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장기 노출되면 암으로 사망할 확률 20% 증가

독성을 띤 입자가 너무 작아 혈류에 쉽게 침투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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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그에 덮힌 멕시코시티의 마천루. 미세먼지에 심하게 노출되면 DNA 손상을 치유하는 신체의 능력에 결함이 생긴다.

대기오염은 단지 폐암의 위험만 높이는 게 아니다. 홍콩에 거주하는 노인 수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대기 중의 미세먼지에 장기 노출되면 어떤 암으로든 사망할 위험이 22%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줬다.

미세먼지는 고체나 액체 입자로 크기가 너무 작아 폐나 혈류에 쉽게 침투할 수 있다. 탄화수소·질산염·황산염·중금속 등을 포함하며 교통수단이나 발전용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도시에서 흔히 많이 나타나 시민에게 큰 피해를 준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검댕이나 먼지, 연기 같은 일부 입자 오염물질은 크고 색이 짙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의 경우 아무리 커도 머리카락 하나의 지름보다 30배나 작다.

지난 4월 29일 학술지 암역학·생체표지·예방에 발표된 논문에서 연구팀은 1998∼2001년 65세 이상 6만6280명을 모집해 2011년까지 추적했다. 같은 기간 연구팀은 홍콩의 5곳에서 직경 2.5㎛ 미만의 미세먼지 농도를 시간별로 측정했다.

연구팀은 그 측정치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제공한 위성 데이터와 연결해 1㎢ 당 미세먼지 양을 계산했다. 그 다음 주거지가 평균 해수면에서 얼마나 높은지 감안한 모델을 사용해 미세먼지 농도를 추정했다. 홍콩의 아파트는 3층에서 70층 이상까지 높이가 다양하다. 각 아파트의 높이를 모델에 적용함으로써 연구팀은 대상자의 위치를 디지털로 파악한 후 각 주소지에서 미세먼지 오염 노출 정도를 더 정확히 측정할 수 있었다.

홍콩의 사망 기록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10㎍/㎥ 늘어날 때마다 종류를 불문한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평균 22%씩 증가했다. 암 종류에 따라 위험도가 달랐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가 10㎍/㎥ 늘어나면 상부 소화기관암으로 사망할 위험은 42%, 부속 소화기관암(간암·쓸개암·담관암·췌장암)으로 사망할 위험은 35%가 증가했다.

성별에 따라서도 위험도가 달랐다. 여성은 미세먼지가 10㎍/㎥ 늘어나면 유방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80%, 남성의 경우는 폐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36% 증가했다.

논문 저자인 영국 버밍엄대학 응용건강연구소의 닐 토머스 박사는 일부 연구 결과는 예상한대로라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는 폐와 호흡기관 외의 기관에 걸리는 암도 대기오염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다.

토머스 박사는 “폐암은 다른 연구에서 연관성이 입증됐고 미세먼지가 직접 닿는 상부 소화기관에 생기는 암과의 연관성은 예상한 대로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직경 1㎛ 미만인 초미세먼지는 혈류에 들어갈 수 있어 다른 기관에서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유방 조직은 모유 생산을 위한 미세혈관계가 잘 발달돼 이런 미세 입자가 들어가 암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미세먼지에 심하게 노출되면 DNA 손상을 치유하는 신체의 능력에 결함이 생기고 면역반응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신생혈관 성장을 부추기는 염증을 일으켜 종양이 널리 퍼지게 만든다. 소화기관 암의 경우 중금속 오염이 장내세균에 변화를 일으켜 암 확산을 도울 수 있다.

암으로 인한 사망률의 증가가 다른 오염물질보다 미세먼지 탓이 더 크다는 사실을 입증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토머스 박사는 이 연구 결과가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분명히 시사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 중의 미세먼지가 건강에 매우 해롭다는 사실을 우리 연구가 보여준다. 따라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그는 흡연의 경우 당사자와 주변 사람들에게만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기오염엔 모두가 노출된다. 따라서 대기오염의 개인적인 위험은 흡연보다 훨씬 작지만 영향을 미치는 폭이 매우 넓어 유의해야 한다.”

– 크리스티나 프로코피우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