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 아닌 새우’의 유혹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뉴웨이브푸즈가 개발한 ‘슈름프(Shr!mp)’ 가격은 0.45㎏ 당 약 16달러… 구글 샌프란시스코 지사 구내 식당에서 주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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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에서 만든 인조 새우는 완전한 채식주의 음식일 뿐 아니라 ‘코셔’이기도 하다.

유대교 성서 레위기(기독교 구약성서와 같다)에 “무릇 강과 바다에 있는 것으로써 지느러미와 비늘이 없는 것은 가증한 것”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독실한 유대교 신자는 새우를 비롯한 갑각류를 먹어선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맛도 모양도 새우 같지만 실제 새우가 아닌 것은 어떨까? 유대교 성서는 우리가 기술을 이용해 그런 것을 만들어내는 날을 상상하지 못했던 듯하다.

뉴웨이브푸즈의 CEO 도미니크 반스는 바로 그 ‘새우가 아닌 새우’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처음엔 유대교 율법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이 해산물을 즐기도록 도우려는 생각은 없었다. “새우는 미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해산물이지만 문제가 많다”고 반스 CEO는 말했다. 같은 무게로 따졌을 때 새우의 탄소 발자국이 쇠고기의 10배다. 또 새우 양식은 맹그로브 습지를 파괴한다(맹그로브는 중요한 생태계로 물고기에게 산란 장소와 은신처, 먹이를 제공하며 폭풍과 쓰나미에 따른 해수 범람을 막아준다). 게다가 새우잡이에 인간 노예가 동원되는 사례도 많다.

뉴웨이브푸즈의 해결책은 실험실에서 해조류로 만드는 새우 ‘슈름프(Shr!mp)’다. 특히 새우가 섭취하는 홍조류가 주 재료다. 새우가 띠는 독특한 붉은색과 맛이 거기서 나온다. 해조류는 새우와 달리 지속 가능하다. 재배하기 쉽고 환경에도 해가 되지 않는다. 식감과 맛, 영양이 적절해질 때까지 여러 차례 실험을 반복하지만 레시피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그러나 벌써부터 반응이 좋아 구글 샌프란시스코 지사는 지난 3월 구내식당에 ‘슈름프’를 주문했다. 가격은 0.45㎏ 당 약 16달러다. 뉴웨이브푸즈는 곧 12달러로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게다가 실험실에서 만든 새우는 “완전한 채식주의 음식일 뿐 아니라 생각지도 않았던 ‘코셔’이기도 하다”고 반스 CEO는 말했다. ‘코셔’는 유대교 율법에 의해 식재료를 선정하고 조리 등의 과정에서 엄격한 절차를 거친 음식을 가리킨다.

코셔 케이터링 업체 르차임을 설립한 랍비 알렉스 샨드로프스키는 음식에 변화의 파도가 밀어닥친다고 본다. 그는 실험실에서 만든 식품이 수천 년 된 유대교 전통과 맞아 떨어질지 확인하고 싶어 한다. “동물의 세포를 채취해 실험실에서 배양한다면 그것도 육류일까?” 샨드로프스키 대표는 뉴웨이브푸즈의 ‘슈름프’를 먹어본 뒤 유대교 전통과 잘 맞아떨어지며 아주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 반스 CEO는 샌프란시스코 서부의 유대교 회당에 있는 르차임의 주방을 방문해 랍비들 앞에서 제조 시범을 보인 뒤 코셔 인증을 받았다.

‘슈름프’는 최근 저명 셰프 JP 라이스가 주최한 파티에서 필리핀 채식 코셔 인증 메뉴에 등장했다. 전채 요리는 매콤한 디핑 소스와 에다마메를 곁들인 팝콘 슈름프였다. 코셔를 지키는 참가자들은 그날 ‘새우 아닌 새우’를 처음 맛봤다. 한 소녀(10)는 “희한한 느낌이지만 아주 맛있다”고 평했다.

– 그랜트 버닝햄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