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 하드’ 같은 영화 만들려는 게 아니다”

2008년 뭄바이 연쇄 테러 사건 다룬 영화 ‘호텔 뭄바이’에 출연한 데브 파텔 인터뷰
사진:ILLUSTRATION BY BRITT SPENCER

2008년 11월 인도 뭄바이 연쇄 테러 당시 차트라파티 시바지 마하라즈 역에서 무장 괴한들이 군중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인도계 영국 배우 데브 파텔은 그로부터 1년 전쯤 그 기차역의 플랫폼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 중이었다.

힌두계 인도인 부모 밑에서 영국에서 나고 자란 파텔은 “그 테러로 내가 아는 사람이 죽거나 다치지는 않았지만 인도에 있는 내 가족과 친구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 테러 사건에 관한 영화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여하고 싶었다.”

‘호텔 뭄바이(Hotel Mumbai)’(국내 개봉 5월)는 당시 연쇄 테러 현장 중 한 곳인 타지마할 팰리스 호텔을 배경으로 한다. 파텔은 가공의 인물인 웨이터 아르준으로 나온다. 테러 당시 위험을 무릅쓰고 몇몇 손님의 목숨을 구한 요리사 헤만트 오베로이(실존 인물) 역은 인도 배우 아누팜 커가 맡았다.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2011)과 ‘라이언’(2016)으로 잘 알려진 파텔은 아르준 역을 일찌감치 예약해놨다. 그는 “당초 아르준이라는 캐릭터는 2차원적인 느낌을 주었지만 난 앤서니 마라스 감독과 함께 그 캐릭터를 입체적인 인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당신이 맡은 캐릭터(아르준)를 시크교도로 설정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들었다.

9·11 이후 미국에서 시크교도가 무슬림으로 오인 받아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사람들이 그들의 신앙을 이해하지 못 한다는 게 놀라웠다. 난 영화 촬영을 준비하면서 시크교도가 모여 사는 뭄바이 빈민가에서 잠시 지냈다. 그들은 놀라울 정도로 이타적이다. 그곳 사람들은 시크교 사원 구르드와라에 모여 기도하는데 그 입구에는 ‘내 터번은 나의 자부심’이라는 글귀가 붙어 있다. 언젠가 한 시크교도 남성이 자동차 사고로 피 흘리는 사람을 보고 자신의 터번을 벗어 지혈시켰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난다.

실제 테러 사건을 바탕으로 한 액션 영화가 끔찍한 사건을 이용해 돈을 벌려 한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제작 책임자로서 내가 가장 목소리를 높였던 부분이다. 우리는 핸섬한 미국인 주인공이 사람들을 위기에서 구하는 ‘다이 하드’ 같은 영화를 만들고자 한 게 아니다. 비록 주인공이 이타적인 행동을 한다고 해도 총 쏘는 순간을 ‘멋진 장면’으로 보이게 만들진 않았다. 마라스 감독은 과감하게 테러리스트들에게 시간을 할애해 그런 사고방식을 갖게 만든 사회·경제학적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했다.

당신의 감독 데뷔작인 ‘멍키 맨(Monkey Man)’(2018)은 복수 영화라는 사실 외엔 별로 알려진 게 없는데.

‘존 윅’(2014)과 ‘올드보이’(2003)의 주제가 들어 있다. 현대 뭄바이를 배경으로 인도의 신화를 다룬다. 그래픽 노블(작가주의 만화)은 아니지만 그런 느낌을 준다.

– 애나 멘타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