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용 보존의 비밀 밝혀지나

진시황릉 테라코타 군대의 청동 무기가 녹슬지 않은 이유는 기술 아닌 환경적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 나와
진시황릉에서 출토된 병마용. 이 군대는 진시황 사후에 그를 지키기 위해 그와 함께 황릉에 묻혔다. / 사진:WIKIPEDIA.ORG

진시황릉의 병마용(Terracotta Army) 보존 비결을 둘러싼 오래된 미스터리가 이제야 풀린 듯하다. 한때 병마용의 청동 무기가 녹슬지 않는 이유가 진 왕조의 발전된 녹 방지 기술 덕분이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 황릉이 세워진 지역의 자연조건이 보존에 도움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고고학과의 마르코스 마르티농-토레스 교수에 따르면 중국과 영국의 공동 연구팀은 ‘진시황릉 같은 거대하고 복잡한 유적’을 만들어내기까지 중국 고대문명이 기술 지식과 예술 기교, 노동력, 재료를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밝혀내고자 했다.

연대가 기원전 210~2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병마용은 중국의 진 왕조를 세운 통일 중국 최초의 황제 진시황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 군대는 테라코타로 만든 8000명의 전사와 13대의 전차, 520마리의 말, 150명의 기마병으로 구성됐다. 이 군대는 진시황 사후에 그를 지키기 위해 그와 함께 황릉에 묻혔다.

1970년대에 진시황릉이 발굴된 이후 과학자들은 이 능과 주변에서 발견된 유물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보존됐는지 연구해 왔다. 병마용의 무기에서 크롬의 흔적이 발견되자 과학자들은 그것이 녹 방지를 위해 의도적으로 첨가된 것이라고 믿었다. “과학자들은 진 왕조의 장인들이 이 무기를 보존하기 위해 고도로 발전된 기술을 이용했을 가능성에 매료됐다”고 마르티농-토레스 교수는 말했다.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 중국 전문가들이 진행한 선구적인 과학 연구는 철저하고 설득력이 있었다. 고대에 크롬을 기반으로 한 녹 방지 기술이 이용됐을 것이라는 결과는 매우 놀라웠지만, 진시황릉에 대한 고고학적 연구는 매혹적이고 놀라운 발견으로 가득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된 연구는 그 가설을 뒤집었다. 이 연구에서 마르티농-토레스 교수와 동료들은 청동 무기를 분석한 결과 거기서 발견된 크롬은 무기의 목재 부분을 칠한 재료에서 유래했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황릉에서 발견된 무기 약 500점을 분석했는데 크롬이 발견된 무기는 그중 37점에 불과했다. 나무로 된 손잡이 부위에서 주로 발견됐으며 화살촉이나 칼날에서 발견된 경우는 아주 드물었다.

연구팀은 이 무기들이 잘 보존된 데는 환경적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새로운 가설을 내놓았다. 무기를 만든 청동의 높은 주석 함량과 황릉이 위치한 토양의 구성성분이 녹 방지에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마르티농-토레스 교수는 고대 중국인이 발전된 녹 방지 기술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실망스러울 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병마용엔 진 왕조 장인들의 뛰어난 기술과 독창성을 보여주는 요소가 많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로 그 존재가치가 떨어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 한나 오스본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