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고유한 학습 스타일을 타고 난다고?

그런 잘못된 통념을 믿는 사람이 90% 이상으로 나타나… 비효과적인 학습 도구에 매달려 시간과 돈 낭비하기 쉬워

과학자들은 ‘학습 스타일’에 관한 잘못된 믿음이 아이에게서 배움의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정보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때 더 효과적으로 받아들이는 아이가 있고, 음성으로 들려줄 때나 활동으로 참여할 때 더 쉽게 이해하는 아이가 따로 있다는 통념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에 따르면 그 통념은 허구이며 오히려 아이들에게서 배움의 기회를 박탈하고 부모의 돈을 낭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시간대학 연구팀은 흔히 말하는 ‘학습 스타일’에 관한 허구적인 믿음이 어느 정도로 널리 퍼져 있는지 조사했다. 학술지 교육심리학 저널에 발표된 이 논문의 저자들은 ‘심리적 본질주의’로 알려진 개념에 의문을 가졌다. 어떤 대상을 특정 범주에 귀속시키는 것은 유전자에 근거한 생물학적 ‘진실’에 의해 결정된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여자아이는 핑크색을 좋아하며, 핏불테리어는 사납고, 시각적으로 학습하는 사람은 정보가 시각적인 방식으로 제시될 때 그 정보를 더 잘 습득한다는 믿음이다.

이 가설은 수십 년 동안 유지돼 왔지만 학습 경험을 자신의 타고난 학습 스타일에 맞추면 정보 습득에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증거는 없다고 연구팀은 결론지었다.

그들의 연구는 시각적·청각적·운동감각적 학습 스타일을 대하는 태도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미국 성인 668명을 모집해 약 1달러씩 주고 학습 스타일에 관한 자신의 믿음을 묻는 설문에 답하도록 했다. 참가자의 직업, 학력, 성별 등의 정보도 포함됐다. 또 참가자들은 ‘사람은 특정 학습 스타일을 선호하는 성향을 갖고 태어난다’는 가설에 동의 여부도 밝혔다.

참가자의 90% 이상은 자신에게 맞는 학습 스타일이 있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또 약 절반은 자신도 특정 학습 스타일을 갖고 태어났으며, 그런 스타일은 쉽게 구별될 수 있고, 부모로부터 물려 받으며, 어린 아이가 앞으로 커서 무슨 일을 할지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었다.

이 논문의 공동저자인 셰이린 낸스키벨 미시간대학 객원교수는 뉴스위크에 “그런 선입관 때문에 부모와 교육자가 비효과적인 학습 도구에 매달려 돈과 시간을 낭비할지 모른다는 점이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우리는 교실과 가정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최선의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학습 스타일에 관한 허구적인 믿음과 상업적인 제품이 만연한다는 것은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 프로그램이나 전략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기 쉽다는 뜻이다.”

또 낸스키벨 교수는 “한가지 중점 사안은 심리적 본질주의를 믿는 사람들이 자신의 믿음을 바꾸는 데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학습 스타일에 관한 본질주의 믿음이 강할수록 반대 증거를 잘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나의 가장 큰 우려는 적응하기 어려운 학습 전략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시간이 낭비된다는 점이다.”

네덜란드 오픈 유니버시티의 교육심리학 명예교수 폴 A. 커슈너 박사는 2016년 컴퓨터와 교육 저널에 ‘학습 스타일이라는 허구적인 믿음의 전파를 중단하라’는 글을 기고했다. 그는 이번 연구의 한계에 관한 논평을 부탁하자 이렇게 말했다. “이 연구는 믿음의 원천을 확인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또 철학적으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학습 스타일에 집착하면 아이를 특정한 일은 할 수 없는 집단으로 분류함으로써 학습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부모가 자녀의 비효율적인 학습 습관을 두고 교사와 학교를 탓할 좋은 구실이 되기도 한다. 또 학교와 교사가 학습 자료를 만드는 사람들을 탓할 수 있는 구실도 된다.”

– 캐슈미라 갠더 뉴스위크 기자