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사기 당하지 않으려면

지난해 암호화폐 관련 범죄 피해액 17억 달러… 폰지사기, 자동화 소프트웨어, 암호화폐 공개 사기 등 신구 수법과 기술 총동원

폰지 사기에선 암호화폐 투자자가 새로 들어올 때마다 초기 참가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 사진:DADO RUVIC-REUTERS/YONHAP

암호화폐 투자자 수백만 명이 엄청난 액수의 진짜 돈을 사기당했다. 지난해 암호화폐 관련 범죄 피해액이 17억 달러에 달했다. 범죄자들은 구식 수법과 신기술을 총동원해 표적을 공략한다. 블록체인이라는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거래되는 디지털 화폐를 토대로 하는 사기 수법이다.

블록체인·암호화폐·사이버범죄를 연구하는 동안 일부 암호화폐 사기꾼은 신규 참여자들에게서 돈을 끌어다 초기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배당하는 검증된 폰지사기(Ponzi schemes, 다단계 사기) 수법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밖에 암호화폐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 인기 높은 인터넷 기반의 인스턴트 메신저 시스템인 텔레그램과 상호작용하는 자동화 소프트웨어 등 고도로 자동화하고 정교한 메커니즘을 이용하기도 한다. 암호화폐 투자 계획이 합법적이라도 사기꾼들이 시장에서 시세를 조작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더 기본적인 의문이 생긴다. 애당초 투자자들이 어떻게 아무 의심도 없이 암호화폐 사기에 말려드는 걸까?

일부 암호화폐 사기꾼은 큰 수익을 약속하며 사람들의 탐욕을 자극한다. 예컨대 알려지지 않은 한 기업가 그룹은 비트코인과 라이트코인의 폰지사기인 사기봇 아이센터(iCenter)를 운영한다. 투자전략에 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지만 어쨌든 하루 1.2%의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약속한다.

아이센터 사기수법은 텔레그램의 그룹 채팅을 통해 운영된다. 사기에 가담한 소그룹의 사기꾼들에서 시작된다. 그들은 추천 코드(referral code)를 받아 다른 블로그와 소셜미디어에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그들이 채팅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일단 신참자가 합류하면 기존 멤버들에게서 격려와 기대를 불어넣는 메시지가 쇄도한다. 일부 신참자가 투자하기로 결정하면 비트코인을 예금할 수 있는 개인 비트코인 지갑이 할당된다. 그리고 일정 기간(99일 또는 120일)이 지난 뒤 상당한 수익을 받기로 한다.

그 기간 신참자들은 종종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자신의 추천 코드를 친구·지인들과 공유한다. 그룹 채팅과 투자 사기로 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인다. 실제로 어떤 합법적인 사업에 투자되는 자금은 없다. 대신 새 투자자가 합류하면 그들을 모집한 사람이 신규 자금의 일정 비율을 받는다. 새로 투자자가 들어올 때마다 초기 참가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그런 과정이 계속 반복된다.

몇몇 회원은 거금을 쥐고 있는 자신의 사진과 교육 동영상을 올려 사기에 합류하도록 유인하면서 신규 자금을 유치하려 특히 열심히 활동한다.

일부 사기꾼들은 명백한 사기 수법을 쓴다. 사기 암호화폐 원코인의 개발자들은 자신들의 존재하지 않는 암호화폐를 사람들이 진짜라고 믿게 해 투자자들로부터 38억 달러를 사취했다.

그 밖의 사기수법은 전문용어나 전문지식을 내세워 잠재적인 희생자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 방법을 쓴다. ‘글로벌 트레이딩’ 사기범들은 다양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가격 차를 이용한 이른바 차익거래로 수익을 올린다고 주장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투자자들의 돈만 챙겼다.

글로벌 트레이딩은 텔레그램에서도 봇을 이용했다. 투자자들은 잔액조회 메시지를 보내 계정 잔액에 관한 거짓 정보가 담긴 답장을 받을 수 있다. 때로는 잔액이 시간 당 1%씩 증가하기도 한다. 수익이 그 정도라면 그런 수법을 소셜미디어에서 친구·가족과 공유한다고 사람들을 어떻게 탓할 수 있겠는가?

사기에 일단 시동이 걸리면 적어도 한동안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계속 굴러간다. 한 사람이 암호화폐 투자로 큰 수익을 올려주겠다는 약속에 넘어가 그 말을 친구·친지에게 퍼뜨린다.

때로는 유명인사들이 개입한다. 예컨대 인도의 게인 비트코인과 사기로 알려진 기타 수법의 주모자는 다수의 발리우드 유명 스타들을 설득해 자신의 저서 ‘초보자를 위한 암호화폐’를 홍보하도록 했다. 심지어 ‘암호화폐 권위자’를 자처하며 스스로 스타로 뜨려 애썼다. 그런 노력을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7억6900만~20억 달러의 자금을 뜯어냈다.

자신이 개입됐는지조차 모르는 유명 인사도 있다. 아이센터는 한 블로그 포스트에 배우 드웨인 ‘더 록’ 존슨이 아이센터의 로고가 새겨진 안내판을 들고 그들을 보증하는 듯한 동영상을 올렸다. 유명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배우 크리스토퍼 월켄의 동영상도 아이센터를 친양하는 듯이 보이도록 그럴싸하게 편집됐다.

또 다른 인기 사기수법은 이른바 ‘암호화폐공개(ICO)’다. 잠재적으로 합법적인 투자기회인 ICO는 기본적으로 암호화폐 스타트업이 미래 이용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다. 고객들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통용되는 암호화폐를 내주는 대가로 새 암호화폐의 할인 혜택을 약속받는다.

많은 ICO가 훗날 사기로 드러났다. 기획자들이 가짜 사무실을 임대하고 그럴듯해 보이는 마케팅 자료를 제작하며 교활한 음모를 꾸민다. 2017년 암호화폐에 관한 수많은 과대포장과 언론보도로 암호화폐공개(ICO) 사기가 크게 물결쳤다. 지난해 약 1000건의 ICO 노력이 실패로 끝나면서 투자자들이 최소 1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보았다. 이들 프로젝트 중 다수는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없었다. 다른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를 모방하거나 심지어 입증하는 서류를 표절한 비율이 15%를 웃돌았다.

신기술 분야에서 수익을 올리려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판매하는 사람들에게도 생소한 복잡한 시스템이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초보자든 비교적 전문가든 모두 사기 피해를 봤다.

현재의 암호화폐 시장 같은 환경에서 잠재적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하는 상품을 아주 철저히 조사하고 어떤 사람이 관여하는지뿐 아니라 수익을 올리는 실제적인 계획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 니르 크셰트리

※ [필자는 노스캐롤라이나대학(그린즈버러) 경영학 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