모바일 결제에 대한 수수료로 수익을 올린다. 페이스북은 새 암호화폐 그리고 왓츠앱을 통한 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초기 단계로 후발주자 입장에 서게 된다.

위챗 비즈니스 모델의 본질적인 측면은 페이스북에는 접근불가다. 위챗의 모기업은 중국 정부와 이용자 데이터를 공유하는 대가로 규제 면에서 보호받는다고 널리 알려졌다. 그것이 중국에선 정치적 현실의 일부일지 모르지만 페이스북이 지배하는 서방 시장에선 그랬다가는 망하고 만다.

비즈니스 모델의 변경과 관련된 온갖 논란은 페이스북의 진짜 문제를 간과한다. 전 세계 공동체에 거짓정보와 증오발언을 퍼뜨리는 역할이다. 감시하고 중재해야 하는 마을 광장에 집중됐던 이용자들의 관심을 비공개의 암호화된 거실로 돌리는 것은 솔루션이 아니다.

비공개 메시징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왓츠앱은 인도에서 거짓정보·공포·폭력 트렌드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아이들을 납치하려는 이방인이 있을지 모른다는 소문을 이용자들이 이 마을 저 마을로 퍼날랐다. 이런 무서운 거짓 루머로 20명이 넘는 무고한 사람이 살해당했다. 왓츠앱은 스리랑카의 군중폭력, 그리고 브라질과 나이지리아의 투표조작에도 연루됐다.

페이스북은 그런 허위사실의 유포에 관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주장해 왔다. 메시지가 공개적이지 않고 암호화돼 이용자끼리 주고받기 때문이다. 거짓정보 문제에 대처하지 않은 채 거실로 더 많은 메시지를 이전하면 공포·혼란·폭력의 기회가 더 많아진다. 이 같은 현상은 이용자들이 디지털 미디어를 전반적으로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는 개발도상국에서 더 두드러진다.

저커버그 CEO도 억압적인 체제의 국가에는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는 새로운 문제를 제기한다. 언론자유와 데이터 공유의 제한을 논하는 정부가 많다. 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터키 등 페이스북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몇몇 나라에서 특히 두드러진 현상이다. 페이스북은 이런 나라와 그 정부들에 등을 돌릴 처지가 아니다. 따라서 이런 약속도 다소 공허하게 들린다.

저커버그 CEO의 최근 약속은 실제로 전략 교과서에 실린 내용이다. 모든 활동의 돈줄인 핵심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자기 혁신하려는 의사를 선제적으로 공표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마을 광장에서든 거실에서든 저커버그 CEO가 사회적 담론의 수준을 끌어올려 27억 이용자의 복리를 진정으로 존중하는 방안을 찾아내지 못하는 한 아무 의미도 없는 조치다.

– 바스카 차크라보티

※ [필자는 터프츠대학 플레처 스쿨 글로벌 비즈니스 학부장이다. 이 글은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