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구매한 당신도 공범

노동착취 공장 근로자부터 사기성 약품·식품으로 인한 사망자까지 수많은 개인에게 피해 주고 범죄조직에 큰 수익 안겨줘

짝퉁 제품이 근절되지 않고 성장하는 데는 소비자 수요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게 확연히 드러났다. / 사진:SPENCER PLATT-GETTY IMAGES-AFP/YONHAP

미국 뉴욕의 차이나타운, 로스앤젤레스의 샌티 앨리 또는 홍콩의 게이지 스트리트를 방문한 적이 있다면 사람들이 왜 거기에 몰려드는지 알 것이다. 지미 추 구두, 롤렉스 시계 또는 레이밴 선글라스 짝퉁을 정품과 비교도 안 되는 헐값에 장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대기업만 타격을 입는 ‘피해자 없는 범죄’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짝퉁 제품은 법의 사각지대에서 땀 흘리는 노동착취 공장 근로자부터 사기성 약품과 식품으로 인해 연간 수천~수만 명씩 목숨을 잃는 소비자 자신들까지 수많은 개인에게 피해를 준다. 또한 범죄조직에는 최대 수익원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초 미국 연방 기구들에 짝퉁 제품의 온라인 유통 억제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하면서 이 문제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짝퉁 제품 억제방안에 관한 논의에서 소비자의 역할이 빠져 있다. 나는 지난 5년간 기업 대상 범죄에 관한 지속적인 리서치의 일환으로 심각한 짝퉁 제품 문제를 조사해 왔다. 미국의 수요가 불법 마약 거래를 부채질하듯이 짝퉁 제품이 근절되지 않고 성장하는 데는 소비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게 확연히 드러났다.

소매유통 시장의 ‘무법지대’

트럼프 정부가 ‘황야의 서부’ 무법지대에 비유하는 전자상거래의 성장으로 짝퉁 업체들이 미국 소비자에게 접근하기가 쉬워졌다. 미국에선 통관수속항에서 압류되는 짝퉁 제품 수가 지난 10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세계적으로 2017년 짝퉁 제품 판매액은 1조 달러로 추산되며 2020년에는 1조8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2017년 기업들이 입은 손실액은 3230억 달러로 추산된다.

모조품 판매 수익은 짝퉁 제품을 생산·판매 또는 유통하는 합법적인 기업뿐 아니라 불법 사업체와 범죄조직에 혜택을 안겨준다. 트럼프의 명령은 이베이·아마존·알리바바 같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가 가상 판매대에서 짝퉁제품을 걷어내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거나 제품의 국내 유입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들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 짝퉁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추산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 일리 있는 조치지만 문제의 근원인 소비자 수요를 외면한다는 문제가 있다.

세계적으로 짝퉁 제품 판매액은 2020년에 1조8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 사진:HAMAD I MOHAMMED-REUTERS/YONHAP

헐값이라는 함정

합법적인 상표를 소유하는 정품 브랜드 기업들 사이에선 짝퉁 문제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무도 사고 싶어 하지 않는 제품을 생산하는 길뿐이라는 인식이 깔렸다. 예컨대 코치·샤넬 또는 마이클 코어스 핸드백을 아무도 원치 않는다면 짝퉁을 만들어낼 이유가 없다. 따라서 정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에서 짝퉁 업체들이 모조품을 만들어 판매하려는 인센티브가 생긴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대다수의 소비자는 짝퉁 제품을 구매할 생각이 없지만(그리고 실제로 그들도 이런 사기의 피해자지만) 헐값이라는 생각에 짝퉁 제품을 기꺼이 구매하려는 사람도 많다.

여러 조사 결과 소비자가 짝퉁 제품을 선택하는 데는 가격을 기준으로 두 가지 일반적인 이유가 있었다. 사고 싶은 정품 가격이 너무 비싸 그 몇 분의 1 가격인 짝퉁으로 만족할 수 있다. 또는 정품을 살 수 있더라도 현명한 구매 결정인 듯한 느낌에 짝퉁을 선택하기도 한다. 이유야 어찌 됐든 그들은 이런 불법 활동의 공범이 돼 짝퉁 업자를 경제적으로 더 많이 지원하는 셈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심각한 피해를 볼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지출을 줄이는 한 방법으로 짝퉁 지갑을 선택하는 것이 아무 문제 없고 무해한 듯하지만 내 조사에선 사람들이 그런 논리에 따라 중병이나 나아가 사망을 초래한 비소 성분 함유 담배와 오염된 약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누가 피해 보나

소비자로선 구찌·샤넬·롤렉스 같은 다국적기업이 입는 손실까지 신경 쓰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다른 짝퉁 피해자의 곤경에는 공감해야 한다. 예컨대 짝퉁 제품 생산자 중에는 노동 착취 환경에서 몇 시간씩 강제적으로 일해야 하는 어린이들과 공장주들로부터 처벌 위협을 받으며 위험한 환경에서 작업해야 하는 저임 근로자 등이 있다.

일부 짝퉁 생산 시스템은 인신매매 조직, 국제 조직범죄단, 마약갱단과 연계됐다. 유엔은 다국적 범죄조직의 가장 수익성 높은 범죄활동 중 하나로 짝퉁 생산을 꼽는다. 실제로 이들 그룹에 짝퉁 생산은 마약밀매나 인신매매보다 더 큰 수익을 가져다준다. 다시 말해 짝퉁 생산은 누가 돈을 잃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범죄자가 그 수익을 챙긴다는 점이 문제다. 그리고 근로자뿐 아니라 아무 의심 없이 그것을 사들이는 소비자까지 거의 모두가 피해자다.

– 제이 케네디

※ [필자는 미시간 주립대학의 형법학 조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