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예술은 우리가 이끈다

꿈틀대는 창조의 욕구가 전통과 맞물려 예술로 승화… 독특한 디자인과 패션 등 국제 무대에서 주목 받아

남성복 브랜드 당 드 맨은 바틱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탄생시켰다. / 사진:DENT DE MAMARC HIBBERT

최근 아프리카에선 새로운 세대의 남성과 여성들이 사업을 시작하고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중요한 논의를 불러일으킨다. 자원이 풍부한 이 대륙에서 가장 풍요로운 자원은 아프리카에 뿌리를 두고 현대적 사고방식을 지닌 젊은이들이다.

아프리카 현대미술은 캔버스의 한계를 뛰어넘어 패턴과 직물, 과거라는 시간과 얽혀 여러 가닥의 복합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그 스토리는 그들이 서술하는 이 감각적인 대륙의 풍경에 반영된다. 남아공의 창작 중심지부터 말리의 번성하는 음악계, 다카르(세네갈의 수도)의 활기찬 패션계, 라고스(나이지리아 최대 도시)의 무수한 미술 갤러리까지, 아프리카 전역에서 일관되고 강력한 변화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감출 수 없는 창조의 욕구로 꿈틀대는 아프리카의 예술은 예술을 위한 예술, 또는 혁명의 연료로서 예술의 철학을 뛰어넘어 되찾은 유산과 스스로 방향을 찾아가는 미래를 위한 예술로 자리 잡고 있다. 아프리카의 장인과 예술가들은 그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도전과 씨름해야 한다. 홍수를 피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집을 짓고, 각 지역에 알맞은 재료를 이용하는 문제 등이다. 말하자면 환상 속에 숨은 현실에 맞서야 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예술에는 전통 공예의 초월적 성격에 더해 형태와 기능에 대한 더 깊은 배려가 녹아들어 있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은 특히 급격한 변화에 직면했다. 넘치는 예술적 에너지나 창조적인 새 세대가 모든 걸 변화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며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 공예는 사회·경제적 발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아프리카의 창조적 사회는 전통적인 인종차별주의와 무관심을 극복할 준비가 돼 있다. 편견과 낡은 고정관념에 맞서 싸우느라 지치기도 했지만 거기서 동기를 찾는 아프리카의 창조적 집단은 전통적인 인종차별주의와 무지를 극복할 수 있다.

그들은 새로 시작할 힘이 있다. 외부 세계의 구조나 식민 세력은 필요 없다. 그들 자신이 구원이다. 이런 정신은 그들의 예술 모든 측면에서 드러난다. 요즘 아프리카에서 주목받는 예술가와 예술 단지를 소개한다.

당 드 맨 (Dent de Man, 코트 디부아르)

복잡한 무늬의 바틱(밀랍 염색) 천은 코트 디부아르 어디를 가도 눈에 띈다. 남성복 브랜드 당 드 맨의 창업자 알렉시스 테모마닌의 어린 시절 기억 속에 각인된 이 복잡한 디자인은 그에게 유토피아적 낙관주의를 심어줬다. 그는 이런 낙관주의와 젊은 시절의 힘든 현실이 충돌하는 팽팽한 긴장감에서 영감을 얻어 전통적인 바틱 문양을 현대적 디자인으로 재탄생시켰다.

잉카 일로리(Yinka Ilori, 영국 런던)
나이지리아의 전통이 반영된 잉카 일로리의 가구. / 사진:AFRICA RISING

나이지리아계 영국인 디자이너 잉카 일로리는 런던 동부의 스튜디오에서 버려진 가구와 오브제 트루베(사람의 손이 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미술품)를 사용해 익살스러우면서도 진지한 작품을 만든다. 영국에서 태어난 그는 런던 메트로폴리탄대학에서 가구와 상품 디자인을 공부했다. 나이지리아의 전통은 일찍부터 그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부모가 들려주는 나이지리아어와 집 안 곳곳을 장식했던 화려한 옷감에 매료됐다. 요즘 그는 이런 요소들을 그의 가구 디자인에 접목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그는 자신이 서구와 아프리카 문화 양쪽 모두의 큰 문제라고 여기는 ‘낭비’에 반대하는 의미로 업사이클링(upcycling)을 실천한다. 재활용품으로 기존 제품보다 품질이나 가치가 더 높은 새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스레드(THREAD) 아티스트 레지던시 앤 컬트럴 센터(세네갈 신티안)
스레드는 예술가들의 문화센터의 역할을 한다. / 사진:GESTALTEN 2016

스레드는 세네갈의 오지 마을 신티안에 새로운 문화적 요소들을 소개하고 활기찬 현지 문화를 육성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건축 디자인은 일본인 건축가 도시코 모리가 맡았다. 예술가들의 거주지 겸 문화센터 역할을 하는 이곳에서 주민들이 함께 어울리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신티안은 아메리칸 프렌즈 오브 르 코르사의 후원으로 병원과 유치원, 농업학교를 세우는 등 빠른 속도로 발전한다. 이곳에서 스레드는 현지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미술과 음악, 공연 같은 문화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개설한다.

서던 길드(Southern Guild, 남아공 케이프타운)
서던 길드는 디자이너들이 국내에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돕는다. / 사진:VEERLE EVENS

남아공은 디자인의 재능이 흘러넘치는 곳이다. 하지만 전시 공간이 부족해 재능 있는 디자이너들이 해외로 빠져나가 미국이나 유럽 같은 곳에서 데뷔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트레빈과 줄리언 맥고완은 2008년 디자인 갤러리 ‘서던 길드’를 설립했다. 남아공에서 한정판 국내 디자인을 전시하는 유일한 갤러리로 디자이너들이 국내에서 이름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디자이너들과 협업할 수 있는 곳이다.

– 벤 발로우 뉴스위크 기자

※ [이 기사는 아프리카의 패션과 디자인,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수필집 ‘아프리카 라이징’(Africa Rising: Fashion, Design and Lifestyle from Africa)에서 발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