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지 않으면 죽는다”

미드 ‘왕좌의 게임’에서 배우는 생존 리더십 8 고집스럽게 팩트만 주장하다 설득에 실패한 존 스노우 신뢰 쌓지 못해 죽은 네드 스타크 그들은 왜 배신당하고 싸움에서 패했을까

어떤 사람은 조직을 이끄는 방법을 알고, 또 어떤 사람은 상대방을 섬뜩하게 쏘아볼 줄 안다.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위의 캐릭터들은 그 두 가지에 능숙하다 / 사진:COURTESY OF HBO

먼저 간단한 퀴즈부터 풀어보자. 다음 인용문 중 어느 것이 경영대학원 교수의 말이고 어느 것이 에미상을 받은 미국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나온 말일까?

1. “우리 내면의 제어 시스템이 우리의 가치관이다.”

2. “진실을 추구하라.”

3. “문제를 충분히 숙고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라.”

4. “자신의 결점을 정확히 알고 인정하면 어느 누구도 그 결점을 이용하지 못한다.”

퀴즈의 답은 기사 맨 마지막에 있다. 아무튼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명백하다. ‘왕좌의 게임’은 드라마로서 흥미진진할 뿐 아니라 조직을 관리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필요한 리더십 교훈도 많이 알려준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의 브루스 크레이븐 부교수는 자신의 MBA 과정 ‘픽션을 통해 배우는 리더십(Leadership Through Fiction)’과 신저 ‘이기지 않으면 죽는다: ‘왕좌의 게임’에 숨겨진 리더십의 비밀(Win or Die: Leadership Secrets from ‘Game of Thrones’)’에서 그 교훈들을 소개했다.

크레이븐 교수는 “나는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에서 뛰어난 동료 교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들의 지혜가 나의 발전과 성공에 매우 중요하다고 느껴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왕좌의 게임’ 마지막 시즌 방영을 앞두고 그중 8가지를 골라봤다.

윈터펠의 영주 네드 스타크는 의무와 명예에 관한 자신의 개인적 가치관이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사실을 내다보지 못해 배신당하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 / 사진:COURTESY OF HBO

1. 자신의 가치관을 정확히 파악하라

“리더는 우리의 가치관이 어떤 도전과 기회를 만들어내는지 잘 알아야 한다”고 크레이븐 교수는 말했다. 그러지 못할 경우 ‘왕좌의 게임’ 시즌1에서처럼 끔찍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윈터펠의 영주 네드 스타크는 의무와 명예에 관한 자신의 개인적 가치관이 7왕국의 수도 킹스랜딩에서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리라는 사실을 내다보지 못해 배신당하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

가치관의 인식은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최고경영자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은 최고경영자들이 스스로 중시하는 가치의 우선순위를 인식하는 과정을 통해 개인적 소원과 동기, 성취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가치관은 우리 내면의 제어 시스템”이라고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의 폴 잉그램 교수는 말했다. “위기의 순간이 닥치면 깊이 있게 선택사항들을 살피고 대안을 고려할 시간이 없다. 그럴 때 길잡이가 되는 것이 핵심 가치관이다.”

2. 신뢰를 쌓아라

‘왕좌의 게임’에서 네드 스타크는 자신의 가치관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지 못했을 뿐 아니라 주요 지도자들과 신뢰도 쌓지 못해 적에게 완전히 둘러싸이는 처지에 놓인다. 신뢰는 어떻게 쌓을 수 있을까? 한 가지 방법은 공동의 적을 중심으로 뭉치는 것이다. 모리스 슈바이처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경영대학원 교수와 애덤 갈린스키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 교수가 집필한 ‘관계를 깨뜨리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는 기술(Friend & Foe)’에 따르면 공동의 위협에 부닥치면 과거의 적들이 마음을 바꿔 서로 협력하기 때문에 외교 무대부터 기업의 임원 회의실까지 어디서든 아주 희한한 동맹관계가 등장할 수 있다.

또 다른 신뢰 구축 전술은 상대방에게 관심을 보이고 사적인 정보를 기꺼이 공유하려는 태도로 믿음직함과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것이다. 크레이븐 교수는 ‘왕좌의 게임’에서 티리온 라니스터가 자신의 삶에 관한 비밀을 털어놓음으로써 위험한 여성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의 신뢰를 얻어 공동의 적에 맞서 힘을 합치는 전술을 하나의 예로 들었다. 티리온 라니스터는 ‘힘 없는 자’의 이중속박도 극복한다. 힘이 없어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무시당하고, 또 목소리를 키우면 힐책당하는 딜레마를 가리킨다.

그런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고 갈린스키 교수는 말했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 선택권을 줌으로써 상대방의 방어 장벽을 낮출 수 있다. 티리온 라니스터는 타르가르옌에게 자신을 죽이든 측근으로 받아들이든 선택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그런 속박에서 벗어나 신뢰를 쌓아간다.

티리온 라니스터 (오른쪽)는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음으로써 대너리스 르가르옌 (왼쪽)의 신뢰를 얻는다 / 사진:COURTESY OF HBO

3. 진정성을 보여라

잉그램 교수가 같은 경영대학원의 시나 이엔가르 교수,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최윤진 교수와 공동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가치관을 리더십 역할과 일치시키면 진정성이 높아지고, 그 결과 신뢰성도 강화된다. 그들은 2017년 발표한 논문에서 “핵심 가치관에 충실한 리더는 자신의 행동이 그 핵심 가치관에서 비롯되고 따라서 독자적인 결정이 되기 때문에 진실하다”고 지적했다. “가치관을 천명하면 리더의 가치관에 입각한 동기가 뚜렷해 보여 그 리더는 의사결정 사항을 조직원에게 전달할 때나 새로운 정책을 실행할 때 핵심 가치관에 집중할 수 있다.”

존 스노우는 저항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돌이키는 능력이 부족해 큰 고통을 겪지만 결국 설득력을 발휘하는 방법을 배운다. / 사진:AMAZON.COM

4. 공감대를 형성하라

티리온 라니스터는 감성지수(EQ)가 아주 높아 공감대 형성에서도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그는 높은 EQ를 이용해 주변 사람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어 동맹관계를 맺는 데 능숙하다. 경영대학원에서도 가르치는 필수적인 기술이다.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의 대니얼 에임스, 말리아 메이슨, 대너 카니 교수가 쓴 ‘개인적인 발전의 입문서(A Primer on Personal Development)’는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뛰어난 성과를 자랑하는 하이퍼포머 10명 중 약 9명은 EQ가 아주 높다.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동료의 동기유발을 이끌어내는 문제에서 공감대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IQ는 고정된 반면 EQ는 노력으로 높일 수 있다고 크레이븐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왕좌의 게임’ 시즌3에서 제이미 라니스터가 보여준 EQ 성장의 순간을 예로 들었다. 그는 자신이 여성 기사 브리엔 타스를 존경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녀를 돕기로 결심한다. 평소 이기적이고 냉담한 그의 성격을 감안하면 현격한 변화다.

5. 네트워킹을 중시하라

티리온 라니스터는 EQ를 이용해 인맥과 동맹관계를 능숙하게 구축한다. 그것이 그의 성공에서 필수 조건이었다. 그는 “난 최대한 많은 사람을 알고 싶다”고 말한다. “나에게 앞으로 어떤 사람이 필요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에 있다가 싱가포르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으로 옮긴 구와바라고 교수에 따르면 리더는 일상생활에서 네트워킹을 해야 한다. 그는 저서 ‘성공하는 습관 만들기: 네트워킹과 자기변화의 과학(Building Success Habits: Networking and the Science of Self-Change)’에서 “네트워킹은 운동처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규칙적이고 습관적이라야 한다. 몸에 배야 한다는 뜻이다. 장기적이고, 전략적이며, 반자동적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6. 설득력을 발휘하라

‘왕좌의 게임’에서 존 스노우는 사람들을 ‘거부 영역’(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저항)에서 벗어나는 능력이 부족해 큰 고통을 겪지만 결국 설득력을 발휘하는 방법을 터득한다. 크레이븐 교수는 저서 ‘이기지 않으면 죽는다’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존 스노우는 중요한 리더십 시험에서 실패한다. 일부 조직원의 반발 가능성이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는 부하들에게 무조건 자신의 해결책을 따르라고 지시하려고 한다. 실제로 현실에서 우리는 자주 그처럼 행동한다. 우리는 설득으로 마음을 돌려야 할 필요가 있을 때도 무조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팩트를 통해 승리해야 할 때라고 믿는다.”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의 밥 본템포 교수에 따르면 리더가 설득력을 갖기 위해선 조직원들을 ‘수용 영역’(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이려는 마음)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그럴 필요가 있는 상황에선 설득이 매우 중요하다. 한 치의 양보 없는 협상이나 고집스럽게 팩트만 주장할 게 아니라 하나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도록 설득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은 어디서 싸울지, 무엇을 얻어야 할지, 어떻게 승리할지,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판단한다(왼쪽 사진). 브루스 크레이븐 부교수의 신저 ‘이기지 않으면 죽는다: ‘왕좌의 게임’. / 사진:COURTESY OF HBO, AMAZON.COM

7. 전략적으로 사고하라

존 스노우는 조직 내부의 반란만이 아니라 북부에서 급속히 다가오는 초인간적인 위협에도 직면한다. 그는 전략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의 윌리 피터슨 교수는 저서 ‘전략적 학습(Strategic Learning)’에서 전략은 4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디서 경쟁할 것인가?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가?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피터슨 교수는 먼저 전략을 세운 다음 그 전략을 뒷받침하는 계획을 짜야한다고 설명했다. 그 두 가지를 구별하지 않으면 혼동이 일어난다. 존 스노우는 추운 북부의 웨스테로스에서 그 두 가지를 구분하지 않아 전면적인 반란을 겪는다.

8. 적응하는 법을 배워라

‘왕좌의 게임’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인물은 오른손을 잃은 뒤 왼손 검술을 익히든 동물의 생각을 읽는 방법을 배우든 하나같이 적응력이 뛰어나고 유연한 캐릭터다. 그러나 직장 생활에서 반드시 적응이 필요한 것은 관리자가 변화의 필요성을 느낄 때다.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의 리타 맥그래스 교수는 “핵심적인 사업 모델이 저변에서 변하는 데도 기업은 변화를 부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특히 경영진이 그런 정보를 알려고 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는 자신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며 끊임없이 적응하고 변화를 꾀해야 한다. 이런 질문도 필요하다. 내가 다양한 관점을 접하고 있는가? 내가 팀을 믿고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밀어주는가? 내가 변화하는 상황을 부인하고 있지는 않은가?

크레이븐 교수는 ‘왕좌의 게임’ 제작에서 얻을 수 있는 비즈니스 교훈으로 뛰어난 적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 드라마를 처음 제작할 때 제작 책임자들은 수백억 달러를 들인 시험작품을 소규모 실무그룹에 보여주었지만 “문제가 아주 많다”는 반응만 돌아왔다. 평가가 너무 좋지 않아 작품이 아예 폐지될 위기에 놓였다. 그때 제작 책임자들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겸허한 태도로 그런 상황에 적응했다. 그들은 더 많은 예산을 들여 시험작품을 처음부터 다시 찍었다. 그 결과 이 드라마는 예상치도 못했던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 나머지 이야기는 이제 전설이 됐다.

– 스티븐 커치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