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세포와 3D 프린팅으로 이식용 골격 만든다

에피본의 CEO 티나 탠던 “인공 기술과 우리 몸 안의 생물학적 기술 융합하는 과학”

사진:GETTY IMAGES BANK

바이오 스타트업 에피본(EpiBone)은 줄기세포와 3D 프린팅 기술로 살아 있는 이식용 골격을 만든다. 이 회사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티나 탠던은 금속이나 플라스틱 같은 이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환자의 신체가 가진 본연의 힘을 이용해 이식용 골격을 만들고 싶어 한다. 에피본의 기술은 우선 3D 프린팅으로 환자를 위한 ‘퍼즐 조각’을 만든다. 거기에 자신의 줄기세포를 주입해 체내 조건을 모방하는 바이오리액터(bioreactor)에서 배양한다. 그 결과물을 특정 용도에 맞게 분화한 이식용 뼈와 연골로 사용할 수 있다. 탠던 CEO에게서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 들어봤다.

어떤 획기적인 돌파구를 추구하나?

우리 중 75%는 생애 동안 언젠가는 우리가 타고나지 않은 신체 부분을 몸속에 갖고 살아갈 것이다. 치아 임플란트, 심장혈관 스텐트, 페이스메이커(심박조율기) 등이 그 예다. 미국에서만 연간 약 80만 명이 인공관절을 이식하는 관절치환 수술을 받는다. 문제는 그 수술에 사용되는 관절이 우리 몸에 없는 물질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세월이 흐르면 이런 인공관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그래서 우리는 ‘애초에 우리 몸을 형성한 바로 그 세포, 다시 말해 타고난 세포로 우리 몸을 고칠 수 없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이런 이식용 신체 조직을 금속이나 플라스틱이 아닌 자신의 세포로 만들 수 없을까? 그게 우리의 목표가 됐다.

에피본의 CEO 티나 탠던 (오른쪽 사진)은 환자 자신의 세포로 만든 새 관절을 이식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 사진:GETTY IMAGES BANK, COURTESY OF EPIBONE

에피본은 어떤 점에서 다른 바이오 스타트업과 차별화되나?

우리는 3D 프린팅 기술과 살아 있는 세포를 융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업체와 차별화한다. 그 결과물로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조직을 만들어 이식에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우리는 실험실에서 자연적인 환경을 더 잘 모방할수록 줄기세포가 특정 조직을 잘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런 이식용 조직이 필요한 모든 사람이 혜택받을 수 있는 방법은? 기존의 조직치환 수술보다 비용을 더 낮출 수 있는가?

개인 맞춤형이 아닌 의료도 저렴하게 제공할 수 없는 현실에서 어떻게 보편적인 개인 맞춤형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지금은 이식한 조직이 기능을 상실하면 다시 수술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 맞춤형 접근법을 채택하면 그런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전반적인 의료 시스템을 고려할 때 개인 맞춤형이라고 해서 반드시 더 비싸야 한다는 법은 없다. 재수술이 필요하지 않게 조치할 수 있다면 혜택이 아주 크다. 더는 수술이 필요 없어져 첫 수술에 비용이 좀 든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보면 훨씬 저렴해진다.

관절 이식 임상시험이 무균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 사진:COURTESY OF EPIBONE

어떻게 그런 발상을 하게 됐나?

언니 두 명이 색맹이다. 또 오빠는 망막색소변성증이다. 야간 시력 수용체의 감응도가 아주 낮아 세월이 흐르면서 시력을 잃는 질환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어려서부터 생물학에 빠졌다. 우리에게 눈이 있어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모든 기술이 그렇듯이 생물학도 잘못될 수 있다. DNA에서 단 한 가지 변이가 생겨도 우리의 세상 체험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손으로 개발하는 인공적 기술과 우리 몸 안에 있는 생물학적 기술을 융합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성공 가능성은?

내가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은 무엇보다 환자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 덕택에 환자가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고 덜 고통스러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지금 우리의 당면 문제는 인체 임상시험의 완결이다. 연골이 마모됐을 때 자동차처럼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손상된 부품을 교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와는 다른 방법으로 수리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기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뼈의 인공지지체는 실제 뼈만큼 단단해야 한다. / 사진:COURTESY OF EPIBONE

인체 임상시험에서 어떤 성과를 기대하는가?

세포 요법과 비슷하다. 우리에겐 세포가 유효 성분이다. 우리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안전성이다. 안전성이 입증되면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함으로써 우리 제품이 실질적으로 유용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성공한다면 우리가 어떤 미래를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20년 후는 우리 몸을 생태계처럼 다루는 세상이 오기를 기대한다. 생애 전체를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물론 치료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치료를 담당하는 세포가 우리 몸에서 계속 재생될 수 있는 미래를 꿈꾼다. 우리 몸은 분명히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지금은 우리 몸이 제 기능을 완전히 발휘하지 못하지만 머지않아 우리 몸이 가진 재생 능력을 100% 이용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 줄리아나 피냐타로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