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외여행은 별을 따라가 볼까

2019년 눈여겨 볼 만한 천문학적 현상 8가지와 최고의 관측지 겸 여행지를 소개한다
갈라파고스 제도. / 사진:PINTEREST.COM

올해는 천문학적 현상이 많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그 모두를 각자 사는 지역에서 편안하게 볼 수는 없다. 그런 현상을 잘 관측할 수 있는 멋진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물병자리 에타 유성우(5월 5~7일)

유성우는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물병자리에서 가장 밝은 에타별에서 내리는 이 유성우는 적도나 남반구에서 잘 보인다. 남쪽 지평선(혹은 수평선)의 시야가 확 트인 곳이 가장 좋다. 캄캄한 밤하늘과 확 트인 수평선을 찾아 퀘이사 엑스피디션스의 호화유람선을 타고 에콰도르 해안의 갈라파고스 제도로 가보자. 그레이스 켈리의 허니문 요트를 개조한 유람선에 머무르면서 낮 동안엔 찰스 다윈의 발자취를 따라 섬의 야생동식물을 관찰하고 밤엔 아름다운 하늘을 감상하자. 갑판 위나 육지에서 동트기 전 유성우의 장관을 볼 수 있다.

개기일식(7월 2일)
칠레의 라 세레나. / 사진:YOUTUBE.COM

4분 동안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린다. 개기일식은 보통 1년에 몇 번씩 일어나지만, 극히 한정된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7월 2일의 일식은 남미에서 관측이 가능하며 개기일식은 칠레와 아르헨티나 일부 지역에서만 일어난다. 칠레의 라 세레나가 그중 하나다. 일식이 약 2시간 동안 일어나지만,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은 오후 4시 38분부터 2분 정도만 볼 수 있다. 라 세레나에 간 김에 해안의 3개 섬에 있는 국립 훔볼트 펭귄 보호구역을 방문해 보자. 또 비행기를 타고 잠깐만 가면 화성과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아타카마 사막도 볼 수 있다. 아타카마 사막은 별자리 관측에도 아주 좋은 곳이다.

페르세우스 유성우(8월 12~13일)
미국 유타주의 앤틸로프 아일랜드 주립공원. / 사진:YOUTUBE.COM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1시간에 최대 200개의 유성을 볼 수 있어 그중 가장 인기가 높다. 유감스럽게도 올해는 밝은 달이 유성우의 마법을 약화하겠지만 그래도 많은 유성을 볼 수 있다. 이 유성우는 미국 중서부 시간 기준으로 밤 10시에 시작된다. 화성과 토성은 각각 새벽 4시와 2시까지 볼 수 있다. 이 유성우가 잘 보이는 북반구는 날씨가 따뜻한 시기이니 밤하늘 아래 담요를 펼쳐놓고 앉아 별을 보는 낭만을 즐길 수 있다. 북반구의 어디에서도 잘 보이지만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아이다호·펜실베이니아 주가 명소로 꼽힌다. 유타주에는 밤하늘이 아름다운 공원이 9곳이나 있는데 앤틸로프 아일랜드 주립공원에 가면 보트 타기와 하이킹, 골프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부분월식(7월 16일)
남아공의 크루거 국립공원. / 사진:PINTEREST.COM

7월에는 또 유럽과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부분 월식을 볼 수 있다. 월식이 진행되는 동안 달은 궁수자리에 들게 된다. 이 시기의 남반구 날씨가 약간 쌀쌀하긴 해도 월식 관측을 겸해 여행할 곳은 많다. 남아공의 크루거 국립공원은 별을 관측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밤에는 캄캄한 하늘의 별과 달을 감상하고 낮엔 신나는 사파리 투어를 하자. 이왕 남아공까지 간 김에 케이프타운의 와인 산지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수성과 태양의 만남(11월 11일)
모로코 마라케시의 리아드. / 사진:YOUTUBE.COM

수성과 태양의 만남은 한 세기에 13번밖에 일어나지 않는 비교적 드문 현상이기 때문에 꼭 봐야 하지 않을까? 이 현상은 낮에 5시간 반 동안 진행돼 딱 좋은 위치를 찾아 느긋하게 관측하기에 시간이 충분하다. 아시아와 호주를 제외하고 거의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다. 추운 날씨를 피하려면 모로코가 제격이다. 모로코의 자연을 보려면 사막을 도보여행하거나 가이드가 딸린 낙타 여행으로 한적한 곳을 찾아 수성과 태양의 조우를 감상하자. 아니면 마라케시나 카사블랑카에 머무르면서 리아드(모로코 전통 가옥)의 지붕에 올라가서 이 장관을 지켜보자.

북극광(9월~3월)
미국 알래스카주 디날리 국립공원. / 사진:NPCA.ORG

북극광은 밤이 긴 겨울이면 어느 때나 볼 수 있다. ‘오로라 보레알리스’라고 불리는 이 유명한 현상은 태양에서 날아온 전기를 띤 입자가 서로 충돌하면서 발생한다. 핀란드 라플란드는 북극광과 동의어로 생각될 만큼 북극광 관측 명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미국에도 북극광이 잘 보이는 곳들이 있다. 북극권에서 남쪽으로 불과 240㎞ 거리에 있는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가 그중 으뜸이다. 알래스카주의 뻔한 관광지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디날리 국립공원으로 가라. 낮 동안엔 개썰매와 겨울 열차 여행을 즐기고 밤엔 북극광을 감상하자. 북극광을 매일 밤 볼 수 있는 게 아니니 여행 일정을 1~2주일 정도로 여유 있게 잡는 게 좋다.

금환일식(12월 26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 사진:DARKSKY.ORG

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지는 개기일식과 달리 금환일식은 밝은 빛의 고리를 볼 수 있다. 아시아와 호주의 대다수 지역에서 볼 수 있다. 아침 10시쯤 시작해 약 6시간 동안 진행된다. 낮 동안에 일어나기 때문에 관측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금환일식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곳 중 하나가 싱가포르다. 맛있는 음식과 호화 호텔들이 여행을 즐겁게 만드는 곳이다.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옥상의 인피니티 풀에서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느긋하게 금환일식을 감상해보자. 싱가포르의 유명 관광 코스가 싫증 났다면 가까운 인도네시아 리아우 섬으로 가서 열대의 정취에 흠뻑 빠져보는 것도 괜찮다. 또 싱가포르에서 페리(요금 30~50달러)를 타고 50분만 가면 빈탄 섬에 도착한다. 반얀트리 사원과 코끼리를 구경하거나 해변에 자리 잡고 편안하게 누워 일식을 감상해보자.

쌍둥이자리 유성우(12월 13일)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알바냐. / 사진:WIKIPEDIA.ORG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1시간에 최대 100개의 유성을 볼 수 있지만, 올해는 보름달이 떠서 그 극적인 효과가 줄어들 듯하다. 유성이 잘 보이는 캄캄한 밤하늘을 찾으려면 날씨가 추운 곳으로 가는 게 좋으니 옷을 든든하게 입는 걸 잊지 마라. 바르셀로나에서 자동차로 몇 시간 거리에 있는 알바냐는 천문관광으로 유명하다.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해 지로나에 들러 구도심을 구경한 뒤 알바냐로 가자. 해안도로 드라이브를 즐긴다면 지중해 바닷가에 있는 12세기 요새 도시 토사 데 마르에 들러 옛 정취에 취해보는 것도 좋다.

– 로라 파워스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