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에 WTO 필요한 이유

세계무역기구 없는 세계는 평화적인 경기확장 기회 줄어… 국가 간 무력분쟁 가능성 커지고 더 가난해질 듯

WTO 창설 후 글로벌 생산량 대비 국가 수출량은 1948년 5% 미만에서 오늘날 30% 이상으로 급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계무역기구(WTO)를 대놓고 멸시했다. 트럼프 정부는 취임 후 WTO 상소위원의 임명 또는 재임명을 저지해 무역분쟁에 판정을 내리는 상소기구의 기본적인 기능을 위태롭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TO가 “똑바로 하지” 않으면 탈퇴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러나 WTO는 정확히 어떤 기구이고 왜 중요하며 미국이 탈퇴할 경우 미국인이 신경 써야 할까? 국제무역학자 입장에서 WTO가 상당한 중요성을 갖는다고 본다. 왜 그런지 우선 역사를 돌이켜보자. 25년 전 1994년 4월 15일 WTO를 창설하는 조약이 체결되기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WTO의 역사

제네바에 본부를 둔 WTO는 몇 대에 걸쳐 미국 정부의 주도 아래 원칙 기반의 다자간 무역체제를 구축하고 기반을 다지려는 50년에 걸친 노력의 정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유럽 강국들은 자신들의 제국에 속하지 않은 국가들에 엄격한 무역규제를 적용해 미국 수출업체들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 이는 또한 일본이 ‘대동아공영권’을 구축한다며 전쟁을 일으키고 나치 독일이 ‘거주공간(다시 말해 속국)’을 확보하려 동쪽을 공격하는 촉매제가 됐다.

WTO의 전신인 1948년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은 1930년대 대공황을 악화시킨 통상 붕괴의 재발을 방지하고 시장접근을 전쟁의 명분으로 삼지 못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이 협정은 재화에만 적용됐을 뿐 서비스 교역은 해당하지 않았다. 더 포괄적인 통상조약을 체결하려는 노력은 1990년대 들어 이른바 우루과이 라운드에 이어 결실을 보았다. 이는 궁극적으로 1995년 1월 1일 WTO 창설로 이어졌다.

성공 스토리

그 결과는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글로벌 생산량 대비 국가 수출량은 1948년 5% 미만에서 오늘날 30% 이상으로 급증했다. 그에 따라 나라들이 고도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고 유럽과 일본에 평화와 번영이 정착될 수 있었다. 현재 164개국에 달하는 WTO 회원국은 4가지 핵심 원칙을 따른다. 몇몇 예외적인 경우 외에는 모든 수입품에 똑같은 관세율을 적용하는 무차별 원칙, 장벽 삭감의 균형을 이루고 보복을 허용하는 호혜성 원칙, 투명성 원칙, 합의에 따른 의사결정 등이다.

운용방식

원칙에 따라 판결을 내려 피해국의 위반국 제재를 허용한다. 미국은 이 제도를 가장 자주 성공적으로 이용하는 편이며 덕분에 미국 기업의 수출시장이 열려 있었다.

미국이 탈퇴하면 어떻게 될까

미국이 WTO를 탈퇴할 경우 다른 나라들이 대미 관세를 마음대로 인상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미국은 분쟁해결 메커니즘을 이용할 수 없어 보복만이 유일한 대응책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 소비자의 물가인상과 선택지 감소가 불가피하다. 수입과 완만한 경제성장에 의존하는 기업들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저해한다.

WTO가 해체되면 평화적인 경기확장 기회가 줄어 국가 간 무력분쟁의 확률도 높아진다. WTO는 절대 완벽하지 않다. 합의에 따른 의사결정에 의존하는 탓에 때때로 긴급한 문제의 진전을 저해하며 분쟁해결 과정이 더뎌질 수 있다. 하지만 WTO는 여전히 오늘날 가장 가치 있는 국제기구 중 하나다. 그리고 WTO가 없는 세계는 더 가난하고 다툼이 많아지리라고 본다.

– 스티븐 J. 실비아

※ [필자는 아메리칸대학 국제관계대학원 국제관계학 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